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감기증상 있더라도
수분과 비타민 보충 충분히
가급적 낮시간 이동하는게
시차적응 피로회복에 도움
추수감사절을 시작으로 할리데이 시즌, 겨울 여행의 계절이 다가왔다. 겨울의 항공기 여행은 여름철에 비해 조금 더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다. 춥고 건조한 기내 상황과 낮이 짧고 밤이 긴 탓에 항공기를 이용한 장시간 여행으로 생체리듬이 더 쉽게 깨지기 때문이다. 겨울철 걸리기 쉬운 감기도 오래 계획한 여행을 망칠 수 있는 복병이다. 기침과 열감기에 취약한 아이가 있는 가족의 경우에는 비행날짜가 다가오기 전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 노심초사 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실제로 아이가 5살 무렵 비행 전날부터 구토를 동반한 열이 나기 시작해 결국 떠나지 못한 경험이 있는데, 비행기와 호텔 등의 모든 일정을 취소해 금전적 손해와 스트레스가 아주 컸다. 여행 전 건강한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행객들과 함께 좁고 건조한 비행기 실내에 머물며 장기여행을 하다 보면 자칫 건강에 위험을 가져올 수도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5~6시간 이상의 항공여행은 인체의 생체리듬에 영향을 끼친다고 보고, 5시간 이상의 항공여행을 장거리 여행으로 분류한다. 감기환자를 비롯한 호흡기, 심장관련 질환자, 여름보다 힘든 겨울의 시차적응 등에 대해 알아보자.
감기환자의 항공여행
겨울철 장거리 여행의 가장 큰 복병은 역시 감기라고 할 수 있겠다. 감기가 걸린 경우에는 평소보다 코와 귀 사이의 연결 통로가 좁아져 있는 상태로 항공여행을 할 경우 귀의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가벼운 감기라 하더라도 장시간 항공여행을 거치면 기관지의 증세가 악화될 가능성이 많다. 감기에 걸린 상태로 비행기를 탔을 때는 비타민과 수분을 충분히 섭취한다. 생수나 과일주스를 마시고 커피, 홍차, 술은 몸의 수분을 빼앗게되므로 삼가하는 것이 좋다. 목이 붓거나 기침이 나는 경우는 따뜻한 물을 수시로 마신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감기로 고열이 날 때는 탈진할 수도 있으니 수분 공급이 무척 중요하다. 나이가 어릴수록 사용하는 특정약과 처방전을 여행시에도 가지고 다녀야 한다.
호흡기 질환자의 항공여행
천식은 겨울철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비행기 실내처럼 저산소 환경에서는 갑자기 악화되기도 하므로 철저한 준비 후 탑승한다. 운항시 기내 압력은 해발 1,500~2,400피트의 고지에 올랐을 때와 비슷하기 때문에 보통 대기보다 저산소 상태가 된다. 대기 중 산소는 21%, 기내 공기의 산소량은 15%정도에 그친다. 관련질환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승객이라면 기내에서 산소를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지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개인용 산소탱크 휴대가 허용되지 않으므로 산소 공급기가 필요한 경우 항공사에 72시간 전 요청할 수 있다.
심장관련 질환자의 항공여행
사람의 혈관 길이는 약 12만km로 지구 둘레(4만km)의 3배가 된다. 이 모든 혈관이 막히지 않아야 원활한 혈액순환이 가능하므로 혈관 건강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해외여행 중 사망 사고가 발생했을 때 심근경색증이나 뇌경색 등 심혈관계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심혈관 질환자들은 해외여행에 앞서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심장약을 충분히 처방받고, 최근의 심전도, 치료과정, 상태 등을 기록한 진단서나 소견서를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비행기 고도가 높아질수록 기내 산소의 압력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런 현상은 협심증, 부정맥, 심근경색 환자들에게 자칫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겨울철 시차적응
해가 짧아 일찍 어두워지면 몸의 피로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여행을 떠나기 전 목적지 시간에 맞추는 노력을 하여 동쪽으로 여행시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고, 서쪽으로 여행시 조금 늦게 취침하면 여행지에서 피로감이 한결 줄어든다. 일반적으로 동쪽으로 여행시 시차적응이 더 힘들다는 점도 알아두자. 또한 수면 부족과 피로를 피하기 위해 가급적 낮에 이동하는 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일반적으로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밤 항공편을 이용하는데, 이는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해 목적지에 도착 후 수면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스트레칭과 마사지로 근육 완화
비행 후, 목과 어깨,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좁은 의자에 장시간 앉아 불편한 자세로 잠을 잔 경우 목과 허리에 가해진 무리로 후유증이 심하다. 추운 날씨로 피부와 근육이 경직되어 있을 때는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비행시 일정 간격을 두고 가벼운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병행하면 피로누적을 줄일 수 있다. 오랫동안 앉아 있다가 일어날 때는 갑자기 일어나지 말고 의자 끝에 엉덩이를 걸치듯 앉아 허리를 쭉 펴는 스트레칭을 하고 일어나는 것이 안전하다. 목이나 허리에 이미 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창가 쪽 보다는 복도 좌석을 선택해 움직일 수 있는 여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안전하다. 가장 많이 붓는 다리는 매시간마다 일어나 무릎을 구부려 가슴에 대거나, 허리를 구부려 팔을 땅에 닿게 하는 등 다리를 스트레칭 하는 동작을 반복하면 도움이 된다. 비행 후에도 꾸준한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하면 도움이 된다.
<이은영 객원기자>
겨울철 항공기 여행은 건강에 무리를 주는 경우가 많다. <사진제공- Los Angeles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