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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성인 자녀에게 사망 전 유언장 보여줘라’

미국뉴스 | | 2024-12-09 09:18:24

워런 버핏,사망 전 유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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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 돈독해진 사례 많아

사후 공개로 서먹해질 수 있어

상의 뒤 최종 결정은 부모가

유언 내용 설명 편지 추가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대표가 부모가 사망 전 유언장을 성인 자녀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좋다고 최근 조언했다. [로이터]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대표가 부모가 사망 전 유언장을 성인 자녀들에게 공개하는 것이 좋다고 최근 조언했다. [로이터]

 

‘오마하의 현인’,‘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대표가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연말을 앞두고 부모들에게 선물과 같은 조언을 전달했다. 그의 조언은 유언장과 관련된 내용으로 주주들에게 보내는 편지 형태로 공개됐다. 버핏 대표는 편지를 통해“부모가 유언장에 서명하기 전에 성인 자녀가 유언장을 반드시 읽도록 하세요”라고 주주들에게 당부했다. 그러면서“자녀들이 부모가 유언장에 적힌 결정을 내린 이유와 부모의 사후에 그들이 떠 앉게 될 책임을 이해하는지도 반드시 확인하세요”라는 말을 덧붙였다. 부모의 유언장과 관련된 버핏 대표의 조언이 공개된 뒤 상속 및 재정 전문가들이 그의 조언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자녀 간 불화 방지

‘전국 유산 계획 전문가 및 자문 협회’(NAEPC·National Association of Estate Planners & Councils)의 로런스 J. 맥클린 차기 회장 당선인은 “자녀들이 (부모의 유언장 내용을 보고) 놀라면 좋은 일보다는 나쁜 일이 일어나는 것을 많이 경험했다”라며 “대부분 부모가 모든 자녀에게 유산을 공평하게 나눠주고 싶어 하지만, 그것이 현명한 판단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모도 있다. 예를 들어, 어떤 자녀는 성공했지만, 다른 자녀는 그렇지 않은 경우의 부모가 후자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94세를 맞은 버핏 대표는 부모가 사망하기 전 자녀들과 부모의 자산에 대해 상의할 때 가족들의 관계가 친밀해지는 사례들을 봤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또 반대로 “부모의 사후에 공개된 유언장 내용 때문에 가족들이 혼란스러워하고 때로는 화를 불러일으켜 서로 등을 돌리는 경우도 경험했다”라고 덧붙였다.

일부 상속 전문가들은 상속자(자녀 등)와 유언장 내용에 대해 솔직하게 상의하면, 부모 사후 예상치 못한 내용으로 인해 자녀가 겪을 수 있는 증오나 질투 등의 감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버핏 대표의 조언에 동의했다.

맥클린 NAEPC 차기 회장 당선인은 “자녀들과 유언장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상의하면 가족 간 발생할 수 있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다”라며 “한두 세대 전만 해도 부모 사망 전 유산이나 죽음에 대해 논의하는 것이 금기시됐지만 이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한 빨리 대화를 나누면 좋다”라고 상속과 관련, 달라진 세태를 설명했다.

 

■최종 결정은 부모가

반면, 부모 사망 전 자녀에게 유언장을 공개하고 상의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NAEPC 전 회장 존 T. 미젯 변호사는 “돈을 주제로 한 직접적인 대화는 피하고, 대신 자녀 중 누가 부모의 병간호나 자산 분배 등을 책임질지와, 갈등의 원인이 될 만한 감정적인 주제를 미리 언급하는 것이 현명하다”라고 제안했다. 미젯 변호사는 “어릴 때 피아노 수업을 들은 자녀가 있는데, 피아노를 한 번도 친 적 없는 자녀에게 피아노를 물려주는 것은 현명한 결정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미젯 변호사는 또 죽음을 앞두고 자녀들과 돈과 관련된 민감한 대화를 하면 가족 간의 기존 관계에 예기치 못한 변화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버지는 필요 이상으로 돈이 많은데, 왜 우리한테는 물려주지 않으실까?”라고 생각하는 자녀가 있을 수 있고, “집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데 당신 아버지에게 조금 더 물려달라고 부탁해 봐요”라고 말하는 자녀의 배우자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젯 변호사는 부모가 유언장에 서명하기 전 자녀들이 내용을 확인하도록 해야 한다는 버핏 대표의 조언을 따르는 것이 나쁘지 않다고 동의했다. 그러나 상속 계획은 부모의 주도로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부모가 최종 결정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상속 전문 변호사 학회’(American Academy of Estate Planning Attorneys)의 테레이나 스티드 변호사와 모니크 라벤더 상속 전문 변호사도 버핏 대표의 조언에 동의하는 상속 전문가들이다.

 

■유언 내용 설명 편지 추가

노인 법률 및 상속 계획 전문 마이클 에팅거 변호사는 버핏 대표의 조언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접근법은 아니라며 반대의 생각을 밝혔다. 에팅거 변호사는 상속 계획을 미리 논의하는 것이 일부 가족에게 상처를 주거나, 가족 관계를 서먹하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한 상속 계획을 미리 논의할 경우 자녀들이 부모의 계획에 대해 사실상 거부권을 가질 수 있다고도 설명하며 자신의 경우를 예로 들었다.

에팅거 변호사는 “아버지가 생전 형을 상속자에서 제외하겠다는 유언장 내용을 공개해 형과 나는 수십 년간 갈등을 겪어야 했다”라며 “아버지의 유언장이 사망 후에 공개됐다면 형과의 갈등을 피할 수 있었다”라고 아버지의 유언장 공개와 관련된 아픈 과거를 언급했다.

사망 전 자녀들에게 유언장을 공개하는 대신 유언장 내용을 설명하는 편지를 별도로 남기면 불필요한 자녀 간 갈등을 피할 수 있다. 에팅거 변호사는 “편지에 모든 자녀를 똑같이 사랑한다는 내용과 함께 왜 그런 결정을 내렸는지에 대한 이유를 분명히 설명하면 좋다”라며 “자녀가 유언장 내용에 대한 의문점이 남지 않도록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1930년생으로 올해 94세인 워런 에드워드 버핏은 현존 최고의 투자자로 꼽힌다. 뛰어난 투자 실력은 물론 활발한 기부 활동으로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은 해마다 세계 부자 순위 10위 안에 드는 부호다.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끄는 버핏은 재산은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이 대부분으로 자산 가치는 약 1천5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엄청난 부호지만 1958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당시 3만 1,500달러에 구매한 집에 여전히 거주하며 검소한 삶을 사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버핏은 최근 약 11억5,000만달러 상당의 자사주를 4개의 가족 자선재단에 기부한다고 밝히는 과정에서 주주들에게 보내는 유언장과 관련된 이번 편지가 공개됐다. 이에 앞서 그는 재산 대부분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한 뒤 2006년부터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과 그의 가족 재단에 정기적으로 재산을 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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