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크면 육류·케이크 주문
낮은 볼륨땐 사려 깊게 생각
요즘 인기 있는 식당들에 가보면 음악을 너무 크게 틀어서 같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과도 대화가 힘들 지경이다. 이런 식당은 고객들의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데, 젊은이들은 좋아하는 반면 중년 이상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한 연구 결과 시끄러운 배경음악이 고객의 음식 선택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행동과학자들이 일련의 실험실 연구와 실제 현장 실험을 진행한 결과 연구 참가자들은 주위 배경음악이 크게 울릴 때 붉은 육류와 케이크 같은 건강에 좋지 않거나 칼로리가 높은 음식을 골랐고, 부드러운 음악이 나올 때는 건강한 메뉴를 선택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원들은 배경 음악이 클래식, 팝, 록, 소울, R&B, 얼터너티브, 헤비메탈 등 장르가 선택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높은 볼륨의 음악은 사람을 더 흥분시키고, 억제하지 않게 만들며, 원하는 것을 관대하게 선택하게 하는 반면 소리가 낮은 음악은 우리를 좀 더 편안하게 하고, 사려깊게 하며, 장기적으로 좋은 것을 선택하도록 한다”고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이며 사우스 플로리다 대학 경영 및 마케팅 교수인 디파얀 비스워스는 말했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카페에서 실시된 한 현장 연구에서는 똑같은 목록의 음악을 어느 평일에 55데시벨(전형적인 식당 대화 수준)로 틀었고, 또 다른 평일에는 70데시벨(진공청소기 수준)로 틀었다.
그랬더니 음악 사운드가 큰 날에는 주문의 52%가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었고, 25%만이 건강에 좋은 음식이었다. 그러나 음악 소리가 낮았던 날에는 42%의 주문이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이었고, 31%는 건강에 좋은 음식이었다.
수퍼마켓의 배경음악 역시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조용한 음악보다 시끄러운 음악을 틀 때 소비자들은 덜 건강한 식품을 구매하는 쪽으로 나아갔다.
실험실 연구에서는 학생들에게 클래식 음악을 크게 혹은 부드럽게 들려주면서 과일 샐러드와 초컬릿 케이크 중에서 하나를 고르라고 요청했는데 음악 소리가 높을 때는 56%가 초컬릿 케이크를 선택했고, 볼륨이 낮을 때는 86%가 과일 샐러드를 선택했다.
닥터 비스워스는 이전의 연구에서 식당이 밝은 조명일 때 사람들은 건강식을, 낮은 조명일 때는 덜 건강한 음식을 주문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한 학자로 “소비자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요인들로도 자신의 선택이 영향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음악을 크게 틀면 자동적으로 감자 칩에 손이 가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식당에서 음악이 시끄러우면 건강에 좋지 않은 음식을 주문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사진 Tim Lam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