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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기 모습, 머리 위로 보여요”… 탁 트인 공항이 성큼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2-16 10:04:21

항공기,인천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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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몰 3배 넘는 크기에

교통센터와 거리 불과 59m

버스 승차장은 실내에 조성

와이파이로 다양한 안내도

현재 공정률 90% 넘어

이르면 4월 완공… 10월 개장

8일 오전 인천 중구 운서동 인천국제공항 서쪽 도로를 따라 북쪽으로 차로 20분 가량 달리니 인천공항 소방서 옆으로 거대한 공사장 입구가 보였다. 인천공항 북쪽에 제2여객터미널과 제2교통센터, 계류장, 진입도로 등을 짓는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 현장이다.

2터미널로 들어가는 차량 진입로인 터널 위로는 차량 수십 대가 오고 갈만큼 넓은 도로가 가로질러 건설되고 있었다. 3단계 건설사업 홍보전시실 관계자는 “항공기가 지상에서 이동할 때 쓰는 유도로가 터널 위에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2터미널 이용객들은 머리 위로 항공기가 지상 주행하는 진귀한 장면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진입 터널을 지나면 녹색 천이 깔려있는 공원과 수변공간 조성 예정지 뒤로 마무리 공사 중인 정부합동청사 건물이 나왔다. 이곳에는 세관과 출입국관리사무소, 검역소 등 CIQ(세관·출입국관리·검역) 기관들이 들어올 예정이다.

합동청사 뒤로는 2교통센터가 자리잡고 있었다. 2교통센터에는 버스와 공항철도, KTX 등 대중교통 시설과 3,715면의 단기주차장이 들어설 계획이다. 2터미널에는 단기주차장 외에 3,743면의 야외 장기주차장도 만들어진다. 1터미널은 교통센터와의 거리가 223m에 이르렀으나 2터미널은 그 거리가 59m로 줄었다. 2터미널은 이용객들이 비바람, 추위, 담배연기 등을 피할 수 있게 버스 승차장이 실내에 조성된다. 하차장은 3층 출국장 밖에 있다. 1터미널은 버스 승·하차장 모두 외부에 있었다.

C자를 오른쪽으로 누인 모양으로 교통센터와 연결된 2터미널도 공사가 마무리 단계였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연면적 11만9,000㎡)의 3배가 넘는 38만4,336㎡ 크기의 2터미널은 에펠탑 10개 물량에 해당되는 7만4,000톤의 철골재가 투입됐다.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의 2터미널은 지붕 면적이 상암 월드컵경기장 전체 면적의 3배인 16만2,957㎡에 이른다. 외장 유리 면적도 잠실야구장 면적의 7배인 9만7,000㎡다. 사업비만 2조원(약 17억4,000만달러)이 들었다. 2터미널은 개장 이후 여객 분야 항공 동맹인 스카이팀에 소속된 대한항공, 델타항공, 아에로멕시코, 에어프랑스 등 항공사들이 사용한다.

2터미널은 지붕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추고 단열 성능이 좋은 자재를 외벽에 사용했다. 인천공항공사는 1터미널에 비해 에너지 사용량이 약 37% 줄어들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지상 3, 4층에 들어설 환승편의지역에는 인터넷 존과 샤워룸, 슬리핑박스(수면공간), 스포츠·게임 룸 등이 배치된다. 2터미널에선 와이파이(Wi-Fi) 신호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길을 안내하는 서비스와 출국장 통과·대기 시간 안내, 어린이 및 노약자 위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교통약자 보호 서비스 등이 제공될 예정이다. 출입국장과 보안검색장 대기구역도 1터미널보다 넓어 덜 혼잡할 전망이다. 계류장 56면과 게이트 37개를 갖춘 2터미널은 계류장 1곳에서 보잉 737 등 소형 항공기 2대를 연결하는 것이 가능한 병행 계류 시스템 등도 도입해 혼잡에 대비한다.

2013년 8월 공사를 시작한 2터미널을 비롯한 인천공항 3단계 건설사업의 현재 종합공정률은 90%를 넘었다. 2터미널 등 3단계 사업 시설은 이르면 4월 완공된다. 인천공항공사는 약 6개월간의 종합시운전을 거쳐 10월 2터미널 등의 문을 열 예정이다.

