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럼 방지용 밑창 부착된 신발
선반위 물건 내릴 땐 안전발판을
노년에 접어들면 가장 무서운 것이 낙상이다.
계단이나 경사로에서 예기치 못하게 넘어져 부상을 입으면 심각한 건강문제로 발전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새해 들어 새롭게 결심하는 것이 많겠지만 노인이라면 안전의식을 고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다 알고 있는 안전수칙이라도 다시 한번 되새기고, 조금이라도 넘어질 위험이 있는 일은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70대 노인이 욕실에서 미끄러운 타일 바닥을 청소한다면 그것은 만용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노인의 낙상은 특히 겨울철에 많이 일어난다. 눈과 비로 길이 미끄럽기 때문이다. 작년 4월 미국은퇴자협회보(AARP Bulletin)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낙상으로 인한 사망이 가장 많은 지역은 미국에서 가장 추운 지역인 위스콘신 주와 미네소타 주로 나타났다.
아직도 겨울이 한창이고 바로 집 앞길이 빙판으로 변한 곳도 많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넘어지거나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알아보자.
우선 신발과 부츠는 미끄럼 방지 밑창(플라스틱이나 가죽이 아닌 고무 또는 네오프렌)이 붙은 것을 신고 다닌다. 걸을 때는 몸을 살짝 앞으로 굽히고, 보폭을 작게 하여 천천히 걷는다. 눈이 쌓였거나 얼어버린 길에서는 조심스럽게 발바닥 전체로 편평하게 밟는다.
아침에 신문 픽업이나 우편물 확인을 하러 잠깐 나갈 때도 절대로 방심해서는 안 된다. 또한 차에서 내릴 때도 마찬가지로 주의한다.
계절에 관계없이 길에서 걸을 때는 위험한 장애물에 대비해 전방 6피트 이상을 살피며 걷는다. 바로 앞의 땅이 안 보이도록 시야를 가리는 물건을 들고 다니지 않는다.
가장 일반적인 낙상 장소는 집이다. 대부분의 집에는 보행에 위험이 되는 물건이 가득하다. 여기저기 쌓인 서류더미, 낡고 헐거워진 카펫, 바닥에 아무렇게나 나와 있는 익스텐션 코드와 널려있는 옷가지, 또 부엌과 욕실 바닥에 흔히 있는 물이나 기름기가 모두 위험 장애물이다. 가능한 한 이런 것들을 치우고 무엇이든 엎지르면 바로바로 닦아낸다.
이러한 주의 사항은 어떤 나이에도 중요하지만 특별히 노인에게는 필수적이다. 낙상은 고령자가 부상을 입는 원인 중 1위이며, 매년 노인 3명 중 1명이 넘어져 다치고 있다. 그 결과 골절로 뼈가 쇠약해지거나, 혼자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지거나, 죽음에 이르게 된다.
미국에서 낙상으로 사망하는 사람은 일년에 약 32,000명으로 총에 맞아 죽는 사람보다 약 3배 많다. 낙상으로 많이 다치지 않은 경우에도 노인들은 또 다시 넘어질까 두려워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줄어듦으로써 또 다른 건강 문제를 갖게 된다.
실내에서 걸어 다닐 때는 항상 맨발이 아닌 미끄럼 방지 밑창이 부착된 신발이나 슬리퍼를 신고 다닌다. 바닥에 미끄럼 방지창이 붙어있지 않는 한 양말만 신고 돌아다녀서는 안 된다.
고무바닥이 있는 신발이나 슬리퍼를 침대 바로 옆에 두고 일어날 때면 금방 신을 수 있도록 준비해둔다.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항상 난간을 이용한다. 집의 계단에 난간이 없으면 설치하는 일을 고려해본다. 물건이 커서 한 손이나 한 팔로 들기 힘든 경우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욕실이 가장 위험한 곳인데 특히나 노인들에게 그렇다. 욕조나 샤워실, 그리고 변기 옆에 붙잡을 수 있는 안전막대를 설치하고, 샤워실, 욕조 및 타일 바닥에 미끄러지지 않는 매트를 깔아두는 일은 노인뿐 아니라 모든 연령대에게 필수다.
낙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또 다른 중요한 방법은 체력과 균형을 유지하는 일이다. 자신의 쳬력이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를 때는 전문 테라피스트의 도움을 받아 필요한 운동을 꾸준히 계속한다. 65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한 캐나다 연구에서는 신체 활동이 활발할수록 덜 넘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곳에 있는 것을 꺼낼 때는 언제나 안전의자(safety stool)를 딛고 올라간다. 바퀴달린 의자 위로 올라서거나 아래 선반을 딛고 올라서는 안 된다. 상점에서는 점원이나 키가 큰 고객에게 부탁하여 위쪽 선반에 있는 물건을 집도록 한다.
집에서 자주 사용하는 물건은 모두 아래쪽으로 옮겨놓거나 편안한 높이의 캐비넷을 마련해 거기에 보관한다.
어떤 전문가들은 ‘잘 넘어지는 법’을 배우라고 조언한다. 네덜란드에는 노인들에게 넘어지는 기술을 가르치는 테라피스트 클래스가 있다. 넘어질 때 몸이 뻣뻣하면 더 많이 다치기 때문에 가능하면 유연한 상태로 몸의 부드러운 부분이 먼저 바닥에 닿도록 하며, 바닥에 닿는 순간 풋볼선수처럼 구르는 방법 등을 가르친다.
앞으로 넘어질 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충격을 막으려고 하는데 이 때문에 손목뼈가 부러지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가능하면 넘어지면서 몸을 틀어서 옆으로 떨어진 후 등을 대고 구르는 것이 심각한 부상이 적다.
뒤로 넘어질 때는 머리가 바닥에 부딪쳐 뇌진탕을 일으키지 않도록 턱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기고 두 팔은 뒤로 짚지 말고 앞쪽에 둔다.
사실 이런 방법들은 말하기는 쉬워도 실제 상황에서 실행하기란 쉽지 않다. 넘어지는 그 짧은 순간에 부상 줄이는 법을 상기하고 그대로 실천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기가 머릿속으로 넘어지는 시나리오를 그려보면서 안전하게 넘어지는 광경을 자꾸 연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