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역경 어렵지만 더 좋은 일 생길거야” 낙관적인 생각 가지고
스트레스를 무시 말고 가치관 새롭게 정립 도전의 기회로 활용
“이 순간도 지나가리니” 저지른 실수 자책 대신 앞으로 할 일에 포커스
역경에서 벗어나는 회복력(resilience)은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 중 하나다. 어린 시절에는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회복이 빠르지만 성인 특히
중년을 넘어서면 탄력성이 떨어지게 된다.
그러나 중년이야말로 탄력적 회복력이
가장 필요한 시기다. 인생에 찾아오는 모든 종류의 스트레스 요인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혼, 부모의 죽음,
커리어의 퇴보, 은퇴 걱정 등등.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어려운 도전에 맞설 방법이나 기술을 알지 못한다.
그렇다고 낙담할 필요는 없다. 젊었을
때보다 감정 조절이 잘 되고 삶의 경험이 쌓여있으니 미래를 바라보며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일이 그렇게 어렵지만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스트레스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회복력은 어느 때고 강화시킬 수 있는 감정의
근육이라고 말한다. 크고 작은 위기가
찾아오기 전에 회복력을 키워놓는 것이
필요한 한편, 현재 위기를 겪고 있거나
이미 겪고 난 후에도 감정의 빠른 회복을 위해 취하면 좋은 단계들이 있다.
뉴욕의 마운트 사이나이 이칸 의과대학 학장이며 회복력에 관한 저서(Resilience: The Science of Mastering Life’s Greatest Challenges)의 공동 저자인 닥터 데니스 차니는 지난해 간이식당에서 나오다가
그곳에서 해고된 전 종업원이 쏜 총에
맞아 크게 다쳤다. 힘든 회복기를 보낸
그는 “25년이나 회복력에 대해 연구한
것을 나 자신을 위해 사용하게 될 줄
몰랐다”면서 “준비가 돼 있어서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도 위기에 처했을 때
탄력적 회복을 위해 노력하는 일은
늦지 않다”고 말했다.
다음은 중년의 회복력 증강을 위해
연습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들이다.
■낙관적이 된다
낙관적인 성격은 타고나기도 하지만 배워서도 가질 수 있다. 낙관주의란 비참한 현실의 상황을 무시하는게 아니다. 예를 들어 직업을 잃었을 때 많은 사람들은 좌절한 나머지 “나는 절대 여기서 일어서지 못할거야”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낙관적인 사람은 “당장은 어렵지만 내 인생의 목표를 재정비하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을 찾아볼 기회가 될거야”라고 말하며 상황을 좀더 희망적으로 받아들인다.
사소한 이야기 같지만 긍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사람들과의 교제는 큰 도움이 된다. 닥터 차니와 함께 책을 쓴 예일 의과대학의 정신과 교수 닥터 스티븐 사우스윅은 “낙천주의는 염세주의와 마찬가지로 전염성이 있다”면서 “낙관적인 사람들과 어울리라”고 조언했다.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다시 쓴다
닥터 차니는 총격에서 회복하는 동안 자신의 삶이 영원히 바뀌었음을 알았다. 그러나 그는 상황의 틀을 재정비하면서 이제껏 배우고 연구한 것을 실제로 적용해 잘 회복함으로써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수천명의 학생들에게 롤 모델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개인적인 세계관과 자아의 가치관을 새로 정립할 때 더 많은 혜택을 보게 된다. 대학생활에 어려움을 겪지만 고난을 성장의 기회로 재구성하는 법을 배운 학생들은 성적도 좋아지고 중퇴율도 낮다는 연구가 있다.
하버드 연구에서도 스트레스를 도전의 기회로 삼은 사람은 스트레스를 무시하라고 배운 사람들보다 시험성적도 좋았고 스트레스 관리도 잘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쉽지는 않지만 자꾸 연습하면 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역경이 닥치면 우리는 자꾸 자책하면서 실수에 대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었을텐데 하는 안타까움 때문이다. 그러나 회복력을 북돋우려면 이미 저지른 실수가 아니라 앞으로 취해야 할 행보들에게로 포커스를 돌려야 한다.
힘든 상황이 절대 끝나지 않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 상황이 개인적이거나, 계속되거나, 영원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자신에게 분명히 이야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순전히 개인적인 실패란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이야기다.
■컴백을 믿는다
한참 힘들 때 나보다 더 힘든 사람들, 예컨대 전쟁 난민이나 암 진단을 받은 친구 등을 떠올리면서 위로받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남이 아니라 자신이 살아오면서 만나고 극복했던 역경을 떠올린다면 더 큰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과거에 이보다 더 힘들고 끔찍했던 경험을 지나온 걸 생각해보면 이쯤이야 쉽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월스트릿에서 간부로 일했던 샐리 크로첵은 공개적이며 굴욕적으로 해고당했다. 그러나 그 상황에서도 그녀는 자신에게 건강한 가족과 재정적 여유가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다고 말한다. 그때 그녀는 중학교 시절 왕따 당했던 깊은 상처와 고통스러웠던 이혼을 떠올렸다.
여성을 위한 온라인 투자 플랫폼 엘베스트를 최근 창업한 그녀는 “아무리 월스트릿이라 해도 7학년만큼 나쁠 수는 없었지요. 이건 커리어의 실패가 아니라 재기하는 과정이라고 믿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을 서포트한다
많은 친구와 가족들로부터 강력한 서포트를 받고 있는 사람은 위기를 헤쳐 나오기가 쉽다. 그러나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지원의 손길을 내밀 때 오히려 자신이 더 강해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회복력 전문가들은 이야기한다.
“회복력의 한 부분은 자신의 인생을 책임지는 것이고 자기가 의미 있고 목적이 있는 삶을 창조하는 것”이라고 조언한 한 전문가는 “대단한 일일 필요는 없다. 가족일수도 있고, 당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일에 참여한다면 난관을 뚫고 나오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 브레이크를 갖는다
스트레스는 인생의 한 부분이다. 스트레스가 없는 삶은 없으므로 스트레스를 바라보는 시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람은 몸과 마음에 모두 스트레스가 필요하다. 그러니까 스트레스 없는 삶을 추구하기보다는 이를 성장의 동력으로 삼는 자세가 필요하다.
역기 운동은 근육에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다. 역기를 들었다 놓았다 하면서 근육을 키우듯이 정신의 스트레스도 쉬며 회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가서 걷기도 하고 단 5분이라도 명상하거나 좋은 친구와 점심식사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스트레스로부터 브레이크를 갖는다.
■안전지대에서 나온다
회복력은 단지 부정적인 경험을 했다고 해서 그냥 생기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자신을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에 놓음으로써 회복력을 키울 수 있다.
닥터 그로펠은 휴가 기간 동안 아들과 함께 킬리만자로 산을 등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편히 집에서 쉴 수도 있지만 모험과 도전을 하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철인 삼종경기에 도전하기도 한다. 또는 혼자 비밀리에 습작해오던 시 작품을 시 경연대회에 들고 나가 낯선 사람들에게 발표하는 일도 할 수 있다.
닥터 차니는 이를 생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인체의 호르몬 시스템은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점점 줄임으로써 우리 자신이 스트레스를 보다 잘 핸들할 수 있게 해준다. 자신이 스트레스를 통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인생의 큰 스트레스 요인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중년은 탄력적 회복력이 가장 필요한 시기. 회복력은 훈련으로 강화시킬 수 있는 감정의 근육이다. <그림 Sarah William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