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외상 절반은 집에서 발생
마당‘최다’… 차고·작업장 순
스포츠 활동 관련 40% 차지
농구·야구·소프트볼이 많아
예기치 않은 사고나 외상으로부터 눈을 안전하게 지키는 일은 눈 건강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일 중 하나다. 그러나 집에서 청소할 때 각종 화학물질이 들어간 세제를 사용하고, 또 잔디를 깎거나 집에서 크고 작은 일로 주택 수리를 해도 안전을 위한 보호용 안경을 착용하는 한인은 많지 않다.
미국 안과학회(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의 전국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5%만이 집에서 수리하거나 보수 관리를 할 때 항상 보호용 안전 안경을 착용한다고 답했다. 더구나 스포츠 활동을 할 때 보호용 안경 착용률은 더 낮았다. 미국에서는 매년 약 250만명의 눈 외상환자가 발생하며, 이 중 약 100만명이 시력을 잃는다. 하지만 연구들에 따르면 눈 외상의 90%는 예방이 가능하다.
미국 안과학회 자료를 통해 눈 외상 예방 및 가장 기본적인 안전 수칙에 대해 정리했다.
#집에서 발생할 수 있는 눈 외상
대개 사람들은 눈 외상은 흔히 공장이나 건설 직장에서 발생한다고 믿는다. 물론 직장에서의 예기치 않은 사고도 발생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미국 안과학회와 미국 안과외상학회(American Society of Ocular Trauma)가 실시한 2008년의 제5회 연례 눈 외상 스냅샷(Eye Injury Snapshot) 임상보고에 따르면 거의 모든 눈 외상의 절반가량(44.7%)은 가정에서 발생했다.
또한 집 주변에서 발생했던 눈 외상의 대부분은 마당(39.4%), 차고(11.8%), 작업장(8.1%)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주방, 패밀리 룸, 침실, 화장실 등도 부상당하기 쉬운 요주의 장소들이며 눈 외상이 발생하는 장소의 34%를 차지했다.
집에서 뜨거운 기름이 튀는 요리를 하거나, 청소하면서 오븐 클리너나 표백제 같은 강력한 세제나 화학물질을 임의로 섞어 쓰다가, 혹은 흔한 일은 아니나 샴페인 병을 따다가 병 마개에 눈이 맞는 부상, 벽이나 벽돌 같은 딱딱한 곳에 못질이나 망치질을 하다가 못이 튕겨서 눈에 찔린다거나 혹은 파편이 눈에 잘못 들어가거나, 머리 손질을 하다가 뜨거운 고대기가 실수로 사용자의 눈에 닿았을 때, 집 안에서 낙상이나 미끄러져 사고를 당하면서 눈이 부상을 입거나, 잔디를 깎다가 혹은 관목 손질로 파편이 튄다거나, 차고에서 일하다가 위험한 파편이나 먼지가 눈에 들어가는 일 등으로 눈 외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매년 눈 외상 발생의 40% 이상은 스포츠 활동과 관련 깊은 것으로 보고됐다. 한편 올해 1월 소아과학 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어린이 스포츠 관련 눈 외상의 주원인 스포츠는 농구, 그 다음으로는 야구, 소프트볼, 서바이벌게임, 에어소프트 소총 및 공기총 사용 등으로 나타났다.
미국 안과학회에 따르면 스포츠 눈 외상에서 어린이 부상이 3명중 1명꼴로 빈번히 발생한다. 농구는 발꿈치에 눈을 맞는 부상이 발생하기 쉽다. 야구의 경우 5~14세 사이가 눈 외상이 발생하기 쉬운 나이다. 태권도나 합기도, 쿵푸 같은 무술 역시 얼굴 가격으로 눈 외상 발생률이 높은 스포츠다.
또한 눈 외상 원인으로 꼭 화학물질이나 이물질뿐만 아니라 강한 자외선에도 손상 받을 수 있다.
#눈 외상 종류 및 증상
눈 외상은 각막찰과상이 가장 흔하다. 각막에 상처가 난 것인데, 각막은 눈에 가장 바깥쪽 표면으로 5개 층으로 이뤄져있다. 가장 바깥쪽의 상피조직이 긁히거나 베이는 외상을 당하는 것이 각막찰과상이다. 눈을 심하게 비비면 먼지나 티끌이 각막을 긁어 상처가 생기거나 콘택트렌즈 사용으로 눈에 미세한 찰과상이 생길 수도 있다.
각막찰과상이 발생하면 눈이 아프고, 타는 듯한 작열감, 충혈도 생기고 눈물도 많이 나며, 시야가 흐리고 잘 안보이고, 불편하거나, 밝은 빛에 민감해진다.
안구 건조증이나 지나친 자외선 노출, 화학물질 접촉, 세균 감염, 부적합한 콘택트렌즈 사용으로도 미세한 각막찰과상을 일으킬 수 있다.
가벼운 각막찰과상이라도 상처가 나서 세균이나 곰팡이균 감염이 생기면 궤양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또 스포츠 활동을 하다가 높은 속력으로 날아드는 공에 맞거나 혹은 사고로 피멍이 드는 경우도 있다. 안구 전방출혈이라고도 하는데, 얼음찜질을 해도 무방하나 안구 안쪽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는지 살피기 위해 안과 전문의를 찾는 것도 좋다.
