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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은 몸이 보내는‘이상신호’ 점수 21점 넘으면 진료 받아야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7-12-11 10:10:16

통증,우울증,이상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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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통증

성인 10명 중 1명이 해당

신경계 고장 나 치료 힘들 수도

시간 지나면 통증 자체가 병으로

 ‘참는 게 미덕’은 옛말이 있다. 의학적으로는 아주 잘못된 말이다. 통증을 참다가 만성화되면 혈압ㆍ혈당 상승, 집중ㆍ기억력 감소, 수면장애, 우울증,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건강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특정 질환이 없는데도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통증으로 진단한다. 교통사고 후 상처는 아물었지만 통증이 사라지지 않고 수개월 이상 지속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된다.

대한통증학회가 통증클리닉을 찾은 통증 환자 1,060명을 조사한 결과, 만성통증으로 31%가 직장생활을 할 수 없고, 수면장애(60%), 우울(44%), 집중ㆍ기억력 저하(40%), 불안(37%), 자살충동(35%)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조대현 대한통증학회 회장(대전성모병원 통증센터 교수)은 “조금 지나면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에 통증을 참다가 치료시기도 놓치고 난치성으로 악화된다”고 안타까워했다.

통증, 몸의 중요한 방어 수단?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 어딘가 아프게 된다. 대개 호전되지만 통증이 점점 더 심해져 ‘병원에 가 봐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프기도 한다. 이 때문에 우리가 병원을 찾게 되는 첫 번째 이유가 된다.

통증은 사실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방어수단이다. 통증이 생겨야 우리가 몸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내 손이 불에 타고 있는데 아픈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 우리 몸이 다 타도 그 위험에서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실제로 당뇨병을 오래 앓았거나 한센병 환자, 통증전달신경에 문제가 있다면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못에 찔려도 잘 모르고 세균이 침투해 팔다리가 썩어도 느끼지 못하기에 신체 일부를 잃기도 한다. 이처럼 통증은 우리 몸이 손상되고 있다는 경고를 보내는 신호다. 이렇게 발생하는 통증을 ‘조직 침해성 통증’이라고 한다.

이 통증은 조직이 손상되며 생기는 염증이 원인이다. 때로는 내장이나 뼈나 관절, 인대 등 심부(深部) 근골격계에서 생기기도 하고 피부ㆍ점막 등 표면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부위에 따라 통증 위치를 모호하게 느끼기도 하고 정확히 어디가 아픈지 짚을 수도 한다. 이우용 상계백병원 통증클리닉 교수는 “그러나 조직 침해성 통증이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통증 전달 신경에 손상이 발생하면 신경병증성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이 통증은 염증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닌데 염증이 소멸된 뒤에도 신경계의 복잡한 변성과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초기 원인은 염증이지만 시간이 지나 통증을 설명할 원인이 없는데도 통증을 호소해 꾀병처럼 보이기도 한다. 대표적인 통증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다. 이런 통증 질환은 초기 염증 시기일 때 염증을 치료하면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으로 이행되지 않거나 진행되더라도 훨씬 참을만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특정 질환 없이 3개월 이상 아프다면?

그런데 특정 질환이 없는데도 통증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그 자체로 질병인 ‘만성통증’을 의심해야 한다. 조 대한통증학회 회장은 “국내 성인 10명 가운데 1명이 만성통증을 앓고 있다”며 “만성통증이 생기면 신호체계인 신경계가 고장나서 치료하기 힘들 수 있다”고 했다. 통증은 대개 염증이나 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질환으로 인해 생기지만, 시간이 오래 지나면 통증 자체가 질병이 된다. 통증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망가지면서 원인 질환을 치료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아서다.

급성통증이 3개월 이상 반복되면 신경세포에 통증을 전달하는 전기신호가 많아져 통증이 심해지고 오래 지속된다. 이때 신경세포 안에 자극을 받아들이는 수용체도 늘어나기에 통증에 예민해지고 자극을 하지 않아도 통증을 느낄 수 있다.

