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교차가 큰 환절기엔 아이 키우는 엄마는 ‘그르렁’ 거리는 아이의 숨소리에 집안이 너무 건조하지 않은지 신경을 쓰게 된다.
건조하거나 큰 일교차는 기관지를 자극해 가래가 더 많이 생길 수 있고, 가래가 많아지면 기침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 자녀가 가래를 스스로 뱉어내지 못하거나 감기 등 호흡기질환으로 인해 가래가 많아지면 거담제를 사용하게 된다.
그러면 가래는 정말 필요 없는 것일까? 목의 답답함을 주는 가래는 실제 기관지에서 생성되는 끈적끈적한 기관지점액이다. 가래는 기관지 표면의 습도를 유지하고 외부 자극물질과 병원균 등으로부터 기관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몸이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무의식적으로 삼켜버릴 수 있는 수준의 가래가 만들어진다. 하지만 다양한 호흡기 질환에 의해 가래가 많아지거나 염증물질이 더해져 끈적거림이 진해지면 기침, 호흡곤란 등을 일으키게 된다. 거담제는 이처럼 늘어난 가래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 주는 약이다.
따라서 거담제는 과다 분비되는 가래를 줄이는 것, 이미 만들어진 가래를 묽게 해 쉽게 배출되게 하는 것, 기침을 일으켜 가래를 배출하는 것으로 분류할 수 있다. 그러면 약국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반의약품 거담제는 어떤 것이 있을까?
‘판피린 큐액’ 및 ‘화이투벤 큐 연질캡슐’과 같은 종합감기약에 들어 있는 ‘구아이페네신’ 성분은 가래를 묽게 해 가래가 쉽게 배출되도록 한다. 하지만 가래만 많다면 이러한 종합감기약에 대부분 같이 들어 있는 기침억제 성분이 오히려 가래 배출을 막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가래 생성을 줄이는 의약품은 ‘리나치올시럽 및 캡슐(엘-카르보시스테인)‘이 있다. 점액 구성 성분을 분해해 점성을 낮춰 가래가 쉽게 배출되도록 하는 의약품으로는 ’뮤테란과립, 캡슐 및 시럽(아세틸시스테인)‘이 있다. 한편, ’가래 잡고, 기침 잡고‘의 광고문구로 유명한 ’뮤코펙트정 및 시럽(암브록솔)‘은 기도 내의 섬모에 작용해 점액섬모의 청소능력을 늘리고 기침을 통해 가래를 더 많이 배출하게 하는 약이다. ’구아이페네신 성분‘을 제외하고는 모두 2세 이상의 어린이가 시럽제로 복용할 수 있다. 2세 미만 소아에서는 복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필요하다면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한다.
‘리나치올시럽’은 항생제시럽과 혼합하면 색깔이 탁해지고, 냄새가 나는 등 변화가 일어날 수 있어 항생제시럽과 함께 처방돼도 따로 복용하는 게 좋다. ‘뮤코펙트정 및 시럽’은 매우 드물게 치명적인 피부질환인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리엘증후군이 생길 수 있어 이 약 복용 중 피부나 점막이 손상되면 즉시 복용을 금지하고 의사와 상담해야 한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일반의약품 거담제의 종류가 다양하기에 내게 맞는 의약품을 약사와 상의해 먹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일반의약품은 원인 치료가 아닌 일시적인 증상 완화제이므로, 단기 치료에만 쓰고 증상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시로 미지근한 물을 마시고, 실내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는 데 신경 쓰는 것이 가래를 삭이는데 도움된다는 점을 잊지 말자.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