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웅 교수팀, 연관성 입증
퇴행성 질환 등 악화‘악순환’
치매 외 건강상태도 체크해야
신규로 치매 진단을 받은 우리나라 노인의 사망위험이 정상 노인의 8.4배나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19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정신건강의학과 배종빈 임상강사·김기웅 교수팀은 지난 2010~2012년 전국의 60세 이상 6,752명(지역사회 치매노인 코호트)을 대상으로 각종 검사와 진찰을 통해 경도인지장애·치매 여부를 평가한 뒤 2년 뒤 재평가를 거쳐 2015년까지 사망 여부를 조사했다.
첫 평가에서 67.3%(4,544명)가 인지기능 정상, 27.8%(1,874명)가 경도인지장애였고, 치매 환자는 4.9%(334명)였다. 이들의 2015년까지 사망 여부를 조사했더니 치매·경도인지장애 노인의 사망위험은 정상 노인의 각각 2.67배와 1.49배였다.
2년 뒤 재평가에서는 당초 정상 또는 경도인지장애였던 6,418명 중 95명이 새로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들의 사망위험은 2년 뒤에도 인지기능이 정상인 노인의 8.37배나 됐다. 새로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노인의 사망위험은 정상 노인의 2.22배였다.
치매 환자의 사망위험이 이렇게 높은 이유에 대해 배종빈 임상강사는 “치매 발병이 사망위험을 어떻게 증가시키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사망위험을 높이는 신체질환이 인지기능 저하를 가속화해 치매를 일으키거나 치매로 인해 퇴행성 질환이 빠르게 악화하는 등 부정적 삶의 변화들이 사망률을 높이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우선 우리나라 노인을 대표하는 표본(코호트) 연구를 통해 신규로 치매 진단을 받은 노인의 사망위험이 기존·신규 치매환자 구분 없이 분석한 치매 노인의 사망위험(정상 노인의 2.67배)보다 3배 이상 높다는 것이다. 또 치매 노인의 사망위험이 높은 것은 치매·수명에 영향을 주는 다른 정신적·신체적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치매에 매몰되지 말고 전반적인 건강상태를 체크라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다.
김기웅 교수는 “신규 치매·경도인지장애 진단자는 사망위험을 높일 수 있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평소 꼼꼼하게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매는 노인의 삶에 큰 변화를 초래한다. 특히 인지기능의 저하로 인해 사회생활이나 취미활동이 어려워지면서 지인·가족들과의 교류도 점점 줄어든다. <임웅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