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제력 향상 실험결과
충동 억제의 효과연구 ‘지연 디스카운팅’측정
걷기와 조깅 운동그룹 훈련참가 많을수록 성과
수많은 맛있는 음식과 멋진 패션 아이템들이 득실거리는 세상에서 먹고 싶고 사고 싶은 유혹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다.
그런데 운동을 열심히 하면 그런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의지력과 자제력을 기를 수 있고, 충동적인 결정도 피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자제력은 무척 중요한 자질이지만 연습한다고 해서 더 많이 얻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하고 싶은 걸 포기해야 하는데 그게 재미있고 잘 되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한편 자제력이 없는 경우 치러야 하는 대가는 크다. 건강과 웰빙에 이상을 초래하면서 비만, 우울증, 재정 파탄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과 테라피스트들은 자제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해왔다. 여러 종류의 행동 요법과 상담이 가능성을 보여주었으나 그런 테크닉은 전문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대부분 비정상적으로 충동적인 사람들을 치료할 때만 사용되어온 것들이다. 그저 평소에 디저트를 참고 싶은 약간의 자제력이 필요한 보통 사람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 것들이었다.
행동수정(Behavior Modification) 최근호에 실린 새로운 연구는 캔자스 대학의 연구진이 운동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이루어진 것이다.
운동이 상당히 많은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기분을 좋게 만들기도 하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연구진은 혹시 운동이 사람들의 충동도 억제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정 하에 우선 4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소규모 선행연구를 실시했다.
이들은 평소 잘 움직이지 않고 과체중인 사람들인데 5K 경주 완주를 준비하는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연구에 임했다. 연구진의 목적은 심리적 영향을 포함한 몇 가지 훈련의 효과를 살펴보는 것이었다.
참가자들은 몇 가지 설문조사부터 시작했다. 그 중에는 지연 디스카운팅(delay discounting)도 포함돼 있었다. 그것은 나중에 있을 더 큰 즐거움을 위해 현재의 즐거움을 미룰 수 있는 능력을 테스트하는 심리학 측정법이다. 예를 들어 오늘 5달러를 받을지, 일주일 후에 15달러를 받을지, 선택하도록 하는 테스트로서 자제력을 측정하는 보편적 방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참가자들은 두 달 동안의 걷기와 조깅 운동을 시작하면서 연구진을 일주일에 3회 45분 동안 만나는 세션을 시작했다. 연구진은 계속 코치하면서 이들에게 어렵지만 지속가능한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격려했다. 매주 설문조사도 실시했다.
마침내 공식 훈련이 끝난 지 한달 후에 참가자들은 한번 더 테스트에 임했다.(실제로 이들 중 2명은 5K 경주에 나갔다) 결과는 매우 흥미로운 것이었다. 4명 중 3명이 지연 디스카운팅 테스트에서 자제력이 상당히 증가된 것으로 평가됐으며, 한 달 후에도 그 자제력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한 사람은 운동 훈련에 여러번 빠졌는데 충동 억제 테스트에서도 아무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번에는 같은 연구를 12명의 여성들에게 실시했다. 연령, 체중, 신체조건이 모두 다른 사람들이었는데 결과는 첫 번 선행연구와 동일했다. 대부분의 여성들이 걷기와 조깅 프로그램을 끝낸 후 자제력에서 놀라운 향상을 보였다.
향상의 폭은 참가자의 열심에 비례했다. 더 많이 훈련에 참가한 여성일수록 지연 디스카운팅 점수에서 더 큰 증가를 보였다. 이러한 개선은 훈련이 끝난 한 달 후에도 남아있었다. 대부분 그때쯤에는 운동량이 줄어들었는데도 말이다.
연구를 주도한 캔자스 대학의 응용행동과학 박사과정 중인 마이클 소피스는 운동이 자제력을 키울 수 있는 매우 간단한 방법임을 알려준 결과라고 말했다. 운동이 어떻게 컵케익의 유혹에 저항할 수 있게 해주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과거의 많은 연구들을 보면 규칙적인 운동은 뇌에서 상위수준의 사고력과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부분의 기능을 개조시킴으로써 충동 제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운동은 또한 사람들의 자제력에 추상적 심리적 영향을 미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것은 만족 지연의 중요한 형태로서, 운동할 때는 즐겁지 않지만 다 하고 나면 성취감이 대단해서 나중의 의사결정에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물론 이 연구는 총합 16명을 대상으로 한 것이고 그들의 실생활에서의 충동 제어능력을 계속 추적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이 규칙적으로 운동할 때 자제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소피스 연구팀은 결론지었다.
운동은 자제력 향상을 가져오지만 향상의 폭은 참가자의 열심에 비례한다. <사진 Patrik Giardino/ NY Times>
규칙적인 운동은 컵케익 디저트의 유혹을 물리칠 수 있는 자제력을 키워준다. <사진 isto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