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고인 조사 명령 불응했다가” $월권행위 비난
이민단속에 휴대폰 추적$불체자 구금중 사망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불법이민자 단속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권자까지 감금시키는 이민당국의 무분별한 단속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LA타임스는 26일 시민권자인 50대 히스패닉 여성이 최근 경험한 불법 감금 사례를 소개하면서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무분별한 단속과 월권행위를 지적했다.
신문에 따르면 과달루페 플래센시아(59)는 지난 3월29일 10년 전 법원에서 참고인 조사에 응하라는 명령에 불응해 샌버너디노 경찰국에 입건됐다.
하룻밤을 유치장에서 세운 플래센시아는 샌버너디노 경찰국 직원으로부터 “ICE가 당신을 심문하는데 동의한다는 서류에 서명을 하라”는 요청을 받고 “나는 미국 시민권자”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요청에 겁이 난 플래센시아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튿날 그는 랜초 쿠카몽가에 있는 웨스트 밸리 구금센터에서 나와 ICE의 차량에 수갑을 찬 상태에서 옮겨 탔다.
그녀는 당시 매우 억압적 분위기 속에서 공포에 떨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딸이 ICE 요원들에게 자신의 여권을 보여주고 나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플래센시아를 대신해 샌버너디노 경찰국과 ICE에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인권단체,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은 ICE가 지역경찰에 대한 무분별한 불법 이민자 구금 요청이 플래센시아와 같은 억울한 경험을 낳게 했다면서 ICE의 월권행위를 비판했다.
ICE의 권한 남용은 이뿐만이 아니다. 전과가 없는 불법 체류자들도 단속대상에 대거 포함시키는가 하면 불법 이민자 단속에서 휴대폰 위치 추적장치까지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ICE에 붙잡혀 구금된 비합법 이민자들이 사망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불법 이민자 구금센터에 수용돼있던 인도 출신의 아툴쿠마르 바붑하이 파텔(58)은 고혈압과 당뇨 증세를 보인 뒤 지난 17일 오후 애틀랜타 그래디 메모리얼 병원에서 호흡 곤란으로 사망했다.
앞서 파텔은 10일 에콰도르를 떠나 애틀랜타 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하려다가 필요한 이민서류를 갖추지 못해 ICE에 넘겨진 뒤 조사를 받고 불법 이민자 구금센터에 수용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