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부에노스 아이레스·밀라노·시카고 등
맛집, 문화, 예술, 공연 등 각종 볼거리 풍성
고급 여행이라고 하면 1등석 항공권, 집사가 딸린 호텔, 미슐렝 3스타 레스토랑, 운전사가 모는 자동차와 개인 가이드를 상상할 수 있다. 물론 다른 개념으로 고급 여행을 정의하는 이들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반드시 많은 돈을 들여야 고급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뉴욕타임스(NYT)가 저렴한 여행 경비로 럭셔리 여행의 묘미를 맛 볼 수 있는 전세계 10개 도시와 여행 노하우를 공개했다.
■바르셀로나
이곳은 최근 수년간 여행 물가가 상당히 내렸다. 택시는 비싸지 않게 어디서든 탈 수 있고, 메트로는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운행되며, 보행자 친화적이다.
호텔은 매년 4~10월이 비싸고, 11~3월은 최소한 25% 이상 저렴한데 이런 비수기에 호텔들은 각종 패키지를 제공한다. 숙소는 북적이는 여행지 보다는 한적한 주거지가 나아 ‘프리메로 프리메라 호텔’ 등이 추천된다.
주민들은 점심을 거하게 먹는데 여행객에게는 좋은 찬스다. 스타터, 메인 요리, 디저트와 와인 그리고 커피까지 20유로(약 23달러)면 충분하다. 디너는 미슐렝 별점을 받은 ‘캘리스’에서 3가지 코스와 와인을 42유로(49달러)에 서빙한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물가가 비싸지 않은 도시로 큰 부담 없이 럭셔리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성수기는 남반구인 이곳이 여름인 매년 11~3월이고 5~9월은 호텔이 15% 이상 저렴해진다. 고급 호텔인 ‘팔라치오 두하우 팍 하얏트’는 이때 2박하면 1박 무료 등의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대표적인 즐길거리는 소극장 공연이 있는데 티켓은 10달러 미만이고, 비싼 탱고 쇼 대신 밀롱가(milonga)로 불리는 탱코 홀을 가면 137~219아르헨티나 페소(약 5~8달러)에 구경할 수 있다. 외식비도 합리적인 수준으로 와인을 곁들인 양질의 스테이크 디너가 25달러 미만이다. 택시가 넘쳐나고 안전하게 걸어다니면서 건축물과 거리 등 도시를 즐길 수 있다.
■시카고
고급 호텔들은 매년 1분기에 이용하면 유리하다. 올해의 경우, ‘페닌슐라 시카고’는 2박 예약시 1박 무료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1박 요금은 399달러로 다른 때보다 절반 이상 저렴했다.
1인분의 양이 많아 나눠 먹을 수 있는 장점으로 외식비도 줄일 수 있는데 ‘루 말나티’의 딥 디쉬 피자, ‘스몰 셰벌’의 버거, ‘퍼블리칸 앵커’의 창조적인 요리 등이 추천된다.
■홍콩
전세계에서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홍콩의 호텔들은 연중 내내 비싸지만 가장 덥고 습한 6~8월은 예외다. 특히 글로벌 호텔 체인들이 자회사로 만든 소규모 체인으로 ‘더 포팅어’, ‘이스트 HK’의 평이 좋다.
광둥요리는 완 차이에 위치한 ‘세븐스 선’이 가격 대비 만족스럽고, 저녁은 각종 누들과 커리 볼이 제격이다. 홍콩은 맞춤복이 유명한 도시로 48시간 이내에 완성된다. 셔츠는 40달러, 수트는 500달러 수준으로 ‘잔첸 테일러’ 등이 유명하다.
■런던
달러와 파운드화의 환율 격차로 런던은 최근 미국인들에게 매력적인 여행지로 떠올랐다. 호텔은 5~7월이 비싸고 9월초부터 이듬해 2월말까지 소폭 떨어진다. 만약 추운 날씨가 괜찮다면 1월이 가장 싸고 외식 등 다른 여행 물가도 이때가 유리하다.
영국 전통의 애프터눈 티는 점심이나 저녁 비용을 아낄 수 있는 옵션이 될 수 있다.
■멕시코 시티
페소화가 달러화에 비해 약세를 보이면서 멕시코 시티도 여행하기 좋은 타이밍이다. 미식가에게는 희소식인데 전통 멕시칸 요리인 ‘리모스네로스’ 디너가 466페소(25달러)면 충분하고 고급 옥사칸 요리가 서빙되는 ‘로스 단잔테스’도 비슷한 가격이면 맛 볼 수 있다. 와인이 포함된 2~3개의 타코는 5~10달러다.
최고의 샤핑 장소는 시장인데 토요일 샌 앤젤스 인근에는 시장이 들어서 세라믹, 보석류, 그림, 수공예 제품들이 저렴하게 판매된다. 교통편은 미국에서처럼 똑같이 우버를 이용할 수 있다.
■밀라노
5성급 호텔, 디자이너 스토어, 유명 식당은 비쌀 수 있다. 다만 11~12월 호텔은 30% 정도 저렴해진다. 밀라노는 특히 미슐렝 별점을 받은 식당이 많은데 가격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맛보고 싶다면 디너보다는 런치가 권장된다. 예컨대 미슐렝 2스타를 받은 ‘세타’ 레스토랑은 전채와 3코스 런치, 후식을 포함해 70유로(82달러)로 비슷한 디너 150유로보다 저렴하다.
■뭄바이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는 기본적인 노하우 몇가지만 기억하면 저렴하면서 럭셔리하게 즐길 수 있다. 5~6월이 덥고 습하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방문하기 가장 좋은 때는 4~9월이다. 이때 호텔들은 3박 이상을 하면 10~15% 할인해준다.
5성급 호텔은 고급 식당들이 있지만 제값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단독 레스토랑이 낫다는 평가다. 현대식 인도 요리를 앞세우는 ‘봄베이 캔틴’이나 ‘타임 아웃 뭄바이’ 등이 요즘 핫 플레이스로 꼽힌다.
■뉴욕
뉴욕의 호텔은 많은 출장자들 때문에 주중이 주말보다 150달러 정도 더 비싸다. 만약 값비싼 요리를 먹고 싶다면 매년 1월말~2월초 ‘레스토랑 위크’가 제격인데 이때는 3코스 런치가 29달러, 3코스 디너가 42달러 정도다.
문화와 예술을 즐기기도 좋은데 메트로폴리탄 뮤지엄은 입장료가 25달러로 노스 맨해튼의 멧 클로이스터스와 걸어서 10분 거리인 멧 브루어까지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겨울을 제외하고는 센트럴 팍이나 허드슨 리버 팍 등지에서 시가 주최하는 무료 콘서트가 연중 항시 열린다.
■파리
낭만의 도시를 즐기기는 많은 비용이 들지만 충분히 비용을 아낄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호텔이 가장 싼 시기는 11~4월로 수개월 전에 예약하면 할인도 가능하고 다양한 패키지도 포함된다.
가족 단위로 여행한다면 ‘원파인스테이’나 ‘파리 퍼펙트’ 등의 업체를 통해 호텔보다는 저렴하게 럭셔리 아파트를 예약할 수 있다.
식사는 파리지엥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너무 관광지스럽게 드러나지 않는 사우스 피갈, 오 마레, 몽마르뜨 등지의 레스토랑에서 즐길 수 있는데 와인과 함께 식사를 35~50유로(약 40~57달러)에 맛 볼 수 있다. <류정일 기자>
저렴한 경비로 알찬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도시 중 하나인 이탈리아 밀라노.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