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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약한’췌장암, 식욕부진·복통·황달이 주증상

미국뉴스 | | 2024-05-31 12:08:04

췌장암, 식욕부진·복통·황달이 주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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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암등록본부 통계(2021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1년에 발생하는 췌장암 환자는 8,872명으로 전체 암 중에서 8위이지만 사망 원인으로는 5위다. 2017~2021년 전체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2.1%이지만 췌장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5.9%로 1993~1995년 통계에 비해 5.3% 높아졌지만 국내 10대 암 가운데 예후(치료 경과)가 가장 나쁘다. 췌장암은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고 다른 소화기계 질환들과 비슷한 증상을 보여 조기 발견이 어렵다. 방치하면 전이돼 치료가 어려워 조기 발견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흡연자, 발생률 2~3배 높아

췌장암 발병 위험 인자로는 흡연·당뇨병·만성 췌장염·가족력·육류나 지방 성분이 많은 식사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 흡연은 현재 알려진 췌장암 발병 위험 인자 가운데 가장 큰 위험 인자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췌장암 발생률이 2~3배 높으며, 흡연이 원인으로 작용한 경우는 전체 췌장암 발생률에서 20% 정도 차지한다.

당뇨병도 췌장암 발병에 매우 중요한 위험 인자인데, 당뇨병 환자가 갑자기 복통·황달·식욕부진·체중 감소 등의 증상을 보이거나 갑자기 2형 당뇨병이 발생하면 췌장암이 발병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뇨병 자체가 췌장암 발병 위험 인자이기도 하지만 반대로 췌장암이 발생하면 2차적으로 당뇨병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성 췌장염도 주요 위험 인자다. 국내에서는 서양에 비해 만성 췌장염 환자가 적어 위험성이 강조되지 않았지만 최근 생활 패턴 변화와 함께 환자가 늘면서 만성 췌장염 검진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졌다. 음주는 만성 췌장염의 주원인으로, 과음도 췌장암 발병 원인일 수 있다.

김완배 고려대 구로병원 간담췌외과 교수는 “가족력은 췌장암 발병 원인의 10%를 차지하고, 직계 가족 중 2명의 췌장암 환자가 발생하면 6.4배, 3명의 췌장암 환자가 발생하면 32배 췌장암 발병 위험도가 높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직계 가족 중에 췌장암 환자가 2명 이상이라면 정기검진으로 조기 발견하는 게 좋다”고 했다.

■복통·황달·식욕부진이 대표적 증상

췌장암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과 황달이다. 복통은 췌장암 환자의 70%, 황달은 50% 정도에게서 나타난다. 복통은 대개 복부 중간 위인 심와부에서 나타나고 지속적으로 발생해 등으로 퍼지기도 한다.

췌장암은 위암과 달리 식사나 위장관 운동과는 관련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복통이 있다는 사실은 췌장 주위로 이미 암이 침범해 있다는 신호여서 복통이 없이 병원을 찾아오는 췌장암 환자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다.

병원을 방문하기 1~3개월 전부터 경미한 복통이 발생했다가 점점 심해져 병원을 방문할 때가 흔하므로 지속적인 복통이 생기면 주의해야 한다.

황달은 눈 흰자위나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것을 말한다. 췌장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지 않고 췌장에만 국한된 초기에도 황달 증상은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복통 보다 췌장암의 조기 발견에 쉽다.

복통과 황달 이외에 식욕부진도 췌장암에 있어 간과해서는 안 되는 증상의 하나다. 췌장암 환자에게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식욕부진인데 복통이나 황달과 같은 뚜렷한 임상 증상이 나타나기 몇 개월 전부터 발생한다.

■적극적인 수술적 치료해야 생존율 높여

진행 시기에 따라 수술, 항암요법, 방사선 치료, 증상 치료 등 치료법이 결정된다. 췌장암 치료는 수술적 치료가 기본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치료법 중 가장 확실하게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은 수술적 치료이다. 종양이 췌장 내에 국한돼 바로 수술이 가능하다면 즉시 수술하고, 수술 후 보조적으로 항암 치료를 한다.

암이 췌장의 머리 부분에 발생한 경우라면 췌장 머리 부분과 함께 십이지장, 담도, 담낭을 잘라내는 췌십이지장절제술을 실시하고, 몸통이나 끝 부분에 암이 발생했다면 췌장의 몸통 및 꼬리와 함께 비장이나 좌측 부신을 잘라내는 수술을 시행한다.

이전에는 원격 전이 단계뿐만 아니라 국소 진행 단계 췌장암도 수술을 포기하거나 수술을 시행해도 암이 잔류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항암 치료를 먼저 시행해 종양 크기를 줄이고 수술을 진행함으로서 수술이 어려웠던 췌장암 환자도 수술로 생존 기간이 길어지고 재발률이 낮아지고 있다.

이러한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다. 이를 위해서는 다학제 진료가 바탕이 돼야 한다. 치료가 어려운 3기 이상 환자일수록 소화기내과는 물론 간담췌외과, 소화기내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등 여러 진료과가 유기적으로 협력함으로써 최적의 치료 방침을 세워 생존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수술 후에도 다학제 진료로 재발을 조기 발견하고 치료법을 정함으로써 생존율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20~30%만 진단 시 수술 가능, 조기 발견 중요

췌장암은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췌장암의 최초 진단 시 수술이 가능한 경우가 20~30%에 불과하다. 암이 발생한 장기를 벗어나지 않은 국한 단계인 경우 5년 생존율이 47.2%, 주위 장기나 인접한 조직 혹은 림프절을 침범한 국소 진행 단계라면 21.5%, 원격 전이 단계에서는 2.6%(2021년 중앙암등록본부 통계)로 국한 단계에서 발견하지 않는 한 예후가 매우 좋지 못한 암이기 때문이다.

김완배 교수는 “췌장은 몸속 깊숙이 위치한 장기이므로 일반 검진으로는 발견하기 쉽지 않다. 그러므로 췌장암 여러 증상을 숙지하고 아주 작은 변화라도 쉽게 넘기지 말고 병원을 찾아 초기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금연이다. 흡연은 췌장암의 주요 위험 요소다. 담배만 끊어도 발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한 과음을 삼가고, 붉은색 고기와 가공육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하는 게 좋다.

췌장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당뇨병·만성 췌장염 등을 적절히 관리하고 위험 요인이나 가족력이 있으면 정기적으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을 시행해 조기 발견에 힘써야 한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사진=Shutterstock>
<사진=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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