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교육원 진출 이후 상당수 한국학교 문 닫아
한글교육 대상 외국인 제한 뉴욕은 별 영향없어
애틀랜타 교육원 "최대한 마찰∙중복 줄이겠다"
5개월여의 준비 끝에 지난 10일 정식으로 개원한 애틀랜타 한국교육원(원장 조재익)에 대해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의 교육부가 미주에서는 29년 만에 개설한 애틀랜타 한국교육원은 동남부 6개주를 대상으로 한국어 보급과 한국학교 활동 지원 그리고 한국문화 소개를 주요 활동 목표로 정하고 있다. 한인사회가 교육원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바라 보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그에 못지 않다. 한국어 교육이라는 교육원의 주 기능이 기존 한인사회 한국학교들과 중복돼, 잘 활동하고 있는 상당수 한국학교들이 되레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늘고 있는 것이다. 모 교회 한국학교의 한 관계자는 "한글교육이라는 근본적인 교육 목표가 같은데다 한국교육원이 개설하는 강의는 수업료도 무료라 학생들이 많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며 걱정했다.
그렇다면 애틀랜타 한국교육원의 등장은 기존 한인사회 한국학교들에게는 오히려 해가 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본지가 이미 오랜 기간 동안 한국교육원이 설치돼 활동하고 있는 다른 지역 사례를 조사해 봤다. 그 결과 한국교육원의 운영방식 여부에 따라 기존 한국학교의 명암이 갈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LA 한국교육원의 경우 자체적으로 평일 이틀간 한국어 수업, 주말에는 특활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한인, 외국인 관계없이 각 학급별로 나눠 수업을 진행한다. 그러다 보니 한국교육원의 한국어 수업 개설 이후 상당수 성당과 교회가 운영하는 한국학교들이 문을 닫았거나 학생규모가 절반으로까지 줄었다. 다만 한국정부 국고 지원을 받는 개척교회소속 한국학교들을 예외였다. LA 한국학교 관계자는 "한국교육원의 수업이 무료인데다 대상과 교육목표도 동일해 학생수가 많이 줄었다"며 "또 한국어가 주변 공립학교들에서 정식 과목으로 채택되면서 한국학교를 찾는 학생들도 생각보다 많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반면 뉴욕은 상황이 다소 달랐다. LA와는 다르게 뉴욕 한국교육원은 외국인 성인만을 대상으로 한국어 강의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현지 한 한국학교 관계자는 “한인 1.5세, 2세를 우선으로 하는 한국학교와는 교육원이 교육대상을 달리함으로써 특별한 마찰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애틀랜타 한국교육원의 경우 오는 9월 시범적으로 한국어 강의를 개설해 운영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조재익 원장은 일단 교육대상과 강의일자 등은 최대한 기존 한국학교와의 마찰과 중복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결국 교육원이 특히 교육대상을 누구로 하느냐에 따라 애틀랜타의 한국학교들이 LA의 전철을 밟게 될 지 혹은 뉴욕의 선례를 따라가게 될 지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인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