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대당 3,814달러 제공 작년보다 13%↑ 불구
새 차 30%가 판매전 딜러에서 90일 이상‘낮잠’
자동차사‘인센티브 강화냐-감산이냐’딜레마
지난 4월 신차 구입시 사상 최대 규모의 인센티브가 제공됐지만 실제 판매는 굼떴던 것으로 나타났다. 새차의 30%가 팔리기 전까지 딜러에서 90일 이상 머물렀던 것으로 딜러들에게는 악재로, 소비자들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JD파워와 LMC 오토모티브가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올들어 지난달까지 4개월간 자동차 메이커들이 전국적으로 투입한 인센티브 규모는 164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억달러, 13%가 증가했다.
다양한 형태로 신차 1대당 소비자 등에게 돌아간 인센티브는 평균 3,814달러로 1년 전에 비해 460달러가 늘었다. 트럭과 SUV는 578달러가 증가한 3,740달러씩이, 세단은 308달러가 늘어난 3,938달러가 지급된 셈이다.
4월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로 종전 기록은 2009년 4월, 신차 1대당 3,393달러였다. 이에 비하면 올해는 421달러, 12.4% 더 많은 인센티브가 지급된 셈이다.
JD파워에서 자동차 산업 분석을 담당하는 데어드레 보레고 수석부사장은 “자동차 판매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자동차 메이커와 딜러들이 ‘제살깎기’ 식으로 투입하는 인센티브 확대에 기댄 부분이 크다”며 “장기적인 안목에서 자동차 산업은 심각한 위협에 놓여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기록적인 수준의 인센티브를 제공했지만 신차 판매는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으로 자동차 판매의 속도를 가늠하는 신차 판매까지 걸리는 기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JD파워에 따르면 올들어 신차가 팔리는데까지 걸린 평균 기간은 70일로 나타났고 특히 30%는 팔리기 전 딜러에서 90일 이상 머물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보다 3%포인트 늘어난 것으로 막대한 인센티브를 퍼붓고도 신차가 화끈하게 팔리지 않았고 덩달아 딜러의 차고도 빠른 속도로 비워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국 단위 최대 딜러십으로 꼽히는 오토네이션의 마이크 잭슨 CEO도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MSRP(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제시하는 가격)의 10.5%까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며 “MSRP의 10%가 영업의 마지노선인데 이미 이를 넘어섰다”고 털어놨다.
보레고 수석부사장은 “수요 증가세는 제자리 걸음인데 재고는 꾸준히 증가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인센티브를 늘리거나, 생산량을 줄이거나 양자택일해야 될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판매된 신차의 평균 가격은 3만1,380달러로 4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4월에 비해 3% 감소한 145만대로 나타났다. 다만 올해 4월은 딜러 업계에서 따지는 실제 판매 일수가 지난해에 비해 적었기 때문에 일일 판매량은 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류정일 기자>
사상 최대규모의 인센티브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한달동안 신차의 30%가 자동차 딜러에서 90일 이상 머물렀던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계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