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자·노른자 모두 오래 될수록 탄력성 약화
냉장고 안쪽, 밀폐된 용기에 보관하는게 좋아
달걀의 품질이 저하되는 과정
달걀의 생명은 신선도라고 할 수 있겠다. 마켓에서 달걀을 구입해 유통기한을 확인해 보면 한 달 가량으로 유통기한이 생각보다 긴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는 달걀이 병아리로 발달하기 까지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있기 때문으로, 파손되지 않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 두면 여러주 동안 먹을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달걀 속에는 병아리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일체의 재료, 화학 장치와 연료 등 모든 것을 담고 있어 이러한 생명력을 발휘하게 되는데, 이는 동물성 식품들 가운데 찾아보기 힘든 매우 특이한 성질을 띄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암탉을 떠나는 순간부터 달걀은 몇가지 중요한 점에서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가장 근본적인 화학적 변화로 노른자와 흰자 모두 알칼리성으로 변해간다는 점을 들수 있다. 이것은 달걀이 이산화탄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는 흰자와 노른자에 용해되어 있을 때는 탄산의 형태를 취하지만 서서히 기체 형태로 껍데기의 구멍을 통해 빠져나가게 된다. 달걀에서 특히, 흰자의 알칼리화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만큼 뚜렷한 시각적 변화를 보이는데, 신선한 흰자는 빛을 굴절시킬 수 있는 정도의 큰 덩어리로 뭉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서로 단단하게 뭉쳐 탄력있는 질감에 탁한 흰색을 띄고있는 것으로 보인다.
알칼리화가 진행되면 단백질의 뭉치는 힘이 약해져 흰자의 질감이 묽어지며 색은 투명해지게 된다. 달걀 프라이를 하려고 팬 위에 깨트려 봤을때 흰자가 탄력있게 뭉쳐 모양을 유지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경우를 확연히 알 수 있다. 기체의 형태로 증발해 버리는 양은 달걀을 삶아 껍질을 깠을때 선명히 드러난다. 완전한 달걀 모양이 아니라 윗부분이 잘려 나간듯 깍여나간 형태의 달걀이 오래된 달걀임을 증명한다.
신선하지 않은 달걀의 노른자가 쉽게 터지는 이유
노른자의 변화는 흰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미하지만 단순한 물리적 변화가 있다. 노른자는 흰자보다 용해된 분자들이 더 많은데, 이러한 흰자와 노른자 사이의 삼투압 불균형으로 말미암아 흰자 속의 수분이 노른자 막을 관통해 노른자 속으로 침투해 들어가도록 하는 압력이 작용하게 된다. 냉장 온도에서 하루에 5밀리그램의 수분이 노른자 속으로 침투하게 되는데, 이는 노른자의 팽창을 야기하고, 이로 인해 노른자가 묽어지고 막이 늘어나 약해져있는 상태로 껍질을 깨트렸을때 쉽게 노른자가 쉽게 터지게 되는 것이다.
가정에서의 보관
달걀 속에서 여러가지 변화가 일어나는 마지막 단계로 달걀 껍질에 나 있는 미세한 구멍을 통해 자체의 수분을 잃어간다. 그로 인해 달걀 내용물의 부피가 줄어들며 끝부분의 공기 주머니가 점점 커진다. 갓 낳은 달걀의 공기 주머니는 3밀리미터가 채 되지 않는다. 달걀의 신선도를 알아보기 위해 하는 실험 중 찬물에 담가서 바로 가라앉는 것이 신선한 달걀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기주머니가 작을수록 달걀이 빨리 가라앉기 때문이다. 또한, 달걀의 흔들림이 많을수록 흰자가 묽어지는 속도가 빨라지므로 냉장고 문쪽 선반에 두기보다는 안쪽 선반에 놓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달걀이 원래 들어있는 종이박스보다 밀폐용기에 옮겨 담아 보관하는 것이 수분손실을 훨씬 줄일 수 있다.
달걀의 생산후 가공 운반 과정
이처럼 자연적으로 불가피한 달걀 품질의 저하를 지연하기 위해 달걀 생산자들은 여러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암탉의 산란 즉시 수거해 바로 온도를 식힌 다음, 따뜻한 물과 세제로 껍데기의 박테리아를 살균한다. 과거에는 이산화탄소와 수분의 소실을 지연키시기 위해 씻은 달걀을 미네랄 오일로 코팅하기도 했는데, 오늘날에는 대부분 산란, 가공, 운반의 과정이 이틀을 넘기지 않으므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지는 않는다. 마켓에서 달걀을 구입한 후 최대한 빠른 속도로 집의 냉장고에 넣는 것이 살모넬라균의 증식으로 부터 달걀을 안전하게 보호 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은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