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여대생 말리부서 실종 한달째 '오리무중'
10대 히스패닉 35명...인신매매·납치 피해당해
20세 한인 여대생 일레인 박씨 실종 사건이 발생 한 달을 넘도록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지난 6개월 새 남가주를 비롯한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박씨의 경우처럼 여성이 실종된 사건이 5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박씨를 찾기 위해 친지들이 개설한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지난 2016년 9월부터 올 2월까지 캘리포니아 전역에서 발생한 여성 실종 신고 사례들을 구글 뉴스 검색을 통해 집계한 자료가 게재됐다.
이에 따르면 이 기간 박씨 사건을 포함해 실종 신고가 된 여성들의 사례는 총 49건으로, 이중 LA를 포함한 남가주 지역에서 38명, 북가주 지역의 경우 11명이 실종 상태에 있거나 실종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남가주의 경우 실종 여성 중 아시아계가 2명, 백인 3명을 제외한 33명이 히스패닉계로 나타났고, 연령은 35세, 28세, 25세, 20세 각각 1명씩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이 14~18세의 청소년들이었다. 실종 신고된 여성 들 가운데 2명은 무사히 발견됐고, 1명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납치되는 도중 탈출한 1명을 제외하면 아직까지 실종 상태로 남아 있는 여성이 34명이나 되고 있다.
이같은 여성 실종 사건들 가운데는 인신매매나 납치 등 범죄 피해도 상당수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A 경찰국(LAPD)에 따르면 지난 1월 한 히스패닉계 여성은 무기를 든 또 다른 히스패닉계 2인조에 납치된 후 수시간 만에 반라 상태로 팔다리가 테입에 감긴 채 발견되기도 했으며, 이 피해 여성은 당시 매춘 조직에 팔려갈 뻔했다가 가까스로 풀려났다는 진술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선셋 블러버드 사설탐정소의 스티브 폴락 소장은 “납치는 피해자들이 주로 다니는 통학길이나 통근길에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많은 넓은 길로 다니고 정해진 통학길 및 통근길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다니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전했다. 또 “특히 데이팅앱이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만난 사람을 처음 만나기 전에는 가족이나 친구에게 식당 등의 사진을 찍어서 현재 장소를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월28일 말리부 지역에서 차량과 소지품만 발견된 채 실종된 일레인 박씨를 찾기 위해 가족과 친지들은 현재 사립탐정을 고용해 박씨를 찾고 있다. <예진협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