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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의 꿈에 찬물 끼얹는 학자금 융자 빚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7-01-23 11: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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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첫발 내딛는 순간부터 

학비 부채 갚느라 허덕

크레딧 없어 대출‘그림의 떡’

지난 2010년 플로리다 주립대학을 졸업한 캐서린 베렌손(29)는 웹 디자인 회사를 운영하고 싶었다. 하지만 대학 때 융자받은 학자금 부채가 발목을 잡았다. 

아티스트이자 사업주인 베렌손은 캘리포니아, 몬터리에서 가게를 하나 렌트해 디자인 스튜디오로 쓰며 사업을 하려했다. 하지만 4만 달러의 학자금 빚이 앞을 가로막아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구할 수가 없었다.

크레딧카드를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매달 400달러씩 갚아나가던 학자금 대출 상환액이 문제였다. 웹사이트 프로젝트를 하면서 카멜 밸리 빌리지에서 다른 일들도 맡아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의뢰받았던 벽화 프로젝트를 잃게 되면서 금전적 어려움이 닥쳤다. 다달이 나가는 경비를 감당할 수가 없게 되었다. 그는 창업 석달 만에 사업체를 정리하고 마이애미의 집으로 돌아왔다.

창업을 꿈꾸는 밀레니얼 세대가 학자금 융자 빚에 짓눌려서 진로를 바꾸고 있다, 기업가 측면에서 볼 때 이들 젊은이는 새로운 잃어버린 세대가 되고 있다. 

대학 학자금 부채 부담이 기업가로서의 활동을 막는다고 직접적으로 연관시키기는 어렵다. 하지만, 부채로 인한 압박감이 젊은이들 상당수가 창업의 꿈을 접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카우프만 재단의 선임 애널리스트인 아노비오 모렐릭스가 공동 작성한 연구에 의하면 치솟는 학자금 부채와 창업 감소가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기업가의 세계로 발을 들여놓는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20세에서 34세 연령층 중 창업자로 사업을 시작하는 비율은 지난 1996년 거의 35%에 달하던 것이 지난 2014년 25%로 떨어졌다. 

한편 학자금 융자 총액은 지난 2007년 5,100억 달러 정도였던 것이 현재 1조3,000억 달러로 치솟았다. 최근 경기 활성화에도 불구, 35세 미만 젊은이들의 전반적 창업 활동은 지난 1996년 이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모렐릭스는 말한다.

젊은 세대는 지난 1996년 연령별로 창업을 가장 많이 하던 집단이었는데 이제는 가장 부진한 집단이 되었다고 그는 말한다.

젊은 사업주들은 많은 경우 투자금 유치를 위해 벤처 캐피털이나 창업 육성기구를 찾기 보다는 일단 자력으로 꾸려나간다. 자기가 모은 돈을 쏟아 붓거나 가족 혹은 친구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사업체 운영 경비로 쓰는 것이다. 그런데 매달 학자금 융자 빚을 갚아야 하니 자금 사정이 그만큼 더 어려운 것이다.

상당히 유망한 회사를 시작한 졸업생들도 학자금 부채를 안은 채 사업을 꾸려나간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피부로 느끼곤 한다. 

미시간, 그랜드 래피즈에 사는 오스틴 딘(28)은 학생 때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그랜드 밸리 주립대학에 재학 중이던 지난 2007년 첫 비즈니스로 컴퓨터 수리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자금난으로 문을 닫아야 했다.

두 번째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 MBA 과정을 이수할 때였다. 기업 이벤트 대행 사업을 했다. 사업하랴 대학 때 대출받은 4만 달러를 매달 상환하랴 허리를 졸라매야 했다.

“매달 ‘이달에는 학자금 융자 상환금을 낼 수 있을까’ 전전긍긍했지요. 빚은 항상 거기에 있으면서 사람을 익사시킵니다.”

사업 키워 나가는 일 보다 매달 빚 갚는 일이 항상 먼저라는 것이다 .

이벤트 사업은 함께 시작한 동업자가 나중에 매입을 했다. 이제 그는 세 번째 사업을 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 프로젝트 효율성을 축정하는 일이다. “학자금 융자 상환만 없다면 번 돈을 당연히 모두 회사에 집어넣을 테지요. 한 달 납부액이 550달러나 됩니다. 현재로서는 겨우 겨우 버티는 수준입니다.”

남은 융자액 2만4,500달러를 다 갚으려면 앞으로 4년은 더 걸린다고 그는 말한다.

학자금 부채 문제는 사실 대학 졸업 후에 시작되는 게 아니다. 졸업 후의 진로에 대해 생각하기 훨씬 이전에 시작되는 지도 모른다. 많은 경우 고등학생 때 돈을 빌리기 시작하고 그렇게 빌린 융자금이 나중에 그들의 재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혀 알지를 못한다. 

학자금 융자를 신청하는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은 졸업하고 나면 납부 금액이 얼마나 되는 지 계산조차 해보지 않는 것으로 관련 조사 결과 나타났다. 

재정 관련 웹사이트인 너드월렛의 새 연구에 의하면 대학 재학생들 중 대출액을 좀 줄였어도 학업을 이수하는데 지장이 없었을 것이라고 뒤늦게 말하는 학생이 거의 절반에 달한다. 

“대학 교육에 꼭 필요했던 것보다 평균 1만1,597달러를 더 융자받았던 것으로 학생들을 말한다”고 너드월렛 보고서는 전한다.

학자금 융자 부채 때문에 크레딧 문제로 도전받고 있는 젊은 사업주들에게 다른 선택 방안들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인디고고(Indiegogo.com)이나 고우펀드미(GoFundMe.com) 같은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를 이용하면 크레딧 보고서 같은 것은 요구하지도 않는다. 준비할 서류도 아주 없거나 거의 없다. 때로는 간단한 비즈니스 구상만 가지고 수천 수만 달러를 모을 수도 있다. 

지역 비즈니스 육성기구나 기금 모금 사이트를 통해 천사 같은 고마운 투자가를 만날 수도 있다. 

여러 개의 학자금 대출을 하나로 합쳐서 월 상환액을 줄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연방정부는 9개의 융자금 상환 방식을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졸업 후 갑자기 수입이 줄었거나 기본적으로 소득이 너무 적어서 월 상환액을 감당할 수 없을 때는 소득에 맞춘 상환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학자금 융자 전문 재정 플래너인 프레드 암레인은 아무리 어려워도 채무 불이행은 피하라고 조언한다. 훗날 낮은 이자 대출을 받으려 할 때 걸림돌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연방 소득기준 상환금 재조정 프로그램을 활용하라는 것이다. 

마이애미의 부모 집에서 살고 있는 베렌손은 현재 학자금 융자 채무 불이행 상태이다. 현재 그는 새로 회사를 만들어 웹사이트 제작, 사진 및 벽화 서비스 그리고 창의적 상품 라인 개발 등의 일을 하고 있다. 자금이 별로 없으니 겨우 겨우 꾸려나가는 수준이다. 

“현재로서는 작은 온라인 비즈니스이자 입소문에 의존하는 비즈니스이지요.”

창업의 꿈에 찬물 끼얹는 학자금 융자 빚
창업의 꿈에 찬물 끼얹는 학자금 융자 빚

 마이애미의 부모 집 신세를 지고 있는 캐서린 베렌손. 그는 비즈니스를 키우고 싶었지만 학자금 융자 부채 때문에 사업자금을 대출 받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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