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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법무사팀

[행복한 아침] 나잇값 당위 명제

지역뉴스 | | 2017-09-30 19:19:27

김정자,수필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아침 저녁으로 느껴지는 소슬한 바람이 어느새 세월의 숫자를 떠올리게하고 차분하게 세월을 셀 수 있도록 생각을 명료하게 정리해 주는 것 같다. 거울 속으로 들여다 본 자화상을 다듬어내고 쉼 없이 손질 해낸 나잇값이 나이테로 남겨져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시간을 아끼며 주름잡듯 초조하게 달려오기도 하고 넉넉함을 과시하듯 시간을 멋있게 풀어내는 달인처럼 굴었던 가당찮은 위세까지도 난중일기처럼 생의 물결을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존재하는 모든 사물들에 가격이 있듯 생의 연륜에도 나잇값이라는게 나이의 길목에서 지키고 있다. 무엇으로 어떤 기준으로 나이값 가치를 매기고 값어치를 환산할까. 지금껏 발품 팔듯 세월에 투자해오며 숱한 다짐과 자책의 보람이 나잇값이 아닐까 한다.  값진 삶을 살아낸 분들은 후세에까지 영향력을 끼치게 되고, 죽음 까지도 값진 죽음으로 칭송받게 된다. 과연 나이의 가치는 얼마만큼의 보람된 삶의 흔적으로 존경의 대상이 되는지가 아무래도 나잇값을 매기는 기초적인 촌평이 되지 않을까 싶어 조심스럽다. 

 

품위있는 나잇값은 자연발생적으로 매겨지지는 않는다. 살아온 연륜에 어울리는 생각과 행동과 말로써 존경받기도 하고 철부지 노인네로 치부받기도 한다. 주름으로나 쌓아놓은 공적으로는 나잇 값을 평가하기는 힘들다. 부끄러움을 분변할 줄 알며, 배려와 겸손으로 옳고 그름을 가릴 줄 알아서 주위에 평안을 끼치는 격조있는 인품을 갖추었다면 기여코 내세우지 않아도 연륜의 향기가 담긴 고운 나이듦을 지닐 수 있으리라. 왕년을 내세우는 싸가지 노인네로 못나게 늙어가는, 꼰대로 꼴 값하는 노인네로 분류되지 않으며 나잇값 제대로 하는 어르신으로 대접받기 위해, 살아온 매무새를 새롭듯 다듬어야 할 계절 앞에 서있다. 비움과 결실을 배우고 황량한 마지막 계절을 마주할 준비를 해야하는, 황홀한 노을을 불태울 수있는 열정을 깊은 마음의 심곡에서 퍼올리며 값진 흔적을 남기려는, 고귀한 나잇값을 매김받을 수 있는 나이테 눈금을 그려내야 하지 않을까. 

 

노년이 되어보고서야 비로소 깊이 깨달은 것은 노년은 과거에 머물러 살고있다는 것이다.  생의 흔적은 온전히 혼자 그려낸 풍경화로 남겨지게 된다. 가을 들녘을 배경삼아 화려한 노란 색감으로 그려낸 햇살을 연모하는 해바라기의 연서가 그려지기도 하고, 묵은 그루터기에 생명을 피워내기 위해 빛살이 미쳐 닿이지 않았지만 기쁨으로 가녀린 줄기를 떠받쳐 오며 고스란히 세월을 묵묵히 담아낸 풋내음나는 수채화를 그려낸 시간도 떠오른다. 유약한 신명이 뿌듯하도록 가락을 울리고 싶었지만 나잇값 앞에서는 긴장 된 몸짓으로 적요해질 수 밖에 없나보다. 투명하도록 참다운 세상을 꿈꾸는 동안 무기력한 눈 빛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귓전에서 속살대는 아름다운 형용사들을 떠올리며 지친 심신을 일으켜 세웠던 나이테의 이력이 역력히 그려진 극명한 화폭도 바래지 않고 남겨져 있음을 본다. 바람과 돌과 구름의 벗이되어 정처없이 넘실대며 싱그럽기만 했던 소담한 환희가 물든 화폭을 그려내고 있었던 시간들이 아쉬움으로 남겨져있다. 익을대로 익어 농해지려는 나이 곁에 서다보니 시야가 지척인 안개 자욱한 태고의 고요가 들리기도 한다. 나이의 포만감조차 느껴보지 못한 사이에 채곡채곡 세월을 쌓아올리고 생의 높낮이를 분간해내며 등고선을 차분히 그려내고 있었던 것이다. 

 

나이의 길목에서 소용돌이치는 생의 옹이들이 눈부시도록 가슴을 저리게 한다. 세월이 속절없이 우뚝 다가와 서있을 때면 혹여나 세월을 허비하지는 않았는지, 옹골차게 시간을 뿜어내지 못하고 허사롭게 그리움만 키워내며 영욕과 뒤엉키며 때로는 부대끼느라 혹여나 세월을 낭비하지는 않았는지. 어디를 돌아보아도 슬픔 한 점없는 평상심을 붙들 수 있는 완충지대는 허공일 수 밖에 없지만 언제나 군말이 없어 좋다. 인생의 원심력을 따라 살아온 무게만큼 온전하게 가속력에 의한 소멸이 존재의 내력을 생략할 수도 있을 것이라서 세월을 내내 붙들어 두고 싶지만 이젠 호젓한 나이의 길목에서 연하디 연한 시어로 속말을 나누고 싶다. 마음이 평온해진다. 세월의 길목에서 서성이던 나잇값이 저만치에서 눈치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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