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17%는 수면 무호흡증 환자
중년 이후 생체리듬 변화… 새벽에 일찍 일어나
우울증→수면 부족→종일 피곤→우울‘악순환’
잠은 건강에서 빼놓을 수가 없는 부분이다. 밤에 푹 쉬고 다음날 생활해야 전신 건강에도 도움된다. 미국 수면의학회(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에서는 성인은 최소 7시간 수면을 취할 것을 권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인구의 1/3은 7시간 미만으로 잠이 부족한 상태다.
잠이 부족하다면, 불면증 때문에 잠을 못 이룬다면 원인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프리벤션(pvention) 3월호에 실린 깊은 잠을 방해하는 육체적, 정신적 문제들을 체크해본다.
# 수면 무호흡증(Sleep Apnea)
많은 사람들이 이 증상은 과체중인 남성에게만 나타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수면 무호흡증은 잠을 자는 동안 코골이 때문에 호흡이 멈추는 것이 몇 초에서 1분동안 100회까지도 발생하는 수면장애다. 결국 자다깨다를 반복한다.
여성도 나이가 들면서, 특히 폐경기를 통과하면서 남성처럼 수면 무호흡증에 시달릴 수 있다. 스탠포드 수면 의학 센터의 라파엘 펠라요 수면 전문가는 “여성이 건강한 정상체중이어도 수면 무호흡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17%는 수면 무호흡증 환자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중 85%는 진단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은 남성과 증상이 다르다. 코골이 증상이 남성에게서는 두드러지지만, 여성은 덜하다. 브라운대학 알퍼트 의대 여성 의학의 부학장 캐서린 샤키는 “여성의 증상은 수면 부족으로 나타나는데, 적당한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는다거나, 행동이 서투르거나, 피로, 우울증 또는 불안증 등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해결책은= 수면 무호흡증이 의심되면 주치의를 찾는다. 수면 전문의를 찾아가 보는 것도 도움된다. 수면 전문의는 전문학회 연합체(American Board of Medical Specialties) 웹사이트 (certificationmatters.org)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가장 흔히 추천되는 치료법으로는 지속적 기도 양압 호흡기CPAP(continuous positive airway pssure) 치료로 잠을 자는 동안 공기 흐름을 유지시켜주는 장치를 하는 치료다.
#생체시계 변화
생체시계는 일종의 인체내에 있는 시계로 밤에 피곤해서 잠드는 시간, 아침에 깨는 시간이 정해진다. 하지만 40세쯤에 이 생체시계가 변화한다. 과학자들은 아직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는데, 워싱턴 주립대학 수면 연구소 한스 밴 돈겐 소장은 “중년 이후 우리 인체는 자연적으로 좀더 일찍 깨기 시작하고, 수면시간도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60대가 되면 30대 보다 2시간 더 일찍 일어난다는 것.
◆해결책은= 취침시간을 인체의 새로운 수면 스케줄에 적응시켜본다.
일찍 자고 일찍 깬다고 생각하면 된다. 물론 이전보다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이 너무 일찍 깰 까봐 걱정될 수는 있지만, 예전보다 일찍 잠 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간주한다.
#경증 우울증(mild depssion)
주요 우울증 (major depssion) 환자는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잠든 상태 유지가 힘든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는데, 경증 우울증인 경우도 주요 우울증환자처럼 수면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조사에 따르면 경증 우울증 여성 환자의 약 17%가 수면 문제가 있다. 경증 우울증 증상은 부정적인 생각, 과도한 우려, 에너지 저하, 근육통 등으로 주요 우울증 보다는 증상이 경미한 정도다.
또한 경증 우울증을 앓고 있는 여성은 수면 문제로 진단 받을 가능성이 낮다.
팔로 알토에 소재한 사설 심리학 상담소인 ‘테라피네스트’(TherapyNest)의 알티 굽타 디렉터는 “수면과 경증 우울증은 복잡한 관계다. 무엇이 근본 원인인지 진단하기 어렵다”며 “악순환의 관계다. 우울증 증상으로 좋지 않은 수면 습관이 만들어지는데, 잠을 못 이루고 한밤중까지 깨어 있는다”며 “ 잠을 제대로 못 자고 밤에 쉬지 못하면 다음날 피곤하고, 우울하며, 경미한 우울증으로 생활하기 힘들고, 또 다음날 수면 부족의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해결책은=경증 우울증 증상은 폐경기 여성 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주치의에게 정신 건강 병력에 대해 상담하거나 심리학자와의 진단을 통해 우울증 증상이 폐경기 전에 있었는지 또는 호르몬 변화때문에 우울증이 생기거나 악화됐는지를 찾아야 한다. 치료는 심리 치료, 생활습관 변화, 약물 치료 등을 각각 하거나 병행한다.
#갑상선 문제
갑상선 기능 항진 또는 저하증은 도미노 효과로 호르몬 불균형을 초래하며 결국 잠을 못 이루거나 숙면을 취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만든다. ‘타이로이드 커넥션’(The Thyroid Connection)이란 책을 쓴 에이미 메이어스 박사는 “갑상선 기능이 항진되면 가슴이 마구 뛰고, 아드레날린 분비는 갑자기 증가하며, 또한 불면증과 불안증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갑상선 기능이 저하되는 증상은 여성은 50세 이후에 흔히 나타날 수 있는데, 이중 35%는 수면 무호흡증을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갑상선 문제는 여성이 남성보다 8배 가량 발생률이 높다. 더구나 약 60%는 불면증이 갑상선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모른다. 메이어스 박사는 “수면 장애의 근본 원인이 갑상선 장애라는 것을 정확히 진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갑상선 문제에 동반되는 우울증, 체중 증가나 감소, 불안증, 위장 장애 등 문제들이 수면 장애와 관련이 없어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해결책은=예전에는 갑상선 자극 호르몬 수치만 봤지만, 요즘에는 갑상선 기능 검사로 갑상선 자극 호르몬(TSH), 유리 T4(free T4), 유리 T3, 트리요오드 타이로닌(T3), 갑상선 항체 등 혈액 검사를 이용해 검사한다.
