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스테이크를 덜 먹는다.
2005년부터 2014년의 10년 사이에 미국인들의 쇠고기 소비량이 5분의 1에 해당하는 19%나 줄어든 것으로 자연자원방어위원회(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의 새로운 조사 결과 나타났다.
비영리 환경보호단체 NRDC는 이와 함께 닭고기와 돼지고기 소비량도 조사했는데 쇠고기만큼 큰 폭은 아니지만 이 역시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 한편 미국인들은 치즈와 버터, 녹색잎 야채를 더 섭취한다고 이 단체는 밝혔다. 건강에 대한 우려로 미국인들의 식습관이 서서히 바뀌고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연구 결과다.이것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힘든 투쟁을 벌이고 있는 환경보호 운동가들에게 희소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왜냐하면 소들을 사육할 때 엄청난 양의 온실 개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NRDC는 이 변화로 인해 3,900만대의 자동차가 방출하는 매연과 같은 양의 대기오염이 줄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것은 2015
년 미국에서 등록한 차량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5,700만대의 자동차가 방출하는 배기개스의 양만큼 오염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미국인들이 쇠고기를 적게 먹는 식탁으로 변화한 배경은 환경보호 차원보다는 음식이 건강과 웰빙 라이프에 미치는 영향을 더 많이 인식하게 된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소비자 연구회사 민텔(Mintel)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비프를 덜 먹는 이유에 대해 물었을 때 37%는 가격을 제1 원인으로 꼽았다. 또 35%는 닭고기와 두부 등 다른 식품에서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4분의 1보다 조금 넘는 사람들은 콜레스테롤과 포화지방에 대한 걱정 때문에 식생활을 바꿨다고 답했다.
전국목장주 쇠고기협회(National Cattlemen’s Beef Association)는 쇠고기 소비가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수출이 늘어난 탓에 미국 내 쇠고기의 공급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닭고기나 돼지고기와의 경쟁이 더 심해진 것을 꼽았다. 2010년부터 2013년 사이에는 특히 가뭄으로 사료 가격이 급등해 목장주들이 사육을 줄였고, 그로 인해 쇠고기 가격이 올랐다는 점도 덧붙였다. 소는 2년 정도 사육해야 잡을 수 있기 때문이 이제 서서히 회복세에 접어들었으며 앞으로 쇠고기 소비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이들은 보고 있다.
한편 쇠고기 업계는 1975년 이래 지난 40년 동안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온실 효과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3분의 1로 줄었다고 밝히고, 쇠고기 소비량과 자동차 배기개스를 비교해 대기 오염도를 산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며 소비자들은 쇠고기를 덜 먹는 것보다 과일 야채 등의 음식물을 적게 버리는 것으로 탄소 배출량 감소에 더 많이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농무부에 따르면 육류의 소비는 2007년 정점을 찍은 후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일인당 쇠고기 소비량은 1976년 최고였으며 이후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육류였으나 1990년대 중반에 닭고기가 이를 제치고 가장 많이 먹는 육류로 올라섰다.
새로운 보고서에 의하면 탄소발자국을 가진 다른 음식들, 오렌지주스와 냉동감자 등의 소비 역시 괄목할만한 감소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먹는 모든 음식 중에서 쇠고기가 가장 큰 탄소 발자국을 갖고 있다. 소들이 먹는 사료는 석유 원료의 비료에서 자라는 것이고, 이들의 소화체계는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환경에 해로운 오염물질인 메탄개스를 방출하기 때문이다.
미국인들이 건강을 위해 소고기 섭취를 크게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