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츠와 미성년자 성관계 목격·하원에 증언’
헤그세스는 7년 전 성폭력 신고돼 경찰 조사
‘충성파’즉흥 인선 도마에… 공화 내 거부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국방부와 법무부 장관으로 파격 발탁한 인사들의 성 비위 의혹을 둘러싸고 논란이 확산하면서‘트럼프 2기’ 내각 인선이 벌써부터 삐걱거리는 모양새다.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피트 헤그세스(44) 폭스뉴스 진행자가 과거 성폭력 의혹으로 조사를 받은 뒤 비공개로 합의해 줬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맷 게이츠(42) 법무장관 지명자의 발목을 잡아 온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도 본격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논란 내용은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15일 헤그세스가 지난 2017년 성폭력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당시 헤그세스는 공화당의 여성 당원 모임에서 연사 자격으로 무대에 올랐고, 행사 닷새 후 한 여성이 그를 신고했다. 이후 이 여성은 헤그세스와 이 사건에 대한 비공개 합의를 했고, 경찰은 헤그세스 조사 후 송치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이에 따라 신고한 여성이 한쪽 넓적다리에 찰과상을 입었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신고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트럼프 당선인의 일부 측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명자 검증 과정에서 성폭력 신고와 경찰 조사 사실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헤그세스에 대해선 국방부를 이끌만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도덕성 논란까지 제기됨에 따라 상원 인준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법무장관에 낙점된 게이츠의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에도 다시 불이 붙는 분위기다. 게이츠 지명자가 미성년자와 성관계하는 장면의 목격자가 있고 목격한 내용을 연방 하원 윤리위원회에 증언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조엘 레퍼드 변호사는 ABC방송에 “내 의뢰인이 하원 윤리위에서 게이츠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고 말했다.
게이츠는 과거 17세 여성을 상대로 성 매수를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하원 윤리위의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관련 의혹을 조사한 윤리위 보고서의 공개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게이츠는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직후 곧바로 하원의원직에서 사퇴했다. 이는 자신의 성비위에 대한 하원 윤리위의 조사를 종결시킴으로서 공개를 막으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즉흥적 인선 방식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을 만난 뒤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탈 때까지만 해도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미정’ 상태였다. 그런데 비행기에서 내릴 때는 충성파 맷 게이츠가 이 자리에 낙점돼있었다. 2시간의 비행 중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결정된 것인데, 심지어 게이츠의 이름은 이날 워싱턴 DC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처음 거론됐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과의 백악관 일정을 마치고 플로리다로 돌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여러 후보군을 논의하다 게이츠를 점찍어 버린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의 인선이 얼마나 즉흥적으로 이뤄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공화당 내 반발도
이와 관련 NBC 방송은 16일 여당이자 연방 상원 다수당인 공화당 내에서 맷 게이츠 법무부 장관 지명자 인준에 대한 반대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내년 1월3일 개원하는 연방 상원은 52대48로 공화당이 과반을 차지했다. 3표 이상의 반란표만 나오지 않을 경우 트럼프 당선인의 인사구상이 그대로 실현될 수 있지만, 공화당 소속 연방상원의원들 사이에서도 게이츠 지명자 인준에 찬성표를 던질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BC 방송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52명 중 30명에 가까운 의원이 게이츠 지명자가 법무부를 이끌 자격이 없다고 보고 있다. 또한 공화당 지도부 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게이츠 지명자는 일천한 변호사 경력 등 전문성 면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특히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가 논란이 된데 따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