예산 확실히 세우고, 가격 저렴한 곳에서 집 사
친구나 지인 중 일부는 이미 자기 집을 소유했는데 다른 일부는 아직도 부모 집에 얹혀서 사는 경우가 있다. 아주 관대한 신탁 펀드나 상속받은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 이들은 어떻게 집값을 감당했을까? 어쩌면 이 글을 읽고 있는 누군가는 아직까지는 집을 갖는 것에 관심이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어떤 것들을 희생하지 않고서는 홈 오너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알게 된다면 언제나 그랬듯이 또 다시 놀라게 될지 모르겠다. 올해 1분기 국책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이 실행한 대출의 46%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의 몫이었고 미 전국부동산협회(NAR)에 따르면 이들 중 대부분은 밀레니얼 세대(22~37세)였다. 이와 관련해 부모와 동거하거나 렌트로 살다가 본인의 집을 갖게 된 밀레니얼 홈오너의 5가지 공통점은 다음과 같다.
■가족, 친지와 살면서 저축을 했다
학교를 졸업한 사회생활 초년생이 생활비를 직접 충당하면서 다운페이까지 저축하기는 말처럼 쉽지 않다. 학자금 대출을 갚고, 자동차 페이먼트를 하고, 건강보험료 등 다른 비용들을 제하고 나면 저축은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다.
특히 렌트비가 비싸지면서 집을 사는 것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어바인에 본사를 둔 부동산 정보전문 업체 ‘코어로직’의 프랭크 노태프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전국적으로 렌트비가 오르고 있는데 특히 저가형 아파트의 오름새가 크다”며 “보통 젊은 세대들은 값비싼 아파트나 싱글 홈을 렌트하지 않기 때문에 이들의 부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보통 아파트의 렌트비는 1년새 4% 가량 올랐고 6월말 기준으로 전국 평균 렌트비는 1,405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싱글족인 경우, 월급에서 렌트비를 내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살아야 한다. 따라서 가족이나 친지와 살면서 렌트비를 아낀 경우는 아닌 경우보다 저축을 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큰 셈이다. 홀로 살면서 자유를 누릴지, 함께 살면서 실익을 챙길지는 선택의 문제로 남게 된다.
■학자금 대출에 파묻혀 살지 않았다
학자금 대출 부담은 무자비하고 무차별적이다. 미국 전체 대출 잔액이 1조5,000억달러에 달하고 개인당 평균은 3만달러 수준이다. 만약 3만달러의 빚을 지고 사회로 나왔다면 현재 5% 수준인 금리를 감안해 이를 10년간 갚는다고 치면 월 페이먼트는 318달러다.
학교를 정하는 진로 선택의 시기에 장래에 어떤 직업을 갖고 어떤 재정적인 목표를 달성할지 생각해 봐야 한다. 만약 커뮤니티 칼리지 정도로도 충분히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면 쓸데없이 값비싼 대학 학비를 낭비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몬태나의 ‘몬티스 웰스 스트래티지스’ 소속인 마이크 몬티스 재정상담가는 “우리는 어릴 적부터 대학에 가야 더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다고 배우지만 이는 모든 경우에 맞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엇보다 졸업했을 때 과도한 부채가 없어야 또래보다 부자가 될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우선 대학 학위가 필요한 직업을 가질 것인지를 결정하고 학위가 필요하다면 우선 학비가 저렴한 커뮤니티 칼리지를 가고 대학으로 편입하는 전략도 취할 필요가 있다. 이미 학자금 대출금이 있다면 다른 지출을 줄여 최대한 빨리 상환해 버려야 한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 혜택을 누렸다
주택 구입의 최대 장애물은 무엇보다 다운페이 마련이다.
그 장애물을 더욱 키우는 것은 많은 젊은 홈 오너들이 집값의 20%까지는 집을 사기 전에 모아둬야 한다고 생각하는 점이라고 NAR의 제시카 로츠 디렉터는 지적했다.
그러나 최근 ‘네이버웍스 아메리카’가 1,000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사람들이 꼽은 다운페이 수준은 20%에 조금 못 미치는 집값의 11~20% 사이였다.
특이점은 젊은층과 히스패닉, 흑인 등은 20% 이상의 다운페이가 필요하다고 여기고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점은 연방정부와 주정부 차원에서 생애 첫 주택 구입자를 위해 다운페이가 적거나 아예 없는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혜택을 보는 밀레니얼들이 집을 빨리 구입할 수 있는 이유는 다운페이를 모으고, 크레딧 점수를 높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모기지은행연합(MBA)의 조엘 칸 이코노미스트는 “연방주택국(FHA)이 지원하는 프로그램 수혜자를 보면 80%는 첫 주택 구입자인 것을 알 수 있다”며 “렌더들이 크레딧 점수도 높게 적용하지 않는데 정부 지원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FHA의 프로그램은 적은 다운페이에 낮은 크레딧 점수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피코(FICO) 점수 580점에 다운페이는 집값의 3.5%만 하면 받을 수 있다. 본인이 거주하는 주나 시에 어떤 지원 프로그램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우선인데 만약 최근 3년간 집을 소유한 적이 없다면 대부분의 ‘퍼스트-타임 홈바이어 프로그램’을 신청할 수 있다.
■예산을 철저히 지켰다
상당히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이 아니거나 또는 집값이 저렴한 지역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면 젊은 홈 오너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일정 부분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 여기에는 당연히 외식을 줄이고 값비싼 피트니스 멤버십을 포기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연방 노동부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는 연평균 3,000달러를 외식을 하는데 쓰는데 이를 달리 해석해 만약 2년간 외식을 하지 않고 그 돈을 저축하면 20만달러짜리 집을 사는데 필요한 3%의 다운페이에 해당되는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저축이 집을 장만하는데 중요한 단계이긴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높은 이자율을 주고 있는 부채를 줄이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몬티스 재정상담가는 “월급을 올리는 것은 불확실하지만 연이자율 24%인 카드 빚은 확실한 위협”이라며 “부채를 줄이는 것과 삶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계속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비싸지 않은 곳에서 집을 샀다
LA를 비롯해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등 대도시는 개인 커리어를 발전시키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도시지만 집값과 관련해서는 전국적으로 가장 감당하기 힘든 높은 수준으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젊은 밀레니얼 세대가 주변의 작은 도시들로 이주하는 것이다.
실제로 NAR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올해 주택을 구매한 37세 미만의 젊은 홈 오너들 가운데 21%는 작은 타운에 있는 집을 샀는데 이런 비율은 지난해와 비교해 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더 많은 젊은이들이 교외 지역으로 진출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NAR의 로츠 디렉터는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좋은 직장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가장 중요하지만 만약 자녀가 있다면 학교와 학군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며 “이런 이유 때문에 젊은 세대의 작은 타운 인구 유입이 늘고 있는 것이고 이런 비싸지 않은 곳에서 집을 구입하는 것이 더 용이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젊은 홈 오너들이 주는 교훈은 요즘처럼 매물이 부족하고 가격도 비싼 시장에서도 내 집 장만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문제는 집을 갖기 위해 살아가는데 있어서 어떤 부분들을 희생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류정일 기자>
내집마련의 꿈을 이룬 밀레니얼 세대들은 저축을 게을리하지 않고 학자금 빚에 묻혀 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