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환율 1,385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성공으로 강달러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올해 4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이 1,345원에서 1,385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무역 장벽을 내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촉발되고 추가 금리 인하 속도가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되자 나온 이 같이 전망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400원 선을 뚫고 올라가자 급기야 한국 외환당국은 구두개입을 하며 환율 급등락 최소화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4분기 원·달러 환율 전망을 1,345원에서 1,385원으로 40원 상향 조정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 대선과 연방준비제도(FRB·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달러 인덱스가 연일 상승하며 106대에 진입했다”며 “최소한 연말까지는 단기적인 대선발 강달러의 영향권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이어 “12월 초 고용 보고서에서 예상보다 노동 시장이 크게 둔화하거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연준의 기준 금리 인하 경로에 대한 시장의 과한 우려가 완화되기 전에는 약달러 전환의 재료가 마땅치 않다”고 진단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은 강달러 압력과 함께 트럼프 재집권 이후 한국 펀더멘털 약화에 대한 우려가 더해지며 13일 장중 1,410원까지 급등했다”며 “트럼프의 보호 무역 강화 및 미·중 갈등 확대가 수출 중심 경제인 한국에는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달러화의 힘이 빠지기 전까지는 뚜렷한 하락 재료도 없어 하방 경직성도 강하다”면서도 “1,400원 이상의 레벨에서는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감, 레벨 부담 및 저가 매수 유입 등이 상방 압력을 제한할 것”으로 전망했다.
문 연구원은 그러면서 “2025년 환율 전망치도 상향 조정하지만 1분기 1,350원에서 4분기 1,310원까지 상고하저 방향성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은 분주한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이 대선 여파로 급등세를 보이며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리는 1,400원을 돌파하자 14일 구두 개입에 나섰다.
이번 구두개입은 중동정세 불안으로 환율이 1,400원 부근까지 상승한 지난 4월 중순 이후로 7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구두개입은 보유 달러를 사고파는 실개입(직접개입)과 달리, 시장에 개입하겠다는 메시지를 통해 환율 급등락을 줄이는 정책수단이다.
<박홍용 기자>