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소 운동으론 골밀도 개선 어려워
당뇨·심장질환은 물론 우울증 개선 도움
일주일에 2회 30분씩 하면 뼈 튼튼해져
대개 운동을 시작하겠다는 마음을 먹으면 걷는 운동을 먼저 시작하게 된다. 빨리 걷는 운동 같은 유산소 운동은 산소 공급을 통해 인체 내 지방과 탄수화물을 에너지로 사용하는 전신운동이다. 전문가들은 유산소 운동과 함께 근력운동을 꼭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유산소 운동만으로는 근육을 키우기 힘들기 때문이다.
근력운동은 무산소 운동으로 근육에 일정한 스트레스를 줘서 근육의 힘(근력)을 기르는 운동이다. 건강정보 온라인매체 ‘에브리데이 헬스닷컴’(everydayhealth.com), 메이요 클리닉, 건강 잡지 ‘헬스’(Health)에 실린 내용들을 종합해 근력 운동의 중요성을 살펴봤다.
#근력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는
■뼈 건강을 지키며 근육량을 늘린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런 노화 과정으로 근육량과 힘이 감소한다. 나이가 들수록 근력운동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하버드 의과대학에 따르면 30세 이후부터는 10년마다 근육의 3~5%씩 감소하기 시작한다. 근육량이 감소하는 것은 낙상과 골절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미국에서 뼈 밀도가 감소하는 골다공증으로 진단된 여성은 8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데, 대부분은 폐경기 여성이며, 남성 골다공증 환자도 200만명으로 추정된다.
미국 골대사학회(American Society for Bone and Mineral Research, ASBMR)의 2015년 연구보고에 따르면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낙상으로 인해 엉덩이 뼈 골절, 쇄골뼈 골절, 다리 골절, 팔 또는 손목 골절 위험이 2.3배 높다.
근력운동은 나이가 들면서 감소할 수 있는 근육량을 늘리는데 필수적이다.
ASBMR가 발간하는 학회 저널(Journal of Bone and Mineral Research)에 지난 2017년 10월 보고된 연구에서도 30분씩 일주일에 2회 고강도 근력 운동을 하면 골밀도가 낮은 폐경기 후 여성의 근육 기능, 골밀도 및 구조를 개선하며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중 조절에 도움
걷기, 뛰기, 자전거 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들 역시 에너지를 태워 체지방을 줄이고 체중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 역시 체중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근력운동은 기초대사량을 늘리며 운동을 하지 않고 쉬고 있을 때 에너지가 소모되는 안정시 대사율(resting metabolism rate) 증가를 촉진한다.
2017년 11월 ‘비만’(Obesity) 저널에 보고된 연구에서는 성인 249명을 대상으로 운동을 하지 않고 다이어트 하는 그룹, 유산소 운동만 하는 그룹, 일주일에 4회 근력운동을 하는 그룹으로 나눠 비교했더니 1년 6개월 후 근력 운동 그룹이 평균 18파운드로 가장 체중을 많이 줄였다. 운동하지 않았던 그룹은 평균 10파운드, 유산소 운동 그룹은 평균 16파운드로 각각 나타났다.
2014년 같은 저널에 실린 하버드 대학 연구팀이 1만5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12년간 추적조사한 연구에서도 근력운동은 유산소 운동보다 복부 지방 증가를 막는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몸에 근육이 증가하면 인체는 칼로리를 좀더 쉽게 소모하게 된다.
■당뇨병 등 만성질환 조절
당뇨병 환자는 유산소 운동 뿐 아니라 근력 운동에도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근육을 탄탄하게 키우면 근육의 글리코겐 농도를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근력으로 인해 포도당 이용률이 감소하는데, 결국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게 된다. 근육을 키우면 혈액의 포도당을 근육에 잡아두고 이용하는 것이 증가한다. 포도당이 에너지로 전환되며, 인슐린이 덜 필요하고, 결국 혈당이 안정된다. 제 2형 당뇨병 때문에 혈당이 높았던 사람은 혈당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메이요 클리닉 연구에서는 과체중 여성이 일주일에 최소 2회 근력운동을 하게 했더니, 심장 건강을 위협하는 특정 염증 인자가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그밖에도 관절 통증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보고된 바 있으며, 허리통증 감소에도 도움 된다.
■기분 장애 개선 및 수면에 도움
우울증, 불안증에도 근력 운동이 추천된다. 신경을 안정화 시키며, 수면 장애 개선에도 좋다.
2004년 정신의학회 저널에 실린 보고에 따르면 근력운동은 엔돌핀 수치를 증가시켜 우울증 개선 및 삶에 활력을 북돋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엔돌핀은 행복 호르몬으로 모르핀, 아편 같은 진통효과를 가져온다.
수면의 질 개선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도 보고된 바 있다. ‘운동 생리학 온라인 저널’(Journal of Exercise Physiology Online)에 실린 소규모 임상 연구에서는 적당한 강도의 근력 운동을 했던 노인들이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앉아만 있는 생활을 하는 노인들보다 수면의 질이 개선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유연성 및 균형 감각을 높인다
근력 운동은 관절 유연성, 균형 감각, 신체 조정력 등을 높인다. 또 자세를 바르게 하는 데에도 도움 된다.
나이가 들수록 낙상 골절 위험은 증가하는데, 근력운동은 낙상 위험을 40%나 줄여준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뇌 건강에 도움
여러 연구들에 따르면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은 노인의 사고력과 기억력 및 학습능력 향상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력 운동이 경도 인지 장애(MCI)가 있는 노인의 기억력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 된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2016년 호주 연구에서는 MCI가 있는 100명의 남녀 노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주 동안 2차례 근력운동을 한 그룹은 미용체조와 스트레칭을 했던 그룹보다 인지 능력 테스트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초보자는 어떻게 근력 운동을 시작해야 할까?
근력 운동은 아령을 이용하거나, 짐(gym)에 가서 다양한 기구들을 활용하는 방법, 유튜브 영상을 따라 하기 등으로 시작해볼 수 있다. 헬스 트레이너에게 정확한 동작을 배우는 것도 효과적이다.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가볍게 윗몸 일으키기, 팔굽혀 펴기, 벽에 기대서 하는 스쿼트 동작 등을 통해 복부 근육, 허리, 골반 근육 등을 강화시킬 수 있다.
-준비운동을 꼭 한다=근육을 풀어주지 않고 바로 시작하면 부상 위험이 있을 수 있다. 가볍게 제자리 걷기나 다른 에어로빅 동작을 5~10분 정도 하고 나서 근력 운동을 시작한다.
-반복을 꾸준히 한다=미국 스포츠 의학회에서는 처음 시작할 때 8~10가지 근력운동법을 하면서 한 운동법을 8~12회 반복하고 점차 10~15회로 늘릴 것을 권하고 있다. 아령의 무게도 처음에는 가벼운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무리하지 않는다=근육에 과부하가 가기 때문에 충분히 하루 정도 쉬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또한 근력운동 때문에 통증이 있으면 쉬었다가 저강도로 다시 시작한다.
-정리 운동을 한다=정리 운동도 준비운동처럼 5~10분 정도 가볍게 걷거나 스트레칭을 해준다.
<정이온 객원기자>
복부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 모습.
나이가 들수록 근력 운동이 중요하다. 허리근육 강화 운동을 하는 노인들. <서울아산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