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을 기다려 온 여름휴가, 설레는 마음만큼 현실은 녹록하지 않다. 출발부터 밀리는 고속도로, 유명 관광지마다 북적이는 인파, 물 만난 듯한 바가지 상혼과 불친절한 서비스에 시달리고 나면 휴가가 또 다른 스트레스다.
조금이라도 덜 붐비는 곳에서 나만의 특별한 휴가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관광벤처기업이 제안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관광벤처기업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관광분야의 창업 활성화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매년 초 공모전을 통해 선정하는 기업이다.
1.하늘에서 보는 환상적인 오름, 제주 열기구 체험
중력에도 묶이지 않는 자유를 느낀다. 제주 동쪽 송당리 목장지대에서 동이 트기 전 하루 단 한 차례 16명을 태운 열기구가 떠오른다. ‘오름열기구투어’는 2015년 창업한 관광벤처기업으로 30년 베테랑 조종사가 직접 운영한다.
약 50분간 세계자연유산인 거문오름, 용눈이오름, 백약이오름 등 오름 군락지 150m 상공을 비행한다. 둥그런 분화구 주위로 몽글몽글 피어난 숲, 미니어처 같은 마을과 소떼 풍경, 그리고 성산일출봉 너머 바다에 번지는 태양 빛이 장관을 이룬다.
바람이 가는 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번 보는 풍경도 다르고 이륙 장소와 착륙 장소가 변하는 점도 매력이다. 비행이 끝나면 새벽에 모였던 장소로 이동해 약 30분간 샴페인 축하 파티를 진행한다. 성공적인 열기구 비행을 축하하는 만국 공통 의식이다. 조종사가 직접 비행인증서도 교부해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증서로 남긴다. 흔치 않은 관광 상품인 만큼 1인 39만6,000원으로 비용이 만만치 않다. 8월 말까지 가족 4인 이상 예약 시 10%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www.oreumballoons.com
2.호젓한 홍천강에서 즐기는 수상 레저 체험
강원 홍천은 서울에서 1시간30분이면 닿을 수 있어 휴가기간이 짧은 직장인에게 제격이다. 소셜 액티비티 플랫폼 ‘프렌트립’이 ‘당일치기 홍천강 SUP & 카약 투어’ 상품을 내놓았다. 제대로 놀 줄 아는 대원과 함께 홍천강에서 카약 혹은 SUP(스탠드업 패들보트) 중 하나의 액티비티를 즐기고, 맛집에서 점심 식사를 한 후, 홍천의 관광 명소 수타사를 관람하는 수상레저 체험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지역 특산물을 선물하고 서울 버스 왕복 서비스까지 포함한 가격이 4만원이다.
SUP는 보드 위에서 패들을 젓는 수상 스포츠로 일반 서핑에 비해 쉽게 배울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 카약을 선택하면 흐르는 강물에 몸을 맡긴 채 홍천강 일대의 녹음을 호젓하게 즐길 수 있다. 아쿠아슈즈 또는 물에 젖어도 되는 신발이 필수다. 최소 15명부터 진행하며 인원이 미달될 경우 24시간 전에 알리고 전액 환불한다.
https://www.frip.co.kr/products/15809
3.푸른 바다를 꿈꾸며…프리다이빙 자격증 교육
수면만 떠다니는 스노클링이 시시하다면, 스쿠버 다이빙은 너무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프리다이빙을 배워 보는 건 어떨까. 관광벤처 ‘아웃도어크루’가 22일 단 하루 서울 올림픽공원 수영장에서 프리다이빙 베이직 자격증 교육생을 모집한다.
프리다이빙은 복잡하고 무거운 스쿠버 장비 없이 자신의 호흡만으로 바닷속을 자유롭게 누비는 익스트림 스포츠다. 베이직 커리큘럼은 해양 실습으로 나가기 전 필수 코스로 초보자들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장비와 안전교육부터 다이빙 노하우까지 전문 강사가 하나하나 코치해 준다. 참가비는 20만원이며 이론교육 2시간30분, 수영장교육 2시간으로 진행한다. 슈트, 핀, 스노클, 마스크 등 교육에 필요한 기본장비는 제공하고, 수영장 입장료 1만2,000원은 별도로 내야 한다. 최소 교육 인원은 4명이며 인원이 미달될 경우 교육을 취소하고 전액 환불한다.
http://outdoorxcrew.com
4.지역 어민과 함께하는 야생 돌고래 탐사
지금껏 알지 못했던 제주 바다를 만난다. 관광벤처 '디스커버제주'가 제주 바다를 잘 아는 선장과 야생 돌고래 탐사를 떠나는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수족관에서 돌고래 쇼를 하다가 풀려난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와 그 가족들을 만날지도 모른다. 좁은 수족관에 갇힌 돌고래를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는 감동이다.
제주 해안가 주민들은 어릴 적 수영을 하거나 배를 타고 조업하며 수시로 돌고래를 봐왔기 때문에 돌고래가 친근한 존재다. 탐사를 떠나는 바다는 제주 남서부 연안으로 돌고래 관측 확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탐사선은 화려한 요트나 유람선이 아닌 제주 어민들의 배를 이용한다. 여기에 토박이 제주 선장의 경험담이 더해진다. 배는 돌고래 보호를 위해 한 번에 3대 이상 접근하지 않고, 돌고래가 헤엄치는 반경 50m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 등 세계야생동물보호기금의 준수사항을 따른다. 관람객이 돌고래를 만지거나 먹이를 주는 행위도 제한한다. 탐사는 최소 6명, 최대 11명으로 진행한다. 탐사 시간 50분, 비용은 3만8,000원(12세 이하 3만3,000원)이며 기상상황으로 취소할 경우 전액 환불한다.
http://discover-jeju.com
<최흥수기자>
관광벤처 오름열기구투어 중 내려다보는 풍경. <한국관광공사 제공>
관광벤처‘프립’의 당일치기 홍천강 카약.
관광벤처‘디스커버제주’의 야생돌고래 생태체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