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릿 베이스’이민개혁법안
가족 이민 대폭 축소 추진
트럼프 대통령의 합법이민개혁안이 현실화되면 신규 이민자 규모가 50%까지 급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13일 LA 타임스는 캐나다 방식의 소위 ‘메릿 베이스’(Merit Based) 이민개혁안으로는 트럼프 대통령이 기대하는 경제적인 효과보다는 신규 이민 유입 규모를 현재보다 40∽50%까지 대폭 축소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합법이민개혁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적은 없으나 고학력·전문직 이민자를 우대하는 캐나다 방식의 ‘메릿 베이스’이민을 선호한다는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에는 현행 가족초정 이민 제도와 영주권 추첨제 폐지가 포함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어 트럼프 방식의 합법이민개혁이 실현되면 신규 이민규모는 현재의 연간 100만명에서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수 있다는 것이 신문의 지적이다.
신문은 백악관측은 구체적인 언급을 자제하고 있으나 지난달 연방 상원에 발의된 소위 ‘레이즈 법안’(Raise Act)이 트럼프 대통령의 합법이민개혁 구상에 근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공화당 탐 코튼(아칸소) 상원의원은 법안을 발의하기 전 트럼프 대통령과 합법이민개혁안을 놓고 논의했다고 밝혀 법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 같다는 점을 내비치기도 했다.
코튼 의원의 이 법안을 적용하면, 우선, 가족이민 초청 허용대상을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로 제한해 현행 가족이민에서 ▲시민권자의 부모, ▲시민권자의 형제·자매, ▲시민권자의 미혼 성인 자녀, ▲시민권자의 기혼 성인 자녀, ▲영주권자의 미혼 성인 자녀 부문을 모두 폐지하도록 하고 있다. 사실상 가족초청 이민제도가 사라지는 셈이다.
또, 무작위 추첨을 통해 매년 5만명에게 영주권을 부여하는 ‘영주권 추첨제’(Visa Lottery)도 폐지한다.가족이민이 사실상 폐지수준으로 대폭 축소되고, 비숙련 취업이민 대폭 감축될 뿐 아니라 난민 수용 규모도 절반 이하로 줄 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0대의 코튼 상원의원은 공화당 원내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친 트럼프 그룹의 대표주자 중 한 사람이여서, 이 법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합법이민개혁 구상을 상당히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신문은 ‘메릿 베이스’ 방식을 도입하지 않은 현행 이민시스템으로도 이미 고학력·전문직 이민자들이 대거 충원되고 있다며 신규이민 규모를 대폭 축소하려는 트럼프식 이민개혁은 장기적으로 미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00년 25%에 그쳤던 신규 이민자 중 대졸자 비율은 2015년 현재 31.4%로 크게 높아졌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