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 촬영 따른 방사선 양
전체 3%에도 못 미치지만
많이 노출땐 암 위험 높아
정기검진서 CBCT는 피해야
치과에 가면 의외로 엑스레이를 많이 찍는다. 의자에 앉아있는 채로 소형기구로 찍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자주 찍다 보면 은근히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 뉴욕타임스의 한 독자가 새 치과전문의를 찾아갔더니 X 레이를 22장이나 찍었다며 그럴 필요가 있는지, 위험하지는 않은지 질문했다.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의 치과의사 새라 더크스는 덴티스트가 그렇게 많은 X레이를 찍는 건 확실히 지나치다고 말하고, 미국치과협회는 치과의사가 엑스레이에만 의존해 환자를 진단해서는 안 되며 먼저 입 안을 점검해 충치나 잇몸 질환이 있는지 살펴본 다음 특정 부위에 엑스레이를 찍을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치과에서 사용하는 엑스레이는 보통 미국인들이 평생 의료영상(medical imaging) 촬영으로 받게 되는 방사선 양의 3% 이하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가능하면 더 적게 사용하려는 노력은 언제나 필요하다. 의료영상으로 인한 방사선은 평생에 걸쳐 몸에 쌓이게 되고 더 많이 쐬일수록 암 발병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덴탈 X 레이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중 많이 사용되는 것은 다음의 4종이다.
■바이트윙(Bitewing) X레이: 날개 모양의 X선 필름 받침을 입에 물고 찍는 것으로, 비교적 적은 양의 방사선을 사용해 의사가 육안으로 볼 수 없는 치아 사이의 충치를 보여준다. 치아가 썩은 것이 눈으로 보일 정도면 근간 치료(root canal)가 필요한 상태다.
■파노라믹 X레이: 치아 전체와 그 밑의 뼈까지 한 장의 엑스레이에 세밀하게 담는 촬영으로 특수 기계가 머리 주위를 돌며 촬영한다. 발치나 치아교정 때 주로 사용되며 바이트윙 엑스레이에 비해 3~4배의 방사선을 쏘게 된다.
■치근단주위(Periapical) X레이: 한번에 2~3개의 치아를 위에서부터 뿌리까지 찍는 영상으로 감염이나 치아 부식으로 인해 뿌리 부근에 생긴 종기를 보여준다. 필름을 끼운 홀더를 치아 사이에 세워서 꽉 물고 찍는데 방사선 양은 바이트윙과 비슷한 정도다.
■덴탈 콘빔CT(CBCT): 치아와 치근, 그리고 턱을 3-D 이미지로 스캔하는 엑스레이로 다른 엑스레이에 비해 방사선 노출 양이 많다. FDA는 다른 방법으로 알 수 없는 임상 정보가 꼭 필요할 때만 CBCT 스캔을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치과의사들은 처음 찾아온 환자에게 엑스레이를 찍도록 하고 있다. 이때 치과협회가 권하는 것은 어금니 바이트윙 엑스레이와 파노라믹 엑스레이다. 또는 의사가 보기에 문제 있는 부위가 있을 때 어금니 바이트윙과 몇장의 치근단주위 촬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모든 치아마다 바이트윙과 치근단주위 촬영으로 전체를 찍는 것은 오랜 세월 많은 치과 치료를 받았거나 치아 전체가 썩었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하지 말도록 치과협회는 권고하고 있다.
첫 방문 이후에 얼마나 자주 엑스레이 촬영을 하느냐는 치아 상태에 달려있다. 충치가 잘 생기는 사람은 6~18개월마다 바이트윙을 찍어야 한다. 그러나 치아 상태가 좋고 관리를 잘 하는 사람은 2~3년에 한번 찍는 것이 좋다고 치과협회는 조언한다. 이런 정기 검진에서 CBCT를 찍는 일은 절대 추천하지 않는다. 또 세포 분열이 빠른 어린이들은 성인보다 민감하기 때문에 방사선 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들이 최근 대두되고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치과에서 엑스레이 찍는 회수를 줄이고 싶어한다. UCLA 치과대학의 방사선과 부교수인 닥터 산제이 말리야는 “방사선 양이 아주 적다고 말해도 환자의 우려를 없애지는 못한다. 그보다는 엑스레이를 찍었을 때 환자가 얻게 되는 이점을 설명하는 점이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즉 치과의사들은 엑스레이를 찍을 때 그 필요성을 입증할 수 있어야 한다. 환자가 왜 찍느냐고 물어봤을 때 병원 규정이라거나 늘 이렇게 한다는 식의 대답은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치과 엑스레이는 미국인들이 평생 의료 촬영으로 받게 되는 방사선 양의 3% 이하지만 더 적게 사용하려는 노력은 언제나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