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에너지와 근육 사용
무릎^발목 부상 특히 조심
약간 덥다고 느낄 때까지
가볍게 10분 이상 움직여야
결승선 통과 후엔 정리운동
천천히 몸 식혀야 피로 사라져
10월 상달이다. 청명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다양한 마라톤 대회가 열리고 있다.
음악을 들으면서 달리는 ‘비트런’이나 여성을 위한 ‘우먼스 마라톤’, 뒤풀이 콘서트가 결합된 마라톤 등 이색 마라톤이 늘면서 젊은 러닝족까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조사한 ‘국민생활체육참여 실태조사’(2015)에서 마라톤이 축구와 배드민턴에 이어 참여율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마라톤은 장시간 방대한 에너지와 근육을 사용하므로 부상 위험이 높다. 특히 무릎과 발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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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ㆍ발도 스트레스 받아
발목은 체중의 3배 이상의 무게를 지탱할 수 있다. 그러나 무리하게 마라톤을 달리면 발목이 6배 이상의 무게를 부담해야 한다. 발목 연골은 두께가 얇고 관절면적이 좁아 하중 부담이 심할수록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발목염좌, 족저근막염, 아킬레스건 손상 등이 생긴다. 흔한 증상이라고 치료를 미루다간 관절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경봉수 바른세상병원 원장은 “마라톤의 가장 흔한 부상인 발목염좌는 파열음과 함께 멍과 붓기를 동반한 통증이 나타난다”며 “부상 후에도 발목이 덜렁거리고 갑자기 힘이 빠지는 불안한 느낌이 계속되면 보존치료와 관절내시경 치료를 받아야 연골 손상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무릎도 마찬가지다. 걷거나 서 있기만 해도 체중의 75~90%가 무릎에 쏠린다. 평소 걷는 양이 적다면 마라톤을 하면 무릎 연골이 손상되기 쉽다. 반월상연골판 파열은 가장 빈번한 마라톤 부상이다. 반월상연골판은 허벅지뼈와 정강이뼈 사이를 잇는 물렁뼈로 무릎 충격을 흡수하고, 관절을 원활히 움직이게 한다. 그런데 과도한 운동으로 연골이 마모되면 탄력을 잃고 ‘뚝’하는 소리와 함께 찢어지게 된다. 찢어진 연골판 조각이 관절 사이에 끼어 관절 움직임을 방해하면 아프고 무릎은 굽혀지지도 펴지지도 않게 된다.
경 원장은 “반월상연골판은 한번 손상되면 재생되지 않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며 “무릎 안쪽에서 사각거리는 소리가 난다면 정상 연골까지 손상될 수 있으므로, 손상 정도에 따라 관절내시경을 통한 봉합술이나 절제술, 연골판이식술 등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준비ㆍ정리운동, 천천히, 가볍게
마라톤 경기 도중 부상이 많이 생기는 것은 워밍업이 되지 않은 차가운 몸에 무리가 가해지기 때문이다. 근육ㆍ관절은 몸이 따뜻해야 탄력이 생기고, 근육이 무리하게 늘어나도 부상을 막을 수 있다. 근육 온도를 높이려면 전신을 10분 이상 가볍게 움직이며, 무릎과 다리, 엉덩이와 허리를 중심으로 스트레칭을 10초씩, 3번 정도 반복하는 것이 좋다. 과도한 준비운동은 오히려 바람직하지 않으며, 약간 덥다고 느낄 때까지 하는 게 효과적이다.
결승점을 통과한 뒤에도 정리운동이 필수다. 마라톤처럼 심폐를 강화하는 운동을 한 상태에서는 정리운동으로 천천히 몸을 식혀야 피로물질이 제거되고, 현기증이나 어지럼증도 막을 수 있다. 10분 정도는 트랙을 걸어 천천히 몸을 식히고, 스트레칭으로 신체를 이완해 주는 게 좋다.
땀이 잘 발산되는 옷을 입고, 충격 흡수가 잘되게 뒤꿈치 쿠션이 있는 운동화를 신는 것이 좋다. 옆 사람을 의식해 무리하게 달리지 않고, 힘들면 걸어야 부상을 막을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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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톤으로 인한 관절 부상을 줄이려면 준비ㆍ정리 운동이 필수다. 한국일보 등이 최근 주최한 ‘철원 DMZ국제평화마라톤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마라톤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