인천공항공사는 2터미널 개장에 발맞춰 2015년 7월부터 인천공항고속도로 공항 입구 분기점(JCT)의 교통을 차단하고 진행했던 도로 확장 및 개선 공사도 마무리했다. 공항 입구 JCT는 기존 편도 2차로, 시속 50㎞ 이하로 운영됐으나 확장 공사를 통해 편도 3차로(설계속도 시속 70㎞)가 됐다. 10일 재개통하는 공항 입구 JCT를 이용하면 2터미널로 바로 진입할 수 있다. 인근 운북 나들목(IC)를 이용하면 영종 미단시티와 운북고합레저단지로 진출입도 가능하다.

공항 입구에서 2터미널까지는 12.1㎞ 로 차량을 이용하면 약 10분이 걸린다. 1터미널은 약 9분(11.1㎞)이 소요됐다. 공항철도로는 1터미널에서 2터미널까지(길이 6.4㎞) 4분이 조금 넘게 걸린다.

3단계 사업이 끝나면 인천공항의 연간 여객(이용객) 수용 능력은 현재 5,400만명에서 7,200만명으로 늘어난다. 화물 처리 능력도 기존 450만톤에서 580만톤으로 증가한다. 인천공항은 2001년 3월 개항 이후 이용객이 연간 7.5%씩 가파르게 성장했다. 작년에는 누적 이용객이 5억명을 돌파했고, 연간 이용객도 5,776만명에 달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싱가포르 창이공항 등 세계 주요 허브공항을 보면 연간 6,000만명 이상의 운영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2터미널이 문을 열면 허브공항으로서 운영이 가능한 규모를 확보해 허브화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은 2008년 6월 탑승동과 제3활주로 등을 증설하는 2단계 건설사업을 완료하고 2013년에는 총 사업비 4조9,303억원(약 42억8,000만달러)의 3단계 사업에 착수했다. 사업비는 인천공항공사가 자체 조달했다. 3단계 사업에 지금까지 투입된 인력은 연인원 기준으로 150개 분야에 418만명이 넘는다. 2터미널 등을 확장하는 4단계 건설사업이 마무리되면 인천공항은 연간 이용객 수용 능력이 1억명에 이르는 초대형 공항으로 재탄생한다.

한편 인천국제공항이 3단계 건설사업을 통해 몸집을 키우는 가운데 동아시아 공항들도 본격적으로 확장 경쟁에 나서고 있다. 동아시아 중심 공항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에선 베이징 제2공항과 상하이 푸둥공항 3단계 건설사업이 추진 중이다. 현재 베이징 제1공항(서우두공항)은 활주로 3개와 여객터미널 3개 규모로 연간 9,500만명의 여객 수용이 가능하다. 내년 중 제2공항 1단계 건설이 끝나면 연간 여객 처리 능력이 1억4,000만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제2공항은 활주로 4개와 터미널 1개, 탑승동 1개로 활주로를 제외하고 70만㎡ 넓이다. 제2공항 건설이 모두 마무리되면 이곳에서만 연간 1억명의 여객을 수용할 수 있다.

푸둥공항은 연간 6,000만명인 여객 처리 능력을 2019년 8,000만명, 2025년 1억6,000만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활주로 3개와 터미널 2개 규모인 푸둥공항은 활주로 1개와 연간 2,000만명을 처리할 수 있는 탑승동을 신설하는 3단계 건설사업을 진행 중이다.

홍콩공항과 톈진공항도 확장 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활주로 2개와 터미널 2개, 탑승동 1개를 갖추고 있는 홍콩공항은 2020년까지 3터미널을 건설해 현재 연간 8,000만명인 여객 처리 능력을 1억1,000만명까지 늘릴 예정이다. 연간 2,560만명을 수용하는 톈진공항은 연간 4,000만명까지 공항 규모를 키울 계획이다.

싱가포르 창이공항은 올해 4번째 터미널 문을 연다. 이에 따라 연간 여객 처리 능력이 6,600만명에서 8,200만명으로 증가한다. 창이공항은 2025년까지 연간 4,80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5터미널과 활주로 1개를 추가로 건설한다.

이 밖에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수카르노하타공항과 필리핀 막탄세부공항도 터미널 재건축과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일본 오사카 간사이공항도 연간 800만명을 수용하는 3터미널을 올해 연다. 국제선 저비용항공사(LCC) 전용터미널도 2터미널에 설치한다. 기존에는 국내선만 LCC 전용터미널이 있었다. 활주로 2개와 터미널 2개를 갖춘 간사이공항은 현재 연간 2,9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한다. 

<이환직 기자>

“항공기 모습, 머리 위로 보여요”… 탁 트인 공항이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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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인천국제공항 3단계 건설사업 현장에서 제2관제탑과 제2여객터미널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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