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조하고 추운 겨울 날씨는 피부의 적이다. 건조한 공기는 피부 장벽 기능을 떨어뜨려 각질층의 수분을 빼앗고 낮은 기온은 지방샘과 땀샘을 위축해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추위를 피하려 틀어놓는 실내 난방기도 피부 수분을 앗아간다.
자칫 바짝 마를 수 있는 겨울철 피부에는 수분 공급이 필수적이다. 피부 장벽의 기능을 회복하고 각질층을 유지하려면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야 한다. 가급적 피부 장벽 기능을 회복해주는 성분이 든 기능성 보습제를 사용해 피부 지질 보호막을 강화하는 편이 좋다. 충분한 물과 식물성 기름 섭취를 통해서도 피부 건조를 예방할 수 있다. 또 과도한 음주나 커피 섭취는 체내 수분을 앗아가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생활 습관 개선도 필요하다. 심하게 때를 밀거나 뜨거운 목욕은 피부를 자극해 염증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하루 1회 이하, 15분 이내의 간단한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샤워나 세안 후는 수분을 가장 많이 빼앗기는 시기이므로 직후 기능성 보습제를 발라 피부 속 수분을 유지해야 한다. 실내 습도는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빨래를 널어 40∼6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기존에 피부 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추운 겨울 악화할 수 있으니 특히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 피부 건조 증상이 심해지면 팔과 다리에 가려움증이 나타날 수 있는데 이를 건조 피부염이라 한다. 주로 허벅지·종아리 등 다리나 팔 부위에서 먼저 나타나고 심한 경우 전신으로 퍼진다.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에 미세한 각질이 일어나다가 나중에는 표피에 균열이 생겨 가려움과 따가움을 느끼게 된다. 이때도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수분을 공급하는 것이 중요한데 심하게 긁으면 세균 감염 등으로 2차 염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가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없이 스테로이드 연고 등을 남발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 경우 홍조, 혈관 확장, 피부 위축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삼가는 편이 좋다.
온몸에 지속적으로 과다한 각질·반점 등이 생기는 건선 역시 여름에 증상이 줄고 겨울에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건조한 날씨나 △추위 △음주 △피로 △스트레스가 건선의 악화 요인이기 때문이다. 또 목감기를 앓고 난 후 갑자기 증상이 악화하는 경우가 있어 겨울철에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건조피부염이 누구에게나 쉽게 생길 수 있는 질환인 것과 달리 건선은 유전적·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생활습관 개선 등으로 쉽게 고칠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관절염 등 전신에 걸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는 면역·만성질환이므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계영철 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 교수는 “건선으로 진단 받았다면 증상이 완화됐다고 치료를 중단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보습에 신경 쓰는 등 꾸준한 관리와 치료를 통해 증상의 발현과 정도를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경미기자 kmkim@sedaily.com
도움말=고려대 안암병원 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