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에 매주 1시간 유급 휴식 추진
“섹스는 멋진 운동, 전국에 확대 실시하자”
“사생활 간섭”“시간 너무 짧아” 찬반 시끌
스웨덴의 한 공직자가 일과 삶의 균형을 개선하고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제안을 내놓았다: 시 공무원들에게 매주 한 시간씩 근무 중 집으로 돌아가 성관계를 가질 수 있도록 유급 휴식시간을 주자는 것.
스웨덴은 이미 세계 최고의 사회복지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유급 육아휴직 기간이 부부 합해 480일이나 되며 전국민 의료보험을 제공하고 있고 커피와 과자빵을 음미하는 일종의 커피브레이크 휴식인 ‘피카’는 신성불가침으로 간주된다.
스웨덴 북부마을 오베르토르네아의 시의원 페르-에리크 무스코스(42)는 이 같은 베니핏에 더해 한 가지를 추가하자고 이번 주 제안했다. 550명 시공무원들에게 정부보조의 섹스를 누릴 권리를 제공하자는 것인데 그는 동료 시의원들에게 이 섹스 휴식시간이 출산율을 올려 지역 인구감소의 해법이 될 뿐 아니라 권태기 결혼생활에 자극도 되어 공무원들에게 삶의 활력을 줄 수도 있다고 그 제안 동기를 설명했다.
이 제안은 즉시 전국의 관심을 끌었고 지지와 반대가 시끌시끌한 뜨거운 논쟁으로 이어졌다.
“섹스는 또한 훌륭한 운동도 되기 때문에 직원들의 웰빙에도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라고 지적한 무스코스 시의원은 이 지역 시 공무원들은 이미 시행되고 있는 주 1시간의 피트니스 액티비티 시간을 활용할 수도 있다면서 피트니스 대신 집으로 돌아가서 배우자나 파트너와 섹스를 해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제안은 이번 봄에 표결에 부쳐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족수 31명의 시의회에서 단순과반수로 통과될 수 있다. 현재는 찬반이 양분된 상태다.
“우리는 출산을 장려해야 하는데 섹스가 부족한 상태다. 일상생활은 스트레스로 가득 찼고 집엔 늘 자녀들이 있다…이번 안이 시행된다면 부부는 집에 아무도 없는 시간에 단 둘 만이 있을 수 있게 된다”고 무스코스 시의원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토르네 계곡의 인구 4,500명의 마을 오베르토르네아 시의회에서 자신의 제안을 설명하며 강조했다.
그의 제안엔 찬사와 야유, 비판이 동시에 쏟아졌다. 일부 반대자들은 독신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섹스 휴식 파트너를 찾기 위해 근무시간을 온통 데이팅 앱에 소비할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 20일 무스코스 시의원이 시의회에서 이 제안을 발의하자 일부 의원들은 낄낄댔고 일부는 불편해 했다. 그러나 성에 대해 가장 개방적인 진보국가에 속하는 스웨덴인 만큼 이런 파격적 제안도 크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화제는 되었다. 스웨덴 전국의 미디어들이 자극적인 헤드라인으로 요란하게 보도했으니까. ‘익스프레선’ 신문은 침대에 함께 있는 남녀의 사진과 함께 “제안 : 직원들에게 근무 중 섹스를 하게 하자”라는 제목으로 이 제안을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무스코스는 이 제안이 조크가 아니라고 강변했다. 그러나 실제적 시행에 문제가 있음은 인정했다. 예를 들어 직원이 이 휴식시간 중에 집에 돌아가 섹스 대신 산책을 한다 해도 이를 적발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 제안은 유럽의 각국들이 격변하는 시대에서 보다 질 높은 삶에 대한 열망과 숨통 조이는 일 사이의 균형잡기를 모색하는 중에 나온 아이디어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주35시간 근무제와 헬스케어 보조, 긴 휴가 등을 시행 중인 프랑스에선 최근 사회주의 정부가 종업원들에게 ‘접속 차단 권리’를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종업원 50인 이상의 사업장의 경우 종업원이 근무시간외에는 이메일이나 스마트폰 등의 업무연락을 거부해 사생활을 방해받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스웨덴은 유럽국가 중에서도 종업원의 만족을 우선시하는 선두주자가 되어 왔다. 고덴부르그의 남부도시에선 1일 6시간 근무제를 시험 시행되기도 했다.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중단은 되었지만 지지자들은 6시간 근무제가 직원들을 더 행복하게, 건강하게 헤서 생상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실제로 민간기업인 도요다 서비스센터가 비즈니스 호황에 도움이 되었다고 그 긍정적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인구감소 현상에 대한 우려는 스페인, 이태리, 독일 등을 포함한 전 유럽국가들에 만연되어 있다. 최근 덴마크에선 피임이 아닌 임신에 집중하는 성교육 클래스를 시작했으며 한 여행사는 “덴마크를 위해 (임신)하라!” 캠페인을 벌이며 임신하기 위한 로맨틱한 커플여행 상품을 선전하고 있다. 덴마크인들이 섹스를 하는 비율은 평일보다 휴일에 46%나 높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육아휴가가 넉넉하고 이민이 많은 스웨덴은 유럽에서 가장 출산율이 높은 나라 중 하나다. 그러나 최근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성과학자인 말린 한손은 무스코스 시의원의 제안에 찬사를 표하면서 “섹스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잠을 잘 자게 하며 면역력을 높이면서 부부 사이의 친밀감을 갖게 해준다…만약 내가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라면 난 이 제안을 전국에서 시행토록 하겠다. 스웨덴에서 섹스는 그저 또 하나의 운동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고덴부르그 대학 사회학 교수 로타 델베도 근무시간 중 잠깐의 격렬한 운동은 생산성 제고 등 많은 장점이 있다면서 “이런 운동엔 섹스도 포함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기혼자로 2명의 20대 딸을 둔 델베교수는 고용주가 종업원의 부부관계 시간을 정해주는 것은 웃기는 일이라며 “근무 중 배우자를 만나는 것은 멋진 일이지마 그때 꼭 섹스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더 회의적이 사람들도 많다. 주민의 세금으로 공무원의 근무 중 섹스를 지원하려 하느냐는 질책도 있고 섹스 파트너가 없거나 섹스를 못할 신체적 상태인 사람, 섹스를 하기 원치 않는 사람들에겐 불공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한 젊은 사람은 “지금 한 시간 동안 집에 가서 아이를 만들어라”는 것은 고용주가 상관할 일이 아니다“라고 분개했고, 한 나이든 남자는 ”한 시간이라고? 그 시간으론 부족한데…“라면서 제안이 너무 인색하다고 불평했다.
지난해 스웨덴의 한 여름축제 광경. 부부 합해 최장 480일의 육아휴직과 전국민 의료보험 등 사회복지 천국으로 꼽히는 스웨덴에서 한 소도시의 시의회가 파격적인 출산장려대책을 추진 중이어서 화제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