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레의 원료인 강황에 들어있는 성분인 커큐민(curcumin)이 노화에 수반되는 기억력 저하를 억제하고 기분도 좋아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UCLA 장수센터 노인 정신의학 실장 개리 스몰 박사 연구팀이 치매는 아니지만 가벼운 기억력 저하를 보이는 40명(50~90세)을 대상으로 18개월 동안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3일 보도했다.
임상시험은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엔 커큐민 90mg을 매일 두 번, 다른 그룹은 가짜 커큐민을 주되 연구자와 참가자가 모두 누구에게 진짜 또는 가짜가 주어졌는지를 모르게 하는 이중맹-대조군 설정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에 한 번씩 표준 인지기능 테스트와 우울증 검사를 시행했다. 또 치매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뇌 신경세포들 사이에 형성되는 베타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신경세포 안에서 만들어지는 타우 단백질의 수치를 양전자방출 단층촬영(PET)을 통해 임상시험 전과 후에 측정했다.
그 결과 기억력 테스트에서는 커큐민 그룹이 18개월 사이에 성적이 평균 28% 오르는 반면 대조군은 성적이 좋아지지 않았다. 우울증 평가 점수도 커큐민 그룹은 개선되고 대조군은 좋아지지 않았다.
PET 검사에서는 커큐민 그룹이 기억과 감정 등을 관장하는 뇌 부위인 시상하부(hypothalamus)와 편도체(amygdala)에서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 수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커큐민이 기억력만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기분을 좋게 하는 항우울제의 효과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스몰 박사는 설명했다.
커큐민은 강황에 들어있는 항염증-항산화 물질이다. 카레를 즐겨 먹는 인도 사람들은 알츠하이머 치매 유병률이 유난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노인 정신의학 저널(Journal of Geriatric Psychiatry)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