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GLA 등 SUV 인기
11% 는 208만대 팔아
12년만에 글로벌 1위로
글로벌 시장 침체 속에서도 고급차 브랜드들은 지난해에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고급차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머세데스 벤츠는 SUV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05년 이후 처음으로 BMW를 제치고 고급차 시장 판매 1위를 탈환했다. 지난 2015년 말 고급차 시장에 진입한 제네시스는 올해 판매지역을 확대하며 글로벌 10만대 판대 돌파에 도전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벤츠와 BMW, 아우디, 재규어 랜드로버, 볼보 등 프리미엄 브랜드들의 지난해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벤츠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208만3,888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에 비해 11.3%나 늘어난 수치로, 전년대비 5.2% 성장한 BMW를 8만대 가량 차이로 누르고 고급차 시장 1위를 되찾았다. 벤츠가 BMW를 누른 것은 2004년 이후 처음이다.
벤츠의 판매 성장세는 GLA와 GLC 등 SUV가 이끌었다. 벤츠 SUV는 지난해 60만대 이상 팔려 전년대비 34%나 늘었다. A클래스와 B클래스와 같은 콤팩트카도 40만대가량 팔려 힘을 보탰다. 고성능 라인업인 머세데스-AMG도 지난해 10만대 이상 팔리는 등 44%의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BMW도 선전했으나 벤츠의 고성장세에 밀려 추격을 허용했다. BMW는 미니(36만233대)와 롤스로이스(4,011대) 등 계열 브랜드의 판매량을 합칠 경우 스마트를 합쳐 223만대를 판매한 다임러그룹을 앞선다. 내달 신형 5시리즈가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BMW는 올해 재역전을 노린다.
아우디도 디젤게이트 여파에도 전년대비 3.8% 늘어난 187만1,350대를 팔아 저력을 과시했다. 준중형 세단 ‘뉴 아우디 A4’와 대형 SUV ‘Q7’이 효자 노릇을 했다. 뉴 아우디 A4의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7.6% 상승한 33만7,550대를 기록했고, 뉴 아우디 Q7은 10만2,200대가 팔려 모델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 10만대를 돌파했다. 렉서스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증가율은 낮지만 강점인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꾸준히 늘면서 70만대를 넘보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 중에서는 재규어 랜드로버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지난해 58만3,313대가 팔려 전년대비 20%가 폭증했다. 판매량은 랜드로버가 많지만 재규어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재규어는 지난해 13만대가량 팔려 전년대비 60% 넘게 늘었고 랜드로버도 10% 이상 증가한 45만대 가량을 판매했다.
볼보도 플래그십 SUV인 ‘올 뉴 XC90’과 대형 세단 ‘더 뉴 S90’ 등 신차를 앞세워 판매량이 전년대비 6.2% 늘었다. 역시 지난해 플래그십 세단 ‘CT6’를 출시한 캐딜락은 지난해 처음으로 30만대 판매 시대를 열며 미국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존심을 회복해가고 있다.
2015년 말 고급차 시장에 뛰어든 제네시스는 지난해 한국 내외에서 8만7,421대를 팔아 전년대비 2.1%가량 늘었다. 아직 차종이 G90(국내명 EQ900)과 G80(스포츠 모델 포함) 등 2종으로 단순하고 해외 진출국도 미국·러시아·중동으로 제한적인데다 진출 시기도 지난해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판매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올해 미국 시장에서 G80 상품성 개선 모델을 선보이는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세 번째 모델인 중형 세단 ‘G70’이 출시되면 연간 판매 10만대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성행경 기자>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GLA.
뉴 아우디 Q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