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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업계의 대량 설사병기‘글루텐’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2-03 08:14:29

식품,글루텐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글루텐은 여러 단백질의 혼합물로, 주로 밀에서 많이 발견되지만, 드물게는 보리, 호밀, 귀리에서도 발견된다. 이들 곡물들은 우리가 먹는 여러 빵, 파스타, 그라놀라, 국수, 또띠야, 맥주 등에 들어간다. 

그런데 미국인 중 1%는 셀리악 병 환자다. 셀리악 병은 자가면역 장애로, 이 병 환자가 글루텐을 섭취하면 몸이 소장을 공격하게 된다. 그 외에도 미국인 중 5%는 셀리악 병 환자는 아니지만 밀에 대해 과민반응을 보인다. 이들이 글루텐을 섭취하면 복통, 설사, 우울증 등 셀리악 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 두 부류의 사람들에게 글루텐은 폭탄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에게 글루텐은 아무런 해가 없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미국인들 중 무려 3분의 1 정도가 글루텐을 안 먹으려고 한다. 이런 글루텐 기피현상은 어느 정도는 유행 때문이기도 하다. 

글루텐을 안 먹어야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 사람도 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수백만 명의 미국인들이 글루텐을 먹지 않으려고 애쓰는 중이다. 글루텐이 빠진 식품은 보통 맛이 없다. 글루텐은 빵의 가장 중요한 성분이기 때문이다. 글루텐이 있어야 빵은 씹는 맛이 난다. 글루텐이 없으면 뻑뻑하고 맛없는 빵이 만들어진다.

최근 이탈리아 과학자들은 글루텐을 좋아하는 박테리아를 사용해 밀에서 글루텐을 제거하는 공법을 개발했다. 이로서 글루텐 없는 밀가루 빵도 질감과 맛 면에서 손색이 없게 되었다. 이 공법은 셀리악 병 환자 및 유사 질환 환자들은 물론, 수많은 글루텐 거부자들의 환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글루텐이란 무엇인가?

글루텐이란 여러 유연한 단백질의 모임이다. 이 단백질들이 연결되어 있으면 동물의 힘줄이나 거미의 거미줄처럼 유연한 복합체가 되는 것이다. 이 글루텐이 들어있는 밀가루에 물을 넣고 주무르면 글루텐이 밀가루 반죽을 유연하게 해준다.

글루텐은 빵의 골격과도 같다. 밀가루 반죽에 단세포 생물인 효모와 설탕을 더하면, 효모가 설탕을 먹고 발효를 일으켜 이산화탄소 기포들을 만들어낸다. 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한 밀가루 반죽이 커지면, 기포를 둘러싸고 있는 글루텐이 다량 생성된다. 글루텐은 가열하면 경화되면서 빵 특유의 바삭바삭한 질감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밀가루 빵의 어느 부분을 잘라 봐도 그 속에는 기포, 그리고 기포를 둘러싸고 있는 글루텐 조직을 볼 수 있다.

▦접착제: 글루텐이라는 단어 어원은 

‘접착제’를 뜻하는 라틴어다. 밀은 글루텐을 사용해 탄소와 질소를 저장한다. 서로 연결된 단백질들은 신축성 있는 복합체를 형성한다. 이러한 단백질은 동물의 힘줄이나 거미의 거미줄에서도 볼 수 있다.

▦왜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글루텐은 아무 악영향이 없다. 그러나 셀리악 병 환자의 경우, 글루텐은 면역계를 작동시켜 환자의 소장 속 융모를 공격한다. 융모는 소장 내벽에 돌출된 손가락 모양의 조직이다. 이는 고창 및 설사 등 소화기계 질환의 원인이 된다. 심지어는 주요 비타민, 단백질, 당분 등의 영양소 섭취능력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장암이나 당뇨병이 발병할 수도 있다.

덜 알려졌지만 비 셀리악 밀 과민성 환자들도 있다. 이 사람들도 밀에 과민 반응을 보인다. 연구자들은 이 사람들이 셀리악 병 환자들과 마찬가지로 밀에 대해 면역계가 반응은 하지만, 그렇다고 셀리악 병 환자는 아님을 알아냈다. 즉, 머리가 아닌 몸 때문에 증상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해당 연구의 연구자들은 문제의 원인으로 글루텐을 지목하지 않는다. 이들은 올 여름 학회지 ‘장(Gut)’에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이 질환을 비 셀리악 글루텐 과민성으로 부르고 있다.

▦그러면 밀가루 말고 다른 걸로 만든 빵을 먹으면 되지 않나?

이미 환자들은 그렇게 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빵은 엄청나게 뻑뻑하다. 마치 마른 스콘(작고 동그란 영국식 빵)을 먹는 것 같다. 글루텐이 없이 빵을 만드는 것은 모르타르 없이 벽돌집을 짓는 것과도 같다. 글루텐 없이도 맛있는 빵을 만들려면 밀가루가 아닌 다른 재료를 사용하고, 이 재료를 결합하여 질감을 살릴 다른 물질을 넣어야 한다. 

