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의 원료로 잘 알려져 있는 터메릭, 강황은 심황 또는 울금이라고도 부르며 동양에서 오랫동안 사용되어 왔던 식품이다. 주요 생산지는 인도, 스리랑카, 자바, 중국, 페루 등으로 고대부터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향신료와 의복염색, 의학 치료제로 사용되어 왔으며 유럽에는 중동을 거쳐 전해졌다.
약리적 작용으로는 건위, 타박, 지혈, 지통, 황달, 간장, 궤양, 피부병, 치매, 항암, 고혈압, 감기, 설사, 기생충 제거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황에는 커큐민이라는 성분이 있는데 이는 산화방지제로서 인후염과 코막힘 같은 증상으로 인한 염증을 진정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강황 한스푼 정도의 양은 면역체계를 강화하여 감기의 길이를 단축시키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인도에서는 간장질환, 자궁근종, 황달을 치료하는 생약으로 쓰이며, 소화기관과 호흡기를 강하게 자극하는 항염과 살균작용이 있다. 습포약으로써 타박상이나 염좌에 쓰거나 백선 등의 피부병 치료에도 쓰인다.
생강과 같은 모양이지만 더 작고 가늘며 껍질이 얇고 속은 주황색이 선명하다. 익히지 않은 생 강황의 주황색은 음식에 색을 입힐 수 있을 정도이며 손과 옷에도 얼룩을 남길 수 있다. 익히지 않고 생으로 먹는 각종 스무디나 주스에도 사용될 정도로 요즘 강황의 인기가 많다. 씻어서 껍질을 벗기고 냉장이나 냉동 보관해 두면 조금씩 잘라 신선한 스무디나 주스를 낼 때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중동, 북아프리카에서도 카레나 쌀을 이용하는 요리에 빠지지 않는 중요한 향신료다. 마켓에서도 신선한 강황을 구입할 수 있는데, 한 작은술 정도의 양만 사용해도 충분한 맛을 낼 수 있다. 망고 스무디, 그린 주스, 시나몬 오트밀, 볶은 채소에 양념 등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다.
강황은 ‘가난한 자의 샤프론’이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 요리에 환상적인 황금빛의 노란색을 내는 샤프론은 크로커스라는 꽃의 암술을 건조한 것으로 생산과정이 까다롭고 수율이 낮아 무게로 따졌을 때 세상에서 가장 비싼 향신료로 불린다. 쌀이나 수프 등의 음식에 노란색을 내고 싶은데 샤프론이 없다면 강황이나 강황가루를 사용해도 된다. 꼭 샤프론 대용이 아니더라도 강황을 갈아 즙을 내어두었다가 쌀요리에 색을 내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마늘 으깨는 기구에 넣고 곱게 으깨어 두었다가 밥할 때 조금 넣으면 신선한 컬러와 맛, 향까지 밴 맛있는 밥을 지을 수 있다. 강황은 수프에 넣어도 좋다. 특히 버터넛 스쿼시 수프, 컬리플라워 수프 등에 색을 더할 수 있으며 당근수프에 넣어도 더욱 선명하고 아름다운 색과 풍부한 맛을 더해준다.
강황이 너무 많이 생겨 처치곤란이라면 말려서 보관하면 된다. 식품 건조기가 있다면 건조해서 곱게 갈거나 작게 잘라 보관하면 된다.
<이은영 객원기자>
말린 가루는 여러모로 사용이 편리하다. <사진제공-LA Times)>
밋밋하기 쉬운 채식요리에 색감과 맛을 내기 위해 자주 사용되는 강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