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여름 먹거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는 토마토다. 이 시기에 토마토는 어느때 보다 맛나게 영글기 때문이다. 대지와 태양을 양껏 먹고 자란 7월의 토마토는 달면서 시면서 짭짜름하기까지, 그야말로 한 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농축된 맛이 난다. 토마토가 과일인지 채소인지 하는 질문은 중요하지 않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떤 음식 문화권에서도 유용하게 쓰이는 작물이기 때문이다. 맛있게 토마토 먹는 법에서 토마토 페스티벌까지 이모저모를 알아본다.
보통 크기 하루 2개 정도 먹으면 적당한 영양 섭취
여름철 맛있는 샐러드서 아이스크림까지 레서피 다양
캘리포니아 8~9월 샌타로사 등 곳곳서 토마토 축제
▶맛도 영양도 좋은 토마토
토마토의 원산지는 페루, 칠레, 콜롬비아, 에콰도르, 볼리비아 일부 지역을 관통하는 안데스산맥 서쪽이다.
토마토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는 채소 중 하나로 매년 1억톤 정도 생산되고 있다. 전세계에서 토마토를 키우는데 사용되는 경지는 300만헥타르에 달한다. 이중 30% 정도가 아시아에서, 미국 등 북미에서 20%가량이 생산된다.
토마토가 가장 맛있는 계절은 여름이다. 오이, 수박, 멜론과 마찬가지로 여름에 수확되는 여름채소이기 때문이다. 비옥한 땅에 심어져 햇빛을 듬뿍 받고 자랐을 때 영양분이 더 풍부하며 특히 리코펜과 글루타민산을 풍부하게 만들어낸다.
그렇다면 어떤 토마토가 맛있는 것일까. 일단 달아야 하며 동시에 신맛도 충분해야 한다. 신맛 없이 달기만 해서는 밍밍하다. 짠맛도 필수다. 짠맛엔 감칠맛이 따라온다. 특별히 소금 간을 하지 않아도 맛이 진해 간이 맞는 것이 맛있는 토마토의 조건이다.
빨갛게 잘 익은 토마토는 감칠맛을 낸다. 글루타민산이 풍부해 마치 다시마 같은 느낌이다.
토마토는 영양의 보고다. 비타민 A가 20%, 비타민 C가 28% 함유된 것을 비롯 비타민 B6(5%)와 마그네슘(3%)도 들어 있다. 이외 강력한 항산화성분인 라이코펜이 풍부하다.
그렇다면 토마토는 하루에 몇 개 정도를 먹는 것이 좋을까. 120g 정도하는 보통 사이즈 토마토의 칼로리는 22정도, 이런 점에서 2개 정도가 적당하며 작은 방울토마토라면 20개 안팎이면 충분하다.
토마토의 품종은 수 십 가지에 이를 정도로 다양해 일괄적으로 종류를 비교하기는 힘들다. 단 빨간 계통은 보통 유럽계 토마토로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며 당도가 낮고 수분이 적다. 과일처럼 먹기보다는 요리에 많이 쓰인다. 햄버거나 샌드위치 속에 넣기에도 좋다.
일본계 토마토로 불리는 도색계 토마토는 수분이 많고 향긋하며 진한 맛을 자랑한다. 대개 껍질이 얇고 당도가 높아 그냥 베어 물어 먹어도, 아무 것도 넣지 않고 갈아서 주스로 마시기에도 좋다.
▶어떻게 먹어도 맛있는 토마토
토마토는 어떻게 먹어도 다 매력적인 맛을 낸다. 어린 추억 속 토마토라면 갸름하게 썬 토마토에 설탕을 솔솔 뿌린 맛을 기억할 것이다. 흥건하게 빠져 나온 토마토 속즙은 설탕을 만나 화룡점정을 이뤘고 토마토를 담았던 접시에 고인 즙은 달고 시원했다. 물론 요즘에는 설탕을 넣어 먹는 사람들이 드물기는 하지만.
주스가 귀하던 시절엔 맛있는 주스로 변신하기도 했다. 강판에 석석 갈거나 아니면 믹서에 휙 갈아서 농도 있는 액체를 만들어내고 거기에 설탕이나 꿀을 한 술 듬뿍 넣으면 묵은 갈증이 다 풀렸다.
뭐라해도 가장 맛있는 것은 토마토를 통째로 베어 물 때다. 터질 듯 얇은 껍질이 입에 들어오자 마자 풍부한 과즙이 뿜어져 나온다.
토마토 자체가 맛있으려면 여름철 수확은 필수며 특히 완숙 토마토여야 한다. 다 익기 전에 따 유통 과정에서 붉어진 토마토는 다소 밍밍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인기만점 토마토 샐러드
토마토 샐러드는 요즘 인기 메뉴다. 레시피는 집에서도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하다. 한 입 크기로 썬 토마토에 소금을 살살 뿌려 과일향을 지닌 좋은 올리브오일을 뿌리고 뒤섞으면 끝. 여기에 다른 재료가 추가되면 각기 다른 이름의 샐러드가 된다.
예를 들어 슬라이스 한 토마토와 프레시 모차렐라 치즈를 겹쳐 놓고 소금과 올리브오일, 발사믹 식초를 흩뿌리면 카프레제 샐러드가 완성된다.
또 토마토와 방울토마토와 비슷한 크기로 썬 리코타치즈, 혹은 두부를 곁들이면 이 또한 리코타치즈 토마토 샐러드와 토마토 두부 샐러드로 변신한다. 두부 샐러드엔 소금이나 발사믹 식초 대신 간장도 드레싱으로 어울린다.
타코, 부리토, 엔칠라다 등 남미 음식에 들어가는 살사 소스는 재료와 조리법으로 보자면 샐러드가 그대로 소스가 된 것이다. 잘게 다진 토마토, 양파, 빨간 파프리카나 피망에 실란트로와 라임즙이 들어가면 근사하다.
이밖에 에피타이저로도 변신할 수 있는데 토마토 칩ㆍ젤리ㆍ차, 토마토 가스파초와 샐러드, 토마토 게살 타르타르, 도다리 롤에 곁들인 다양하게 조리한 토마토, 벌꿀 토마토 아이스크림, 토마토 빙수도 만들 수 있다.
▶캘리포니아 토마토 축제
흔히 토마토 페스티벌 하면 스페인을 먼저 떠올리지만 캘리포니아 곳곳에서도 토마토 축제가 열린다.
지난 3월 코로나 델마에서 토마토 축제가 열린데 이어 오는 8월 12일에는 우드랜드에서, 8월18일에는 페어필드에서 토마토 축제가 펼쳐지며 9월5~7일에는 비교적 규모가 큰 샌타로사의 토마토 축제(theheirloomexpo.com)도 방문객을 맞이한다.
영양의 보고, 토마토가 가장 맛이 있는 계절이 돌아왔다. 7월의 토마토는 달고 시며 짭잘한 농축된 맛이 난다. <이해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