만성통증은 스트레스를 늘려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몸을 흥분시키는 교감신경계가 활성화하고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해 혈압과 혈당이 올라간다. 이로 인해 고혈압과 당뇨병 등에 걸릴 위험성도 커진다. 또 아픈 부위 대신 다른 신체만 사용하면서 근골격계가 약해질 수 있다.

정확한 통증 치료를 받으려면 환자 자신의 통증점수를 가능한 한 정확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홍성준 대한통증학회 홍보이사(강동성심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는 “통증을 참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라며 “통증은 몸이 이상신호를 보내는 것인데 이를 참으면 결국 병이 깊어지므로 상처보다 통증이 심하거나 통증과 함께 약물 중독징후가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조 학회 회장은 “통증을 찾아가는 가장 첫 단계인 자신의 통증점수(학회에서 제시한 점수표에서 21점 이상이면 전문의 진료 필요)를 정확히 알고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빠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통증점수 자가 체크

1. 지난 한달 간 통증으로 직장생활이나 집안활동이 힘들었던 날은 며칠이었습니까?

①5일 이하(1점) ②6~10일(2점) ③11~15일(3점) ④16~20일(4점) ⑤21일 이상(5점)

2. 지난 한 달간 통증으로 수면장애를 겪은 날은 며칠이었습니까?

①5일 이하(1점) ②6~10일(2점) ③11~15일(3점) ④16~20일(4점) ⑤21일 이상(5점)

3. 평상 시 느끼는 피곤함은 어느 정도입니까?

①전혀 피곤하지 않다(1점)                 ②약간 피곤하다(2점) 

③피곤하지만 견딜 수 있는 정도다(3점)     ④겨우 생활할 수 있을 정도다(4점) 

⑤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피곤하다(5점)

4. 평상 시 느끼는 우울감은 어느 정도입니까?

①전혀 우울하지 않다(1점)          ②약간 우울하다(2점) 

③우울하지만 견딜 수 있다(3점)     ④우울해 겨우 생활할 수 있을 정도다(4점) 

⑤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우울하다(5점)

5. 다음과 같은 통증이나 감각을 이상 부위에서 느끼십니까?(항목 당 1점)

①타는 듯한 뜨거운 느낌           ②시리고 찬 느낌

③찌릿찌릿하게 감전된 느낌         ④저릿저릿한 느낌

⑤감각이 떨어진 증상

6. 통증으로 운동이 꺼려지십니까?

①통증이 생기기 전에 평소 운동으로 관리하는 편이다.(1점)

②통증을 극복하고자 더 열심히 운동한다.(2점)

③평소 통증이 있지만 운동하는 데 약간 지장이 있다.(3점)

④못 움직일 정도는 아니나 운동하면 통증이 심하다.(4점)

⑤아파서 전혀 못 움직이겠다.(5점)

7. 평소 자신의 얼굴 표정과 가장 가까운 그림은 무엇입니까?

       ①                      ②                    ③                    ④                    ⑤

통증은 몸이 보내는‘이상신호’ 점수 21점 넘으면 진료 받아야
통증은 몸이 보내는‘이상신호’ 점수 21점 넘으면 진료 받아야

●통증점수 설명

 0점 I 통증이 전혀 없는 상태

 1점 I 활동할 때는 모르지만 가만 있으면 통증을 느낀다.

 2점 I 경한 통증: 아프지만 활동에는 지장이 없다.

 4점 I 중등도 통증: 통증으로 취미생활에 지장을 느낀다.

 6점 I 심각한 통증: 통증으로 취미 생활을 할 수 없다. TV보기ㆍ독서 등은 가능한 상태

 8점 I 매우 심한 통증: 통증이 심해 일상생활도 힘들다.

10점 I 가장 극심한 통증: 심한 통증으로 말하기도 힘들다.

**위 내용(점수) 중 21점 이상이라면 전문의를 찾아 상담ㆍ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대한통증학회 제공>

만성통증을 치료하지 않고 참다가 수면장애를 비롯해 우울, 집중ㆍ기억력 저하, 자살충동까지 겪을 수 있으므로 전문의를 찾아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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