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이 허락하는 한도내에서 뛰고 걸었다’. 현대인의 불치병중 하나인 허리 통증을 완치한 사람이 의학관련 TV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한 말이다. 아파도 통증을 참고 가까운 산에 오르면서 운동을 지속한 결과 의사도 못고친 허리 통증에서 해방됐다는 것이다.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잘 일어서지도 못하는데 과연 걷고 뛰는 것이 가능할까?
걷거나 뛰면 허리 통증을 악화시키는 것처럼 여겨졌지만 반대로 허리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보고서가 소개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간단하게 뛰는 조깅이나 빠른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는 사람들이 허리 건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추간판’(디스크)의 건강 상태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훨씬 양호했다.
기존의 학설에 따르면 달리기와 같은 운동이 척추에 무리를 줘 디스크 건강을 해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인간의 등은 여러개의 척추뼈에 의해 지탱되는데 척추뼈 사이 사이마다 쿠션 역할을 하는 디스크가 있다. 디스크는 점성의 액체 물질로 허리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한 뒤 쿠션 작용을 해 다시 제자리로 돌려 놓는 역할을 한다. 노화, 질병, 부상 등으로 디스크가 퇴화하거나 불룩 튀어 나와 허리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허리 운동을 하면 척추 근육을 강화시켜 허리 통증을 완화시킨다는 기존 연구가 있었지만 퇴화된 디스크를 직접 강화시키는 방법에 대해서는 그간 알려진 방법이 많지 않다. 최근 발표된 보고서들에 따르면 조깅 정도의 간단한 달리기, 또는 빠른 걷기 운동이 디스크 건강을 회복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웨덴 연구팀이 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 쥐가 달리기를 하는 동안 충격을 대비하기 위해 디스크가 눈에 띄게 부푸는 현상이 발견됐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관찰됐다. 호주 디킨 대학 연구팀은 79명의 성인 남녀를 모집 달리기와 디스크 건강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의 약 3분의 2는 평소 달리기를 하는 사람들로 일주일에 30마일 이상 장거리를 뛰는 사람과 12~25마일정도 뛰는 그룹으로 구분했다. 나머지 그룹은 평소 전혀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로 구성됐다.
연구팀이 각 그룹의 디스크를 MRI를 이용해 촬영한 결과 달리기 그룹에 속한 사람들의 디스크는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크기가 컸을 뿐만 아니라 점성 물질의 양도 훨씬 많은 것으로 관찰됐다. 달리기 거리에 따른 디스크 건강 상태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30마일 그룹과 12~25마일 그룹의 디스크 크기와 액체의 양은 거의 동일했다.
연구팀은 어느정도의 운동량이 디스크 건강 회복에 가장 이상적인 지에 대한 실험도 진행했다. 실험 결과 시간당 약 4마일 정도 속도의 빠른 걷기 운동을 실시할 때 디스크 건강 상태가 가장 양호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당 약 4마일 속도는 빠른 걸음 또는 간단한 달리기 정도의 운동량에 해당된다. 이속도보다 늦게 걷거나 시간당 약 5.5마일 이상의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경우에는 디스크 건강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 <준 최 객원기자>
간단한 달리기와 빠른 걷기 운동이 허리 디스크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