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감기에 두번 걸릴 수 있을까?
답은 예스다. 면역반응의 강도에 따라 같은 감기에 두 번 걸릴 수도 있는 것이다.
감기 바이러스의 면역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대부분 1950년대 후반과 60년대 초에 수행된 연구에 기초하고 있다. 이 실험들은 의과대학생이나 군대 신병들을 의도적으로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시켜서 실시했던 것이었다.
50년대 후반의 한 연구는 1,000명 이상의 건강한 사람들을 감기환자의 콧물 분비물에 감염시킨 후 회복되자마자 똑같은 바이러스에 다시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또 1963년 연구에서는 50명을 한달 동안 기숙사에 가둬놓고 같은 감기 바이러스의 재감염 면역력을 평가하는 실험도 했다.
연구 결과 많은 사람들이 한번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나면 그 특정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효과적인 면역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참가자의 절반 이상이 충분한 양의 항체를 만들어냈고 재감염으로부터 보호받았다. 하지만 항체반응이 약했던 이들은 면역 보호를 받지 못해 다시 감염된 뒤 감기에 걸렸다.
그런데 감기를 유발하는 바이러스와 바이러스 하위 유형은 수백개가 넘고, 한 종류에 대한 면역력이 다른 유형으로 확장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감기의 가장 흔한 원인인 리노바이러스(Rhinovirus)는 100개 이상의 하위 유형을 가지고 있는데 각각 유전적 구성이 조금씩 다르며, 모두 감기를 유발할 수 있다. 게다가 분자진단 생물학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감기의 20~30%의 원인은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채로 남아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은 한가지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같은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되지 않지만 수백가지 다양한 종의 감기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이상 우리는 언제나 감기에 걸리기 쉽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감기 바이러스는 수백 종류가 넘기 때문에 한번 걸리고 회복되어도 다시 걸릴 수 있다. <사진 i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