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엘리트 학원
첫광고
경동나비

[생명과 공존] 인간의 죽음과 남겨진 동물

지역뉴스 | | 2024-09-16 17:36:22

생명과 공존,천명선,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인간의 죽음과 남겨진 동물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누가 스킨 케어

반려동물에게 유산을 남긴 재력가나 유명인의 사례가 종종 보도된다.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는 큰돈이 사람이 아닌 개나 고양이에게 상속된다는 뉴스는 인간 독자에게 약간의 박탈감을 안겨 준다. 그러나 법적으로 ‘물건’인 반려동물은 상속자가 될 수 없다. 아마도 동물 소유주가 홀로 남겨질 반려동물을 돌볼 관리자를 지정하거나 관리 업무를 지정해서 신탁을 맡겼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자신의 죽음 이후 생전 그가 아꼈던 동물 동반자를 보호하기 위해 나름의 대책을 마련한 셈이다.

지난달 타계한 프랑스 배우 알랭 들롱은 수년 전 인터뷰에서 자신이 무척이나 사랑하는 동물 동반자와 죽음까지도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가 언급한 대로 개의 소유주로서 수의사에게 반려견의 목숨을 끊을 것을 요청할 수 있으나,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적다. 아마도 수의사는 다른 가족들과 대책을 의논하거나 재입양할 것을 권유할 것이다. 이런 죽음은 동물이 개선될 수 없는 극심한 고통에 처해서 삶의 질이 저하된 나머지 고려해야 하는 ‘안락사’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소유물’이 아닌 ‘동반자’로 봤다면 할 수 없는 선택이다.

 이 인터뷰는 그의 사후 작은 소란을 일으켰고 알랭 들롱의 가족은 서둘러 그의 개 루보를 죽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실 알랭 들롱의 발언은 ‘반려견의 순장’을 의미했다기보다는 자신을 의지하던 루보가 홀로 남겨져 슬픔과 불안 속 에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 마음을 담은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 동반자의 사후, 남겨진 반려동물은 인간의 죽음을 인식하고 슬퍼할 수 있을까. 인간의 방식으로 죽음을 인식하지는 못하더라도 인간 동반자의 부재는 반려동물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적어도 개와 고양이는 그렇다. 인간 동반자의 죽음 이후 평소에 내지 않던 소리를 내고, 불안해하거나, 무언가를 계속 찾거나, 인간의 유품에 집착하거나, 식욕을 잃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은 사람이 소중한 누군가를 잃었을 때 보이는 감정과 유사한 감정을 보인다.

인간 동반자의 죽음 후 슬픔과 불안 속에 갈 곳 없이 버려질 위험에 처할 동물을 생각하니, 뉴스에 소개된 반려인들의 염려가 전혀 유난스럽지 않다. 남겨진 반려동물에 대한 배려를 자극적인 뉴스거리로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을 위한 신탁과 후견인 제도, 남겨진 동물을 위한 재단, 지자체 차원에서의 보호와 같은 보편적인 제도로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다.

<천명선 서울대 수의과대학 교수>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미, 환율관찰 대상국에 한국 다시 포함시켜
미, 환율관찰 대상국에 한국 다시 포함시켜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 제외했으나 이번에 이름 올려   미국 재무부가 한국을 다시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정했다.재무부는 14일 의회에 보고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조지아 지난달 신규고용 소폭 증가
조지아 지난달 신규고용 소폭 증가

실업은 3개월 연속 3.6% 지난 달 조지아 고용시장은 신규고용 소폭 증가에 힙입어 실업률은 계속해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14일 조지아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10월 조지아의 신규

박평강 지휘자, 대학 오케스트라 지휘 부분 2위 쾌거
박평강 지휘자, 대학 오케스트라 지휘 부분 2위 쾌거

'전람회의 그림' 곡 연주 인정받아내년 1월 11일, 신년음악회 개최 로렌스빌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현재 음악 감독 및 지휘자로 활동 중인 박평강 박사가 'The Ameri

"트럼프팀, 전기차보조금 폐지계획"…한국 전기차·배터리도 영향권
"트럼프팀, 전기차보조금 폐지계획"…한국 전기차·배터리도 영향권

로이터 "감세공약 재원확보 위해 최대 1천만원 전기차 세액공제 폐지"대미투자 늘려온 한국 전기차·배터리 업계 타격 예상…테슬라는 폐지 찬성 공사 중인 현대차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

조지아주 조산아 출산율 낙제점(F등급)
조지아주 조산아 출산율 낙제점(F등급)

조지아 산모와 유아건강 모두 F등급 조지아는 조산아 출산율이 높아 신생아 보건단체 마치 오브 다임스(March of Dimes) 2024년 보고서에서 F등급을 받았다.조지아의 조산

인후통 감기 유행, 완화 위한 세 가지 방법
인후통 감기 유행, 완화 위한 세 가지 방법

꿀, 카모마일, 소금물로 인후통 감소 날씨가 추워지면서 인후통을 동반하는 독감이 유행하고 있다. 독감으로 인해 목이 따갑고 타는 듯한 고통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유

[주말 가볼 만한 곳] ‘슈가 힐 아이스링크 개장’ 등 5가지 이벤트
[주말 가볼 만한 곳] ‘슈가 힐 아이스링크 개장’ 등 5가지 이벤트

이번 주말 어디갈까? 몰 오브 조지아를 비롯한 로렌스빌, 슈가힐 등의 지역에서 열리는 이벤트와 가볼 만한 곳 5가지를 소개한다.  △ 몰 오브 조지아, ‘트리 라이팅’몰 오브 조지

조지아 주하원의장에 존 번스 재지명
조지아 주하원의장에 존 번스 재지명

공화당 하원 코커스에서 지명 조지아주 권력서열 3위 주하원의장에 존 번스 현 의장이 재지명됐다.지난 총선에서 주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 공화당 하원의원들은 최근 모임을 갖고 20

추억의 핑크 피그 열차 화려한 부활
추억의 핑크 피그 열차 화려한 부활

조지아 나무 페스티벌 기간 운행이달 23일부터 개스 사우스 센터 추억의  핑크 피그 열차가 부활한다.조지아 나무 페스티벌 주최 측은 12일 둘루스 개스 사우스 컨벤션 센터에서 핑크

조지아에서 가장 부유한 카운티는?
조지아에서 가장 부유한 카운티는?

포사이스, 오코니, 풀턴 순...귀넷 14위 금융기술 웹사이트 스마트에셋(SmartAsset)의 최신 연례 연구에서 투자 수입, 부동산 가치, 중간 소득 순으로 순위를 매긴 조지아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