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대통령의 교회' 찾아 예배로 첫 일정 시작
트럼프 감색 양복, 멜라니아 하늘색 정장 '재키 스타일'
지미 카터,빌 클린턴, 조지 부시 전대통령 부부 참석
취임식장 인근 곳곳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도 벌어져
한인 로즈 장씨 전야제 축하행사에서 '도라지' 등 불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취임식에 앞서 백악관 인근의 교회를 찾아 예배를 함으로써 '영광스러운 날'의 첫 일정을 시작했다. 트럼프 당선인 부부는 이날 오전 8시 33분께 전날 밤 묵은 백악관 영빈관 블레어하우스를 나와 인근의 세인트 존스 교회를 찾았다. 이 교회는 제4대 대통령이었던 제임스 매디슨 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모두 찾아 '대통령의 교회'로도 불린다. 레온 루이스 목사의 안내로 교회로 들어가 가족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감색 양복과 같은색 코트에 빨간색 넥타이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밝은 하늘색 정장 차림을 했다.
○…예배를 마친 트럼프 당선인 부부는 오전 9시30분께 백악관으로 이동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눴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오전 10시께 조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새 정·부통령인 트럼프와 펜스를 의회로 안내했다.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 마련된 무대에서 열린 취임식은 다소 흐린 날씨 속에 진행됐지만 환호와 열광의 분위기는 새 대통령을 맞는 미국인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기에 충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오전 11시31분에 등장하자 환호와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오른쪽 주먹을 들어 보이면서 100만 인파에 화답했고,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건넸다.
○…트럼프 당선인 등장에 앞서 마이크 펜스 새 부통령, 오바마 대통령, 멜라니아 여사, 미셸 여사 등이 입장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녀 이방카와 남편 재러드 쿠슈너,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 차남 에릭 트럼프, 차녀 티파니, 막내아들 배런 등 가족들도 참석했다. 또 조지아에서 참석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로잘린 여사,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조지 W. 부시(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로라 여사 등도 자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 오찬행사에 참석한 '대선 경쟁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위해 기립박수를 유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취임식에) 참석한다는 얘기를 듣고 영광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턴 부부가 앉아있는 테이블로 몸을 돌리면서 연방 상·하원 의원들과 장관 지명자들, 귀빈들을 향해 "자리에서 일어났으면 좋겠다"면서 기립박수를 유도했다. 청중들의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자 힐러리 클린턴은 환하게 웃으면서 "땡큐"라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나는 저 두 분을 너무나 존경하는 말 외에는 할 말이 없다"면서 다시 한 번 박수를 유도했다.
○…이날 워싱턴DC는 취임식 시작 전부터 곳곳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오전 7께부터 연방수사국(FBI) 본부 옆에 마련된 취임식장 입장 통로 앞에서 1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가 '백인 우월주의에 반대한다'는 등의 구호를 외치자 취임식장에 입장하려던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이 시위대를 뚫고 입장 통로로 들어가려 시도하면서 몸싸움도 벌어졌다. 취임식장 인근 언론박물관 '뉴지엄' 옆에서도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라는 구호를 내건 흑인 시위대가 입장 통로를 막아섰다.
○…이날 멜라니아는 미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랄프 로렌의 옷을 입었다. 원피스에 걸친 터틀넥과 둥근 어깨선의 짧은 재킷, 3/4 소매에 팔꿈치 길이의 스웨이드 장갑, 그리고 같은 하늘색의 스틸레토 힐에 대해 패션지 보그는 1960년대 복고풍이라고 평했다. CNN은 존 F.케네디 전 대통령의 부인인 재클린 여사를 연상시킨다고 평했다. 취임식 전야인 19일 밤 트럼프 당선인 및 기부자들과 함께한 만찬에서는 금색의 화려한 드레스를 입었다. 이 옷은 레바논 출신으로 뉴욕에서 활동하는 림 아크라의 작품으로 알려졌다. 뉴욕에서 워싱턴DC로 올 때는 밀리터리 룩의 검은 코트에 짙은 색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코트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지에만 숍을 열어 주로 고정 고객들에게 옷을 공급하는 미국 디자이너 노리솔 페라리의 작품이었다.
○…취임식 전날인 19일 오후 워싱턴DC 메이플라워 호텔에서 트럼프를 지지하는 아시안아메리칸 1천여 명이 참가한 취임 축하행사가 열렸고, 아시안으로서는 처음으로 재미동포 2세 로즈 장(한국명 장미영·38)이 공연했다.로즈 장은 뮤지컬 캣츠의 주제곡 '메모리'를 시작으로 한국민요를 클래식으로 만든 '도라지', '오즈의 마법사'의 주제곡인 '오버 더 레인보우'를 불렀고, 청중들이 "앵콜"을 외치자 아바의 노래 '댄싱 퀸'을 열창했다. 로즈 장은 21일 파크 하얏트 호텔에서 전미 공화당이 주최하는 축하행사에서도 미국 국가인 '성조기여 영원하라' 등을 부를 예정이다.
20일 워싱턴DC 백악관 인근 프리덤 플라자 앞에서 '반 트럼프' 시위대가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19일 취임식 전야 만찬에서 금색 드레스를 입고 나온 멜라니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부부가 20일 취임식에 앞서 예배를 보기 위해 세인트 존스 교회에 들어서고 있다.
취임식에 앞서 백악관을 찾은 트럼프 당선인 부부를 오바마 대통령 부부가 맞이하고 있다.
취임식에서 참석자들이 경의를 표하는 가운데 재키 에반초가 미국 국가를 부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장에 참석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과 부인 로잘린 여사.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식장에 들어서면서 엄지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관중들에게 답례하고 있다.
워싱턴DC 대통령 취임식장 인근에 한국어로 된 안내판이 세워져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