눈이 찔리는 사고나 혹은 외상홍채염도 있다.
화학적인 이물질이 눈에 튀기거나 혹은 잘못 분사되는 경우도 있다. 손에 묻은 화학물질을 잊고 무심코 눈을 비비다가 눈이 화끈거리거나 혹은 화학물질을 분사하다가 물방울이 눈에 튀기는 경로로 눈 외상을 입을 수 있다.
한편 2012년 플로리다에서 열렸던 대규모 거품파티에 참석했던 350명 중 56명이 눈과 피부에 문제가 생겨 집단 환자가 발생했던 것이 보고된 바 있다. 심한 눈 통증, 염증, 충혈, 시력 저하, 결막염 등 흔한 눈 외상 증상들을 경험했다. 28명은 각막찰과상으로 진단받기도 했다.
각막찰과상의 치료는 항생제 및 인공눈물을 점안해 3~7일 정도 지나면 자연히 회복된다. 각막찰과상으로 눈이 아프면 너무 눈을 자주 깜빡거리지 않고 가능한 눈을 감고 쉬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
#안전장치로 보호용 안경을 착용해야
콘택트렌즈나 안경 자체는 시력 개선을 위한 것이지 보호용 안경이 아니다. 특히 집에서 수리나 잔디 깎는 일, DIY 가구를 만든다거나 같은 취미생활을 할 때는 ANSI 승인의 보호용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ANSI Z87.1’로 보호용 안경마다 쓰여 있는데 ‘American National Standards Institute’를 뜻하는 것으로 안전규격을 통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학물질을 사용하거나 먼지가 날리는 곳, 발사체가 생기는 활동을 할 때는 보호용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추천된다.
스포츠 활동은 스포츠용으로 나온 고글이나 보호용 안경을 착용한다. 보통 ASTM( American Society for Testing and Materials)란 문구가 라켓 스포츠, 하키, 페인트볼, 야구, 스키 등 스포츠 별로 번호가 다르게 적혀 있다.
#눈 외상이 발생했을 때
-미국 안과학회에서는 외상의 정도가 경미하더라도 눈 부상을 당했을 때는 안과전문의나 주치의를 만나 검사해 볼 것을 권하고 있다.
-유리나 금속 물질이 눈을 찌른 경우는 즉시 응급실로 간다.
-절대로 눈을 만지거나 비비거나 부상 부위를 누르지 않는다.
-이물질을 물리적인 힘으로 제거하려 하지 않는다.
-임의로 약을 점안하거나 연고를 바르지 않는다.
#눈이 찔리거나 관통당한 부상일 때
-응급실이나 의사를 찾아갈 때까지 종이컵으로 방패막이를 만든다.
-물로 씻지 않는다.
-문지르거나 혹은 압박을 부상 부위에 가하지 않는다.
-아스피린이나 아이부프로펜 등은 출혈을 더 심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복용하지 않는다.
#먼지나 티끌, 모래, 이물질이 눈에 들어갔을 때
-눈은 만지지 않는다. 혹여라도 눈물을 닦거나 눈꺼풀이 괜찮은지 살피려면 깨끗하게 씻은 손으로 한다.
-절대 눈을 비비지 않는다.
-여러 번 눈을 깜빡여서 눈물이 나오게 해서 이물질이 나가게 해본다.
-어린이 청소년의 경우 손으로 만지지 않게 한다.
-물리적인 힘으로 이물질을 제거하지 않는다.
-흐르는 물에 눈을 대고 씻어 본다.
-이물질이 그대로 있다는 느낌을 받으면 의사를 찾는다.
#화학물질 노출 예방을 위해서는
-집안에서 화학세제나 여러 화학물질을 사용할 때는 꼭 병에 부착된 설명서를 잘 읽고 함부로 세제를 섞어 쓰지 않는다.
-화학물질에 노출됐을 때 즉시 눈을 미지근한 물에 15분 정도 씻는다.
-독극물 센터에 전화하거나 혹은 응급실로 간다.
#눈에 멍이 들었을 때
-냉찜질을 5~10분 정도 하고 다시 10~15분 정도 쉬었다가를 반복한다. 얼음을 직접대지 말고 타월로 한번 감싸 찜질한다.
-냉찜질은 24~48시간 정도 먼저 한 뒤 온찜질을 반복한다.
-어린이의 경우 통증을 호소하면 아세트아미노펜을 진통제를 주는 것이 좋다. 아스피린이나 아이부프로펜은 출혈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주지 않는다.
-누울 때는 베개를 이용해 머리를 높게 하는 것이 좋다.
#그 밖에 주의할 점
-넘어지거나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넘어지면서 날카로운 곳에 찔리는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집에 어린이나 노인이 있으면 가구의 날카로운 모서리와 가장자리는 안전장치를 해둔다.
-발사체가 돼서 눈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잔해가 생기는 곳, 예를 들어 잔디밭이나 야외에서 일할 때는 주의한다.
-집에서 작업할 때는 도구들이 상하지 않았는지 확인한다. 손상된 도구는 부상 위험을 부를 수 있으므로 교환한다.
-스프레이를 사용할 때는 눈에서 먼 곳에서 사용한다.
-뜨거운 기름을 사용해 요리할 때는 튀지 않게 조심한다.
<정이온 객원기자>
경미하더라도 눈 외상을 당했을 때는 안과전문의를 만나 검사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