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이유 설명하고 긍정적인 면 부각
사진첩 등 함께 만들며 추억 되새겨 보고
전학 후 최소 한달 반은 인내하며 관찰
가을은 낭만의 계절이면서 이사의 계절이기도 하다. 정든 집을 떠나 생활의 터전을 옮기는 것은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일, 하물며 정들었던 죽마지우와 선생님과 이별해야 하고 새로운 학교에 적응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정신적으로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부모들이 할 수 있는 어린 자녀들 이사 스트레스 줄이는 요령을 알아본다.
▲충분한 시간 두고 알려주기
이사를 결정한 후에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 좋다. 왜 이사를 가야 하는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주고 아이가 묻는 모든 질문에도 솔직하게 대답해준다.
전문가들은 이런 과정이 아이들이 이사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나름의 적응을 준비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조언하고 있다.
어느 정도의 기간을 앞두고 말하는 것이 좋은가는 아이의 연령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라면 최소한 한 달 전에는 알려준다.
▲정든 집의 추억을 만들어주라
오랜 기간 정든 집을 떠난다는 것은 아이에게도 많은 미련이 남게 마련이다. 이런 점에서 옛집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사진첩을 함께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다.
아이에게 직접 아이의 방과 마당, 동네 풍경, 좋아하는 이웃을 사진에 담게 하고 직접 사진첩에 넣을 사진을 고르도록 한다. 이때 사진마다 짤막한 추억의 코멘트 하나씩을 기록하면 더 좋다.
사진첩과 함께 감성 돋는 추억 상자까지 도전해도 좋다.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오래된 열쇠나 보관해둔 문고리, 작은 장식품 등을 모아 박스에 넣고 추억 상자라 이름 붙여 보자.
아이는 사진첩과 추억상자를 만들면서 마음을 정리하게 되며 사진첩과 추억상자는 언제든 추억을 되새기는 훌륭한 아이템이 된다.
차로 이동할 만한 거리라면 이사 를 가기 전에 새 집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새로운 동네의 놀이터나 도서관, 아이스크림 가게도 찾아보면 아이들의 궁금증과 걱정을 덜어주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왕이면 긍정적으로
부모가 이사 가는 것에 대해 힘들어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아이들도 비슷한 감정을 겪게 될 것이다.
모든 이사가 더 넓고 좋은 집으로 가는 것은 아니겠지만 자녀와 함께 이사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가급적 긍정적인 면에 포인트를 맞추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새로 이사 가는 도시는 기후가 따뜻하다”거나 “전학 할 학교에는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해주는 식이다.
또 이사를 가더라도 정이 든 집 안의 모든 가구나 소품, 특히 아이의 방에 있는 것들도 함께 갈 것이라는 것을 설명해도 좋다.
이사 과정에서도 아이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도 괜찮다. 자신의 짐을 싸는 것을 돕게 하고 새 집의 아이 방의 컬러를 물어보는 식이다.
▲새로운 친구를 만들어주라
아이들이 이사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는 것일 게다. 또래 아이들에게 친구와 우정은 삶에 있어 최우선 순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사가 고독감이나 고립감을 느끼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아이들에게 이사를 갔다고 해서 예전의 절친들과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요즘처럼 소셜네트웍 서비스(SNS)가 발달한 시대에는 오랜 친구들과 계속 연락을 할 수 있다.
몇 년 전 LA에서 워싱턴 DC로 이사한 한 부모는 “8학년이었던 딸이 페이스북을 통해 친구들과 계속 연락을 할 수 있어 새로운 도시에서 외로움을 덜 느낀 것 같다”며 “페이스북 같은 SNS는 낯설고 새로운 곳에서도 여전히 친구를 갖게 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친구를 사귈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역할도 중요하다.
아이들을 다양한 과외 활동에 등록시키는 것은 비슷한 취향의 친구를 만들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다. 같은 학년 친구를 만들어 준 후 등하교를 함께 하는 것도 낯선 환경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요인이다.
▲아이 감정 존중하고 인내하라
부모가 무엇보다 인식해야 할 점은 이사로 인해 허탈해 할 아이의 감정을 존중하라는 것이다.
특히 아이가 새 학교에서 적응하는데는 최소 5~6주가 걸린다는 사실도 감안해야 한다. 이 기간 부모들이 인내심을 갖고 아이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전학하게 된 학교와의 긴밀한 관계 구축도 필요하다. 가급적 자녀가 학교에 출석하기 전에 교사 및 카운슬러 등과 만나 상황을 전달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
교사가 아이가 이사와 전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여러 모양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이해광 기자>
어린 자녀에게 정든 집과 학교를 떠나 이사를 가는 것은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모가 아이들이 잘 적응할 수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Luke Sharrett/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