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력 문제자 10년 전 15.9%서 14.1%로 줄어
노화가 주원인… 소음 심한 공장 폐쇄도 영향
디지털 시대에 접어든 이후 헤드폰과 이어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청력 손실이 큰 문제로 대두되어왔다. 그런데 최근 발표된 연방정부 산하 새로운 연구조사는 예기치 않았던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근로 연령층의 미국인들 사이에 만연했던 청력 손실 문제가 감소된 것이다. JAMA 이비인후과 학회 저널에 게재된 이 연구는 정기적으로 미국인 샘플 인구 표본에 대한 건강 검사를 실시하는 전국 건강과 영양조사(National Health and Nutrition Survey)의 통계를 사용한 것이다.
이 조사는 미국 청각장애 및 기타 의사소통장애 학회의 통계학 프로그램 디렉터인 하워드 J. 호프만 박사가 진두지휘한 것으로 1999년부터 2004년 사이의 데이터와 가장 최근의 것인 2011년과 2012년의 데이터를 비교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 청력손실이란 바스락거리는 나뭇잎 정도의 소리를 양쪽 혹은 한쪽 귀로 들을 수 없는 사람의 상태를 말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전 기간의 연구에서는 인구의 15.9%가 청력 문제를 갖고 있었으나 최근의 연구에서는 14.1%로 줄어들었다. 더 좋은 뉴스는 이것이 계속되는 추세로서, 1959년 이래 미국인들의 청력 상태가 꾸준히 좋아져왔다는 것이다.
통계학 전문가인 호프만 소장이 가장 놀란 것은 연구 대상이었던 기간에 20~69세의 인구가 2,000만명이나 늘었고, 특히 청력 문제를 가장 많이 갖게 되는 노년층의 인구가 가장 크게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청력 손실을 가진 사람의 숫자는 2,800만명에서 2,770만명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청력 관계 전문가들은 새로운 결과에 대해 완전히 확신하는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매서추세츠 주 웨이크필드의 보청기 회사 란토스 테크놀러지에서 일하는 청각학자 브라이언 플리고어는 “너무 멋진 조사결과”라면서 “전적으로 믿고 동감한다”고 말했다.
듀크 대학 이비인후과 교수인 닥터 데바라 투치는 “처음에는 놀랐지만 청력 손실 문제가 줄어드는 모든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 이유들은 소음이 심했던 공장들이 많이 폐쇄됐고, 청력 손실을 야기할 수 있는 항생제의 사용이 감소했으며, 청력에 영향을 미치는 홍역 등의 유년기 전염병들에 대한 예방이 강화됐고, 인구 전반에 걸친 건강 상태가 좋아졌다는 것 등이다.
닥터 투치는 그녀의 환자들 대다수가 소음이 심한 직물공장에서 일했던 사람들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공장들 대부분 폐쇄됐다고 말하고, “당시 소음으로 인한 청력 손실 문제가 굉장히 많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전했다.
호프만 박사에 따르면 아주 시끄러운 소음에 오랜 기간 노출되면 청력이 손상될 수 있지만 헤드폰을 통해 듣는 시끄러운 음악이 청력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는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 헤드폰이 주범이라면 20대 젊은이들의 청력 손실이 증가했어야 한다. 왜냐하면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세대가 10년이 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20대 청년들은 10년전 같은 연령대 사람들보다 더 많은 청력 손실 문제를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 호프만 박사는 이에 관해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또한 모든 연령층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이 청각 문제를 갖고 있으며 청각 손실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노화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호프만 박사는 “새로운 데이터는 만족스러운 것이긴 하지만 청력 손실은 아직도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과거에 비해 노화속도가 느려진 것처럼 청력 문제가 나타나는 시기도 미뤄진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즉 현대의 70세 노인은 반세기전 50세의 건강과 비슷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테네시 주에서 열린 보나루 뮤직 페스티벌에서 한 참가자가 헤드폰을 착용한 채 노래하고 있다.
<사진 Jim Wil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