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도 처서(處暑)가 지나면 입이 삐뚫어진다’라는 속담은 이제 옛말이 됐다. 10월이 지나도 도심 곳곳에선 모기 때문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들의 아우성이 가득하다.
날씨가 쌀쌀해지기 시작하면 농촌에선 9월부터 모기가 서서히 줄어들지만, 도심은 열섬현상과 밀집해 있는 대형건물 탓에 정화조에서 모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여름 모기’보다 독하다는 ‘가을 모기’, 모기에 물리면 찾게 되는 ‘바르는 약’의 비교를 통해 밤잠을 설치게 하는 모기들의 공격에서 해방되자.
예전에는 모기에 물리면 즉시 ‘물파스’를 발랐다. 그러나 벌레에 물렸을 때 사용되는 많은 제품들이 개발되면서 물파스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줄었지만 여전히 벌레물린데 사용하기 위해 물파스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많다.
벌레물림 치료제로 특화된 제품으로는 ‘버물리’와 ‘물린디’가 있다. 두 제품 모두 가려움증을 완화해 주는 항히스타민제 성분과 국소마취제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항히스타민제 성분은 모기가 분비하는 침 성분 등에 의한 알레르기 반응의 가려움증을 완화해 주고, 국소마취제 성분은 일시적인 마비감을 통해 가려움과 통증을 완화해 준다.
다만 ‘버물리’에는 통증을 완화하는 성분을 함유하고, ‘물린디’에는 진드기류의 감염이나 그로 인한 가려움을 초기에 차단하는 성분이 있다는 차이가 있다.
‘물파스’에도 항히스타민제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벌레물린데 발랐을 때 가려움을 완화해 주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염증 및 통증을 완화해 주는 성분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벌레물린데 뿐만 아니라, 삠, 타박상, 근육통 등에도 효과가 있다. 통증 부위를 따뜻하게 해줘 혈액순환 개선과 통증을 줄여 주는 성분도 있어 ‘물파스’는 가려움 억제보다 통증을 완화하는데 효과가 더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벌레물림 치료제는 초기에 발라야 하며, 이미 생채기가 났거나 너무 부어 아프다고 하면 항염 효과가 있는 연고를 발라야 한다. 아이가 벌레에 물렸을 땐 피부를 긁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 손톱을 짧게 깎아 2차 감염을 예방한다. 벌레 물린 부위에 침을 바르거나 긁으면 피부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벌레에 물리면 먼저 상처 주위를 깨끗이 씻은 후 증상에 따라 적절한 성분의 약을 사용한다. 가려움을 없애려면 항히스타민제가 함유된 약을 사용하고, 가려움과 통증이 동반하는 경우에는 항히스타민제와 살리실산이 함유된 약을 쓰는 것이 좋다. 또한 캄파 성분을 함유한 약은 어린이에게 경련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30개월이 되지 않은 유아에게는 사용해선 안 된다. 벌레물림 치료제를 사용한 후 발진, 발적, 종창, 통증,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거나, 5~6일간 사용해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약 사용을 즉각 중지하고 의사나 약사와 상의하는 게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