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교직원 자녀·기부자 친척 등
입학처장 ‘50~60명 관리 리스트’
하버드 대학이 입학 전형에서 특정 집단을 우대하는 ‘팁스(tips)’ 제도를 통해 소수 인종과 민족, 동문의 자녀(레거시), 기부자 친척, 교수나 직원 자녀, 선발된 운동선수 등 5개 그룹을 우대하는 정책을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그동안 간접적으로 알려지기는 했으나 하버드대학의 입학을 담당하는 입학처장의 입을 통해 적나라하게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9일 하버드대와 아시안 단체 연합체 ‘공정한 입시를 위한 학생들’(SFFA)의 아시안 입학 차별 관련 소송 과정에서 하버드대학의 비밀스런 입학 전형 과정이 드러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하버드대학은 그동안 완벽한 SAT 점수만큼이나 지원자 출신과 부모가 하버드대를 다녔는지, 재산이 얼마나 많은지, 학교의 다양성 목표에 얼마나 부합하는지 등을 중요한 입학 전형 기준으로 반영했다.
또 학교 기부자와 이해관계가 있거나 학교와 관련이 있는 지원자 명단은 ‘입학처장 리스트’ 형태로 별도 관리됐으며 성적은 다소 모자라지만 대학이 선발을 원하는 ‘Z리스트’라는 명단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2014∼2019학년도 신입생 중 연간 50∼60명이 Z리스트를 통해 합격장을 받았는데 이들 대부분은 백인이나 동문 자녀 등 입학처장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있었다.
하버드대에는 매년 미국 전역에서 학업 성적 등이 뛰어난 고교생 4만명이 지원, 2,000명 정도만 입학허가를 받아 합격률은 5%에도 못 미치지만 대학 측이 어떤 선발과정을 거치는 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었다. 2019학년의 경우 2만6,000명이 지원한 가운데 약 3,500명은 SAT 수학에서, 2,700명은 SAT 언어에서 각각 만점을 받았고 8,000명은 내신 성적이 전 과목 A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SFFA 측은 소장에서 지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하버드대에 지원했던 16만 명에 대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하버드대가 아시안 지원자에 대해 긍정적 성향, 호감도, 용기, 호의 등 개인적 특성 점수를 지속해서 낮게 매겨 입학 기회를 줄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