호르몬 균형을 위해 의사 처방전 약물을 복용하기도 하며, 요오드ㆍ셀레늄ㆍ아연 등이 풍부한 식이요법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갑상선 기능을 개선시킬 수도 있다.
#위산 역류
꼭 핫번(Heartburn, 속쓰림)이 아니어도 위산 역류 때문에 수면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이스턴 버지니아 의과대학 데이빗 존슨 위장병학 교수는 “핫번 증상이 있다면 속이 불편해서 잠에서 깰 수 있다. 그러나 속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이 없더라도 식도로 역류한 위산 때문에 위장 근육이 지나치게 수축하거나 약해지는 반사가 일어나 잠을 방해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만성 위산 역류 환자의 수면 장애 발병률은 2배 이상으로 높다.
◆해결책은=생활 습관의 변화가 중요하다. 과식은 피하고 조금씩 음식물을 섭취하며, 야식도 피해야 한다. 위산 역류 예방을 위해 체중 감량도 필요하다. 위산 역류 증상이 있을 때는 제산제를 복용하거나 다른 오버-더-카운터 약을 사용한다. 그러나 가끔 있던 증상이 정기적으로 나타나면 주치의와 상담한다.
#간병인이 된 경우
예기치 않은 질병이나 사고 때문에 가족이나 친구의 간병인이 된 경우의 스트레스도 만만치가 않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간병인의 76%가 수면 질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여성 간병인은 남성보다 50% 더 간병에 시간을 할애하는 것으로 나타나 수면 부족 같은 건강 문제를 더 악화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또한 성에 관계 없이 간병인이 되면 정신 건강에 어려움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가족이 위중하거나 치매에 걸린 경우 옆에서 간병하는 사람의 정신적인 고통은 수면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해결책은=잠을 충분히 자면서 마음의 평안을 가져야 한다. 또한 환자를 위한 시설을 보충하고, 밤중에 환자 보살핌을 위해 가족과 번갈아 교대를 하거나, 추가로 밤 시간을 위한 간병인을 고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배가 과하게 나온 경우
복부지방이 쌓여 배가 나온 경우 누우면 인체는 호흡하기 위해 힘들게 일해야만 하고, 결국 수면 장애로 이어진다. 또한 뱃살은 인체 염증 수치를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수면을 조절하는 신경 경로를 방해할 수 있다.
◆해결책은=존스 홉킨스 대학 연구팀은 뱃살을 줄이면 수면 문제가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칼로리 섭취를 줄이고, 운동하면 전체적인 체중 감량에 도움된다. 올리브 오일, 견과류, 아보카도 등 단일 불포화 지방산 섭취를 늘린다. 예일 대학 부속 예일-그리핀 예방 연구 센터의 창립 디렉터 데이빗 캣츠 박사는 “단일 불포화 지방산 섭취를 늘리면 체중 증가 및 당뇨병, 심장질환, 복부 지방에 대비한 큰 예방책이 된다”고 지적했다.
#비타민 D 부족
미국 성인의 40% 이상이 비타민 D 부족이다. 비타민 D부족은 심혈관계 질환, 암, 뼈 문제, 수면 문제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버드 공중 보건 대학 연구팀은 비타민 D 수치가 낮은 12%는 5시간 미만으로 수면을 취했으며, 57%는 90분 또는 그 이상 한밤 중에 잠에서 깼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해결책은=인체에서는 햇빛에 노출되면 자연적으로 비타민 D를 생성한다. 그러나 일일 권장량의 600 IU에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겨울철이거나 피부색이 검은 편이라면 부족할 수 있다. 혈액 검사를 통해 비타민 D 부족 여부는 알 수 있는데, 기름진 생선, 달걀, 비타민D 강화 우유나 오렌지주스 등을 통해서도 수치를 높일 수 있다. 음식을 통해서 여성은 대개 하루 144~276 IU정도를 섭취한다. 저명한 임상 심리학자이자 수면전문의인 마이클 브레우스 박사는 “하루 1,000 IU의 비타민 D섭취와 비타민D섭취 흡수율을 높이기 위해 500 mg마그네슘 섭취를 함께 할 것”을 환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호흡 문제
계절성 앨러지나 감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코가 막힌 상태에서는 숨쉬기가 힘들어 잠에서 뒤척거리거나 제대로 푹 잠을 자지 못한다.
코 중앙에서 콧구멍을 나누는 비중격이 휘어진 비중격 만곡증이거나 비용종(nasal polyps), 편도선 비대증, 혀 비대증 등은 영구적으로 기도를 좁게 만든다. 또한 이런 문제들은 수면 방해를 증가시키는 요인들이다.
뉴멕시코 앨버커키 소재 수면과 건강 연구소 연구팀이 만성 불면증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의 90%가 호흡기 문제로 한밤중에 잠에서 깨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결책은=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상황이면 옆으로 누워 잠을 자는 것이 도움된다. 뉴욕 알버트 아인슈타인 의과대학의 이비인후과학 스티븐 박 교수는 “바로 누우면 호흡기 문제는 더 악화될 수 있으며 옆으로 눕는 것이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 문제를 찾아야 한다. 코에 부착하는 코테이프(Nasal breathing strip)나 CPAP 사용이 도움될 수도 있으며 수술적 방법이 고려되기도 한다.
잠 들기 어렵거나 푹 자지 못하고 자주 깬다면 신체적, 정신적 근본 원인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