‘프리 브레드’등 여러 기업에서는 기장, 쌀, 수수 등 여러 가지 대체 곡물을 밀 대신 사용해 글루텐 없는 비건(고기,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빵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크산토모나스 캄페스트리스 박테리아가 생산하는 식품첨가물 크산탄 검을 사용해 이들 곡물 가루를 하나로 묶는다.

‘프리 브레드’의 창립자인 카렌 프리어의 말에 따르면 이렇게 만든 밀가루 반죽은 버터크림 프로스팅 수준의 농도를 지닌 튀김옷과 비슷하다고 한다. 제 모양을 갖추려면 사각형 용기 안에 넣어 구워야 한다. 이 회사에서 만든 빵은 단단한 파운드케이크처럼 뻑뻑하고 잘 부스러지며, 또띠아 칩처럼 풍부한 맛을 낸다.

물론 이런 제품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프리어는 “크산탄 검 넣는 것을 잊어버리면 빵이 아닌 수프가 되어 버린다”고 말한다. 게다가 이 빵을 만들려면 무려 20가지의 재료가 들어가는데, 그러면 5가지의 재료만 필요한 밀가루 빵보다 훨씬 비싸진다.

▦현대인은 과거인에 비해 글루텐에 대한 내성이 더 강하지 않은가?

밀 관련 장애의 발생 빈도는 늘어나고 있는 것 같지만 과학자들은 아직 그 이유를 확실히 모른다. 메사추세츠 병원의 셀리악 병 연구 치료 센터의 소장 알레시오 파사노 박사가 말했듯이, 문제는 현대인의 식습관 변화와 가공식품 의존도 증가에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인체와 장내 미생물들은 급격한 식습관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글루텐과 셀리악 병에 대한 재발견 덕택에 많은 사람들이 글루텐을 먹지 않게 되었다. 셀리악 병 재단의 하시드는 “미국 가정 중 30% 정도가 글루텐을 먹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나 셀리악 병 환자가 미국인의 30%나 된다는 뜻은 아니다. 일부에서는 유행에 따라 글루텐을 멀리하는 분위기가 있기도 한다”고 말한다.

▦장(Gut)의 반응 

셀리악 병 환자들의 경우, 글루텐은 면역계를 자극해 소장 속 손가락 모양의 돌기인 융모를 공격하게 한다. 이로서 고창(복부팽창)과 설사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 이러한 증세는 주요 비타민, 단백질, 당분 등의 영양소 섭취능력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 

▦새로운 공법은 무엇인가? 효과가 있는가?

이탈리아 과학자들은 밀가루를 사용하되 글루텐이 없는 빵을 만드는 데 도전 중이다. 비결은 락토박테리아를 첨가하는 것이다. 락토박테리아는 사워도우의 신맛을 내게 하는 것과 비슷한 미생물로, 글루텐을 먹지만 다른 성분은 건드리지 않는다. 

최근 과학자들은 이 공법으로 만든 빵의 맛과 질감이 사워도우 빵과 비슷하다고 발표했다. 다만 일반적인 빵보다는 약간 더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기는 한다. 그 재료란 글루텐 대신 빵의 구조를 지탱해 줄 첨가물로 보인다. 이 이탈리아 연구팀과 직접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이들의 연구 결과는 ‘Journal of Food Science’ 지에 게재되어 있다. 

그러나 제프 허츠버그는 이 공법으로 만든 빵을 셀리악 병 환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고 한다. 그는 ‘하루 5분 투자로 명품 무 글루텐 빵’(Gluten-Free Artisan Bread in Five Minutes a Day) 및, ‘하루 5분 투자로 새로운 건강 빵’(The New Healthy Bread in Five Minutes a Day)의 공저자다. 그는 “그 공법이 최선이라고 보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셀리악 병 환자들이 그 빵을 마음껏 먹어도 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식품업계의 대량 설사병기‘글루텐’
식품업계의 대량 설사병기‘글루텐’

고통의 호박색 물결: 밀을 포함한 여러 작물에 들어 있는 단백질 혼합물인 글루텐은 셀리악 병 또는 유사 증세의 환자들에게 심각한 위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식품업계의 대량 설사병기‘글루텐’
식품업계의 대량 설사병기‘글루텐’

제빵사의 폭탄: 글루텐은 빵의 골격과도 같다. 글루텐이 있어야 빵은 바삭바삭해지고 씹는 맛이 난다. 밀가루 빵의 어느 부분을 잘라 봐도 그 속에는 기포, 그리고 기포를 둘러싸고 있는 글루텐 조직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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