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의원 한인동포 간담회
국적이탈 놓친 2세들 구제안
한국 정부와 정치권이 미주 한인사회에서 지속적으로 문제점을 제기했던 선천적 복수국적 한인 자녀들의 연방 공직 진출 장애 등 한국 국적법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개별적 심사를 통한 구제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2일 LA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이종걸(사진) 의원은 LA 한인회관에서 기자 간담회를 갖고 18세가 되는해 3월말까지인 국적이탈 기한을 놓친 선천적 복수국적 자녀들 가운데 한국을 방문하지 않거나 한국정부가 제공하는 혜택을 받지 않을 경우 병역의무가 해소되는 37세 이전까지 개별적으로 사안을 심사해 국적포기를 승인하는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5년 LA 한인회를 중심으로 미주지역 한인회장들이 건의한 선천적 복수국적 개정안은 일정기한까지 국적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자동적으로 한국국적이 소멸되는 국적유보제를 주장했지만, 한국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한국내 국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단계적으로 국적유보제 도입을 검토할 것을 약속했다.
이종걸 의원은 “현행 국적법 자체가 이해당사자들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점도 많지만 일단 해외인재를 확보하고 재외국민들이 한국 헌법으로 인한 기본권 침해를 막기 위해 단계적으로 구제안을 적용할 방침”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국적유보제를 시행해 본인의 의도와 다르게 국적이 선택돼 피해를 보는 일을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이번 단계적 구제안은 LA 한인회를 중심으로 미주지역한인회장단의 건의안을 접수한 뒤 법무부와 법률전문가, 정치권이 공청회를 거쳐 도달한 내용으로, 늦어도 다음회기까지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국적이탈 기한을 넘겨 사관학교나 주요 공직 진출에 불이익을 당한 한인 자녀들이 한국 법무부 국적심사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할 경우 개별적으로 케이스를 검토한 뒤 국적포기를 승인하게 된다. 단, 한국방문 기록이 지나치게 많거나 의료보험 등 한국에서 복지혜택을 수혜 받은 기록이 발견된 경우는 국적포기가 불허된다.
이 의원은 “예를 들어 한국을 방문한 기간내 의료혜택을 받은 기록이 있다면 국적이탈 기한이 지난 국적포기 신청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며 “선의의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방안이기 때문에 전문가들로 구성된 국적심사위원회가 케이스를 개별적으로 심사해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개별사안으로 심사되는 국적포기 신청사안의 경우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이 진행될 경우 잡음과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가장 좋은 것은 18세가 되는 해 3월말 안에 국적을 이탈하는 것이겠지만 한국 방문 기록도 없는 미주 한인들이 모호한 국적법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며 “심사위원회에서 케이스가 기각될 경우 행정소송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철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