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지난 5일 샌호제에서 개막한 ‘2017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음성인식 비서 시리와 연계된 인공지능(AI) 스피커 ‘홈팟’(HomePod)를 공개하면서 AI 스피커 시장에서 글로벌 기업들 간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AI 스피커 시장은 선두주자인 아마존의 ‘에코’, 구글의 ‘구글 홈’, 삼성의 ‘인보크’와 함께 애플의 홈팟이 치열한 4파전을 벌이게 됐다.
팀 쿡 애플 CEO는 WWDC 기조연설에서 “홈팟은 정말 멋진 새로운 AI 스피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홈팟은 오는 12월 미국과 영국, 호주에서 먼저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349달러로 책정됐다.
홈팟은 에코나 구글홈 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이다.
시리를 부르면 답변을 하는 것은 다른 AI 비서와 동일하지만, ‘팟’으로 명명한 것에서 보듯 음향의 성능에 주안점을 뒀다고 애플 측은 밝혔다. 필립 실러 애플 수석부사장은 “홈팟은 애플뮤직과 시리를 합친 제품”이라며 “홈팟을 ‘음악 연구가’(musicologist)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홈팟은 음악을 틀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뉴스나 날씨, 교통상황 등도 알려준다. 홈팟을 이용해 목소리만으로 문자를 보낼 수도 있고, 가정 내 조명이나 가전제품 등을 조작할 수도 있다. 음성 명령을 통해 애플TV 조작도 가능하다.
구글은 지난달 열린 자사 개발자 대회 ‘I/O 2017’에서 AI 스피커 구글홈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구글 어시스턴트’ 기능을 강화할 계획을 발표했다.
구글은 이용자가 집안에 있거나 외출했을 때 각각의 상황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가 인수한 하만카돈은 마이크로소프트(MS) AI 기술인 코타나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 스피커 ‘인보크’를 지난달 공개했다. 인보크는 360도 방향으로 사운드를 내보내는 원통형 기기로, MS의 인터넷전화 서비스 스카이프도 이용할 수 있다.
월스트릿 저널은 “인보크는 올가을께 출시될 예정”이라며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연계될 인보크가 나오면 에코, 구글홈, 홈팟 등과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NYT)는 “애플 WWDC 기조연설에서 가장 눈길을 끈 홈팟의 경우 음악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이 얼마나 좋을지가 가장 큰 의문”이라며 “애플은 자신들의 비서 시리의 기능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진 것만으로는 기능 향상은 미미한 수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애플 홈팟.
아마존 에코
구글 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