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증상이나 유전적 취약점이 없으면 난소암 유무 선별 검사를 굳이 받을 필요가 없다고 미국 정부 보건 자문위원회가 밝혔다.
미국질병예방특별위원회(USPSTF)는 “아무런 증상이나 징후가 없는 여성이 난소암 선별 검사를 받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개정 지침을 지난 13일 ‘미국의학협회지’(JAMA)에 발표했다.
USPSTF는 보건부에 자문하는 독립기관이지만 정부가 선정한 의사와 과학자들로 구성되고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전액 지원받아 사실상 정부기관이다.
수천 건의 최신 의학연구 결과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와 함께 발표한 이 지침은 2012년 지침을 유지하는 것이며, 많은 여성이 쓸데없는 걱정에서 필요하지도 않은 난소암 검사를 받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USPSTF는 “현재까지의 과학적 증거들은 지금의 검사법들은 여성의 난소암 사망을 예방하지 못하고 있으며, 검사받은 여성과 받지 않은 여성 간에 난소암으로 인한 사망률에서도 차이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난소암이 없는 여성에게 불필요한 난소 절제수술을 받게 하거나 난소암을 발견하지 못하는 등 검사 오류로 인한 합병증 등 크고 작은 위해를 끼치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난소암 검사가 이익보다는 불이익과 잠재적 해로움이 더 크다”고 결론내리고 “‘보통 수준의 확실성’(with moderate certainty)을 가지고 일반적 여성의 경우엔 이 검사를 받는 것을 권고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의학 매체 헬스데이뉴스에 따르면 미국에선 어떤 주요 의학단체나 보건기관도 난소암 검사를 권고하지 않고 있다.
또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2016년 난소암을 조기 검진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현행 검사법들에 오류가 많고 신뢰할 수 없으며, 잘못된 검사 결과에 의존해 피해를 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후에도 여러 최신 검사법들이 나왔으나 여전히 신뢰할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 USPSTF의 판단이다.
위원회는 다만 가족력이 있거나 유방암과 난소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유전자(BRCA)를 지닌 여성에게는 이 권고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뉴욕 아이칸의대 산부인과 스테파니 블랭크 교수는 난소암은 희귀 암은 아니나 상대적으로 드문 암이며, 아직 효과적인 검사법이 없고 검사 결과의 정확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위원회의 권고에 전반적으로 동의한다“고 헬스데이뉴스에 말했다.
블랭크 교수는 따라서 여성 스스로 난소암 증상에 대해 평소 잘 살펴보아야 하며, 의심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과 유전적 소인이 있으면 검사 필요성과 방법 등을 의사와 적극 상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난소암의 초기엔 증상이 없고 나타나도 흔한 증상은 복수가 차는 등 복부팽창, 아랫배에 딱딱한 혹 같은 것이 만져지거나, 복부 및 골반통, 잦은 소변, 소화가 잘 안되고 더부룩하거나 식욕이 없는 것 등이다.
그러나 다른 신체 이상이나 질환 등과 구별하기 모호한 경우가 많아 통상 60~70%의 경우 상당히 진행한 뒤 발견돼 치료가 쉽지 않다는 점이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