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약세 등 영향
1,400원대 상승 전망도
최근 달러·원 환율이 1,370~80원 안팎을 기록하며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 경제·금리 정책 전환의 불확실성과 역대급 초엔저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고환율’ 기조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2.6원 오른 1,379.3원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은 1,371원으로,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1,41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은 한국과 미국, 글로벌 경제의 영향을 받는다.
특히 한국의 경제상황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통화 가치는 해당 국가의 경제력에 기반을 두는데 한국 경제의 바로미터인 수출이 여전히 부진하고 전반적으로 경제도 회복을 하지 못하면서 환율 반전 모멘텀이 밀리고 있다. 수출 부진 등 한국의 경제 상황이 악화되면서 유독 원화 대비 달러 강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RB·연준)가 여전히 고금리 기조를 유지하는 영향도 있다. 또한 오는 11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보호무역 정책 등으로 달러 강세를 유지해, 결국 달러·원 환율을 상승시킬 거란 전망도 있다. 중국 경제 부진에 따른 위안화 약세, 달러당 161엔 선까지 찍은 ‘슈퍼엔저 현상’도 ‘킹달러’에 영향을 미친다.
대체로 전문가들은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 중후반을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통화정책, 펀더멘털, 지정학적 상황 모두 아직까지는 달러가 크게 약해질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다.
‘킹달러’ 현상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미국에서 살아야 하는 유학생이나 주재원들에게는 심각한 재정적 타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송금하는 부담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한국에서 LA로 여행을 오는 관광객의 수요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
주재원으로 근무하며 한국 원화로 급여를 받는 경우 원화약세로 가만히 앉아서 매달 수백 달러의 월급이 감봉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같은 상황은 유학생들도 마찬가지다. 유학생들도 원·달러 환율로 인해 미국서 받는 생활비가 급감하면서 소비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으며 돈을 송금해야 하는 한국 부모 입장에서도 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반면 한국을 방문하는 미주 한인 등 여행자들은 ‘킹달러’의 대표적인 수혜자들이다. 한인 관광업계도 미주 한인들이 한국에 여행을 갈 때 강한 달러로 인해 더 부담 없이 소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여행객 증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달러 강세로 한국에서 달러를 환전해 원화로 사용하거나 또는 미국 발행 크레딧 카드를 사용할 때 상당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환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