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여 간의 예술 여정 선보여
내년 4월 11일에 전시회 개최
애틀랜타 하이 뮤지엄 오브 아트(이하 하이 미술관)에서 설악산의 정수와 아름답게 수놓인 꽃들이 담긴 전시회가 펼쳐진다.
하이 미술관에서는 25일 한인언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설악산의 화가’이자 ‘꽃의 화가’로 알려진 김종학 화가의 전시 계획에 대한 설명과 그의 작품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김종학 화가는 한국에서 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미국에서는 전시 기회가 없어 이번 전시를 통해 미국 진출의 첫 발을 내딛을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그가 그린 45년간의 작품들이 소개될 예정이다. 그는 1937년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출생했으며, 1960년대 추상화 화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한국에 현대미술의 도입이 이루어지던 때, 그는 한국 강원도의 설악산에 오랫동안 은거하며 당시 유행하던 단색화에서 벗어나 다채로운 표현 방식을 추구하는 새로운 예술 담론을 구축했다.
그는 설악산에서 눈에 담았던 4계절의 풍경을 해석하여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계절 변화에 따른 생명과 죽음, 재생의 순환 등 모든 것을 탐구하여 산의 이미지를 고스란히 녹여냈다. 아울러 캔버스에 수놓여진 원색의 꽃들로 인지를 얻으면서 꽃의 작가로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기자회견에서 하이 미술관 현대미술 수석 큐레이터인 마이클 룩스는 김 화가와의 전시회를 기획하게된 계기에 대해 설명했다. 룩스 수석 큐레이터는 “한국의 여러 박물관과 미술관을 방문하면서 그의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며 "서구 예술계에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수 있는 예술가를 찾던 중 그의 작품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전시회를 진행하게 됐다“고 전했다.
또한 룩스 큐레이터는 전시될 작품들 가운데, 김 화가의 '겨울철 설악산' 작품을 통해 엿볼 수 있는 깊은 자연의 생명력에 대해서 소개했다. “겨울의 설악산은 눈과 흙 아래 숨겨진 씨앗을 위해 양분을 제공하고, 싹이 돋아낼 때까지 보듬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자연의 생명력을 표현한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작품으로는 목재로 제작된 '기러기' 작품을 소개했다. “기러기는 한국의 박물관에서 볼 수 있었던 전통 작품의 소재라 기억에 남는다”며 "김 화가는 국립중앙박물관에 300여 점의 목공예 작품을 제공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룩스 큐레이터는 조지아에 한국계 문화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시기에 “이번 전시회는 한국 예술 문화 공유에 대한 장기 프로젝트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애틀랜타 심포니 오케스트라 이사이자 한미우호협회 회장인 박선근 씨는 “애틀랜타에 한국 예술문화를 알리기 위해 이번 전시를 한미우호협회가 협조한 것에 대해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더 많은 한국 예술 문화를 알리기 위해 더욱 고민하고 참여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서상표 총영사는 “애틀랜타는 한미 협력의 중심지로 성장하여 문화 교류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력하여 한국과 미국 문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이번 ‘설악산의 화가, 김종학’ 전시회는 내년 4월 1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약 5개월간 하이 미술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전시회에서는 새롭게 소장한 작품을 포함한 70여 점의 작품이 계절별로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4월 9일, 전시회 오프닝 행사에는 김 화가가 참석할 예정이